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 기자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탄핵 반대’ 시위 현장을 취재했다. 지금보다는 탄핵 찬반 여론이 상대적으로 덜 격화됐지만 그래도 현장의 공기는 숨 막혔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나마 ‘탄핵이 …
“상법 개정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처럼 ‘정답’이 있는 문제다. 반도체 산업 주 52시간 예외 허용같이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가 어렵지, 상법 개정처럼 답이 확실한 건 쉽다.” 지난달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의원은 상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
“나는 항상 옳다. 우리는 호황을 누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10일 미 나스닥지수가 4% 급락하는 등 뉴욕 증시가 극도의 패닉에 빠진 직후 이…
12·3 비상계엄 이후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계속 벌어졌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수사와 출국금지, 법원의 체포·구속영장 발부와 검찰의 구속 기소 모두 1948년 7월 17일 제헌헌법 공포 이후 처음 벌어진 사건이었다. 초유의 일은 7일 또 추가됐다. 법원…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인 건 2008년이 처음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방 악성 미분양이 폭증하면서 건설사의 연쇄 부도가 우려되자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LH가 긴급 투입됐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LH가…
“수도권 중진 선배들이 내부에서 진짜 보수의 가치를 분쇄하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에서 보여준 행보에 대해 한 국민의힘 후배 의원은 이렇게 비판했다.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서 나 의원이 “우리 안에 기회만 엿…
평소 이용하던 대형마트가 주말에 문을 닫으면 어디서 장을 볼까? 10명 중 5명(49.4%)은 집 근처에 문을 연 슈퍼마켓이나 식자재 마트,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고 했고 3명(33.5%)은 문 여는 날에 맞춰 마트를 방문한다고 답했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다는 답변은 16.2%였다.…
“긴급 상황입니다. OO대학 오늘 1학년 OO명 수업 들었답니다.” 이달 6일 의사·의대생 익명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역시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학번 신입생들의 1학기 수업 참여 현황을 파악…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정상)’이 된 1400원대 중반 원-달러 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등이 포함된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6.3% 뛰었다. 국제유가 자체는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내렸다. 그런데도 석유류 가격이 오른 건 환율이 …
4세 제이미가 까까 세는 걸 본 엄마 이소담 씨는 “이건 영재적인 모먼트”라는 생각에 수학학원을 등록한다. 영어학원 원어민 강사로부터 제이미가 배변 훈련에 성공했단 전화를 받고, 소담 씨는 기쁜 마음으로 배변 훈련 과외를 취소한다. 이렇게 ‘과외 하나를 세이브’한 소담 씨는 제기차기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거대 야당’을 44회나 언급했다. 거대 야당의 줄탄핵과 입법 폭주 때문에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라고 강조하는 과정에서였다. 탄핵심판이 인용된다면…
총성만 없을 뿐 도널드 트럼프가 시작한 전쟁, 각자도생의 ‘뉴노멀’이 막을 올렸다. 한국도 남은 시한이 얼마 없다. 지난달 트럼프는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며 “25%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
태국 방콕 중심가 실롬의 한 편의점. 음료수 냉장고에는 한글로 ‘건배’라고 적힌 소주가 두 줄로 진열돼 있다. 소주에 사과, 포도, 딸기 등 과일즙을 첨가한 과실주도 보였다. 가격은 85밧(약 3600원) 안팎으로 현지 주류기업인 ‘타이 스피릿’이 2019년 출시했다. 반면 한국산 소…
“내가 있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요….”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김모 씨의 말이다. 사람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빈소의 주인은 그의 딸인 10대 김모 양. 김 씨는 이틀 전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자신의 집(다세대주택)에서 밤새 벌어진 화재로 딸을 잃었다. …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1회의 주요 무대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이다. ‘딱지맨’(공유)은 이 공원의 노숙인들에게 다가가 ‘자그마한 선물’이라며 복권과 빵 가운데 고르라고 한다. 대부분은 복권을 선택한다. 드라마는 마치 노숙인이 허황되게 ‘한 방’을 좇다가 신세를 망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