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요? 요즘 아이맥스 영화관 티켓값은 2만 원이 넘어요. 영화 입장권 부담금 500원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소액이라 별로 안 고마운데?’ ‘없애나 마나 한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대학 시절 영화동아리 선후배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정부가 지…
일선 경찰서에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위원회)’라는 게 있다. 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담은 운영 규칙의 첫 조항인 설립 목적에는 그 방향성이 명확히 설정돼 있다. “경미한 형사사건 피의자의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하여”라는 것이다. 국내 형사사법 체계의 첫 단추인 경찰부터 우리 사회에도…
수년 전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 시절 정부종합청사 ‘무감마’를 갔다가 ‘영험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 비자를 연장하러 갔다가 족히 3, 4시간은 기다려야 할 듯한 긴 줄의 끝에서 한숨 쉬고 있던 내게 한 남성 직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비자?”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내 팔을 …
입지 논란, 여야 갈등 등을 넘어 우여곡절 끝에 5월 말 경남 사천에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의 첫 채용 평균 경쟁률이 16.1 대 1을 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우주항공청 일반임기제 공무원 경력경쟁 채용시험 접수 결과 50명 모집에 807명이 응시했다고 지난달 말…
“솔직히 투표소로 지정된 주민센터에서 폭발물 검색하듯이 일일이 찾아볼 순 없잖아요.”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사전투표소 불법 카메라 설치 사건이 불거진 뒤 익명을 요구한 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3일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한된 인력으로 선거를 관리하다 보니 지방자치…
“총선이 지나면 어떻게 될 거라고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일하지 않습니다.” 2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최근 회자되는 ‘건설업계 4월 위기설’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위기설은)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 것과 궤를 같이…
지난해 하반기(7∼12월) 만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윳돈이 생기면 IBK기업은행 주식을 산다고 했다. 이유는 ‘배당’이었다. 그는 노후 자금을 비교적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싶지만 정기예금 수익률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기업이라 웬만해선 망할 리 없고, 연 7% 정도…
2019년 ‘조국 사태’로 스타일을 구겼던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요즘 시민들 환호에 가슴 벅찬 듯 사투리로 “느그들 쫄았제”라고 외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검찰을 쪼그라뜨린 ‘기소청’ 전환이 핵심 공약이다.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세력은 서초동 1차 전투에 이…
넷플릭스의 공상과학(SF) 드라마 ‘삼체’에는 태양이 3개인 문명이 나온다. 예측할 수 없는 공전 주기 때문에 기후가 온화한 항세(恒世)와 지옥 같은 난세(亂世)가 불규칙하게 반복된다. 난세엔 3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서 대지가 불바다가 되기도 하고, 태양과 너무 멀어져 바다가 얼어붙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현재 ‘공수처장 직무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진욱 전 처장은 올해 1월 20일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처장 직무대행을 맡은 여운국 전 차장은 8일 후 임기가 끝났고, 공수처법에 따라 김선규 수사1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았…
정상 간 만남은 조심스럽다. 일정, 의제 등이 웬만큼 조율돼도 섣불리 공개하지 않는다. 의전 업무에 잔뼈가 굵은 외교 당국자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취소되지 않을 수준으로 조율돼야 일정을 알리는 게 정상회담”이라고 했다. 요즘 이런 상식에 역주행하는 관계가 있다. 북한과 일본이다. …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 이마트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근속 15년 차 이상의 수석부장∼과장급 인력을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신청받는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가 위기 상황을 극복…
‘한국 기업사(史)에 보기 드문 기업 지배구조 모범생’으로 불리던 유한양행의 최근 행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견제와 균형을 통한 성장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이루기 힘든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이념 아래 창업주 일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또 전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자고 하는 것을 보니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보다.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합니다.” 그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기초…
“돌이켜보면 7년간 이 동네에서 우리 애들 키운 건 3할이 어린이집, 3할이 우리 부부, 또 3할은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이네.” 얼마 전 이사를 준비하다 아내에게 한 말이다. 아이 이마가 펄펄 끓을 때, 기침이 자지러질 때마다 단골 소아과에 달려가곤 했다. 원장은 다리에 깁스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