“코로나로 영화 내리막… 반전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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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이준익 등 영화감독 4명
‘코로나시대 감독살이’ 주제 토크
“넷플릭스 등 OTT 급성장했지만 영화산업 위기가 영원하진 않아”

5일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에 참여한 윤제균 감독(왼쪽)과 이준익 감독. 윤 감독은 “상황이 개선되면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 제공
5일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에 참여한 윤제균 감독(왼쪽)과 이준익 감독. 윤 감독은 “상황이 개선되면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무로영화제-디렉터스 위크 제공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중국집에서 먹는 짜장면이라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집에서 끓여 먹는 짜장라면이라고 생각한다.”(윤제균 감독)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중구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제5회 충무로영화제 디렉터스 위크’의 마지막 날인 5일, 윤 감독(51)은 영화가 지닌 본연의 가치를 강조했다. 윤 감독을 비롯해 이준익(61), 김홍준(64), 임필성 감독(48)이 ‘한숨 토-크: 코로나 시대 감독살이’를 주제로 모여 앉았다. 이야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산업이 맞은 위기에 반해 넷플릭스 등의 OTT 산업은 급성장하는 현실을 진단하면서 시작했다.

두 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윤 감독은 “코로나19로 영화가 내리막을, OTT가 오르막을 겪고 있지만 그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치 짜장라면을 처음 먹었을 땐 ‘이젠 중국집에 갈 일이 없겠는데’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다시 좋은 중국집에 가서 제대로 된 짜장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극장이 생산자 주도적이라면 OTT는 소비자 주도적이라 패러다임 자체가 다르다. 권력이 이동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폐쇄적인 한국 영화 시장은 미국 직배사들의 개방 압력에 대한 반작용의 힘으로 성장했고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제작비나 박스오피스 등 시장이 투명해졌다. 새로운 자극은 위기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없으면 기회도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최근 준비하던 영화 얘기도 꺼냈다. 이 감독은 지난해 가을 흑백 영화 ‘자산어보’ 촬영을 마치고 올 초 개봉을 준비하며 후반작업을 진행하다 우여곡절 끝에 내년 2월로 개봉일을 잡았다. 윤 감독 역시 지난해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의 촬영을 끝내고 올여름 개봉을 준비했으나 일단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예고편이 나왔는데 내년 설에는 개봉할 수 있을지 또다시 불안하다”면서도 “한숨쉬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인생에서 한 번 잠시 한숨을 깊게 쉬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준비 단계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윤 감독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힘들다”면서도 “한국 감독들이 관객이 극장에 올 수밖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코로나19#영화#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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