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갈등 여파? …르세라핌, 상하이 팬사인회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4일 16시 32분


그룹 르세라핌/ 사진제공=쏘스뮤직
그룹 르세라핌/ 사진제공=쏘스뮤직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불똥이 K팝으로도 튀고 있다. 중국이 일본 가수의 무대를 막고 일본 영화의 상영도 제한하는 가운데,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한국 아이돌 그룹의 중국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걸그룹 ‘르세라핌’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 예정이던 싱글 ‘스파게티(SPAGHETTI)’ 발매 기념 팬사인회를 취소했다. 주최 측인 메이크스타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여러 유관 부서와 신중한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중·일 갈등으로 인해 팀 내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세라핌에는 일본 국적인 사쿠라와 카즈하가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앞서 6일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2 플래닛’ 출연 연습생들의 팬미팅도 행사 당일 취소됐다. 해당 행사에는 일본 국적 연습생 마사토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지난달엔 일본인 멤버들로 구성된 범(汎) K팝 그룹 ‘제이오원(JO1)’의 중국 팬미팅 역시 취소됐다.

일본인 멤버만 행사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다.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이달 6일 중국 항저우에서 팬미팅을 진행했지만, 일본인 멤버 켄신은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K팝 가수의 중국 내 대규모 콘서트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다만 노래를 부르지 않는 소규모 팬미팅이나 프로모션 행사는 제한적으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아이돌 행사까지 연이어 취소되면서 국내 가요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팀들이 많은 만큼, 외교적 갈등이 산업 전반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일 갈등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이후 본격화 됐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일본 관광 및 유학 자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각종 보복에 나섰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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