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무상 시리즈’…최대 석유매장국을 빈민국 만들었다[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3일 10시 00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12월 10일.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의 대형 유조선을 해상에서 나포했습니다.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다시 글로벌 뉴스의 핫이슈로 떠오르는데요.

한때 중남미 최고 부국이었지만 이제 ‘망한 나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베네수엘라. 여기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가 매장된 축복받은 땅이라는 걸 아시나요. 땅만 파면 석유가 펑펑 쏟아질 텐데, 어째서 나라 경제는 이 지경이 됐을까요. 흔히 ‘이게 다 포퓰리즘 탓’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오늘은 자원의 저주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0%가 석유일 정도로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이다. 국영 석유공사 PDVSA가 운영하는 원유생산시설의 모습. PDVSA 제공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0%가 석유일 정도로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이다. 국영 석유공사 PDVSA가 운영하는 원유생산시설의 모습. PDVSA 제공
*이 기사는 12월 12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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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난해진 석유부국
지난 12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3분의 1토막 났습니다(2012년 3725.9억 달러→2024년 1198억 달러). 최근 10년 동안 780만명 국민이 나라를 떠나 난민 신세가 됐죠. 인구의 82%가 빈곤층, 특히 53%는 기본적인 식료품조차 살 수 없는 극빈곤층인 나라(UN 특별보고관 성명). 바로 남미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전쟁이나 내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평화 시기에 이런 심각한 경제위기라니. 현대사에선 전례 없는 일인데요. 과거 1970년대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던 베네수엘라이기에 더 극적이면서도 자멸적인 몰락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 중심엔 석유가 있습니다. 1922년 마라카이보 호수 근처에서 석유가 처음 발견된 이래, 지난 100년 동안 석유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지탱해 온 기둥이었죠.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매장량 규모는 무려 3030억 배럴. 전 세계 매장량의 17%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고작 100만 배럴 수준. 전 세계 생산량의 1%가량을 차지할 뿐입니다.

그럼 베네수엘라는 왜 그 많은 석유를 파내지 못하는 걸까요. 흔히 ‘미국 제재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1954~2013년)이 등장하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남아메리카 6개국의 독립을 이끈 영웅 시몬 볼리바르(1783~1830년)의 이름을 딴 ‘볼리바르 혁명’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동아일보DB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남아메리카 6개국의 독립을 이끈 영웅 시몬 볼리바르(1783~1830년)의 이름을 딴 ‘볼리바르 혁명’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동아일보DB


혁명의 돈줄이 된 석유공사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유가 폭락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휘청거렸던 1998년. 붉은 베레모를 쓴 카리스마 넘치는 전직 공수부대원 우고 차베스는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킵니다. 부유한 나라였지만 정치를 지배한 소수 엘리트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상당했거든요. 가난한 이를 위한 의료·교육 확대 같은 이른바 ‘볼리바르 혁명’ 약속과 함께 차베스가 대통령에 오릅니다.

혁명엔 돈이 필요한 법. 차베스는 국영석유공사 PDVSA 장악에 나섭니다. PDVSA는 그 나라 최고의 돈줄이니까요.

이전까지 PDVSA는 공기업이지만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됐습니다. 당시 세계 4위 석유회사였을 정도로 수익성 좋고 잘 나가는 기업이었죠. 최첨단 시설은 하루 350만 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했고요. 조만간 이를 두 배로 늘린다는 야심 찬 계획도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상당한 고임금을 받는 그 나라 최고 엘리트들이었고요. 당연히 서민 기반의 차베스 정권과는 정치 성향이 크게 달랐는데요.

차베스는 기존 임원들을 줄줄이 내쫓고 요직을 전문성 없는 측근들로 채워갑니다. PDVSA 노조는 이에 저항해 대대적으로 들고 일어났고요. 무려 두 달에 걸친 총파업이 벌어집니다. 이들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시키면서, 한때 이 나라 석유 수출이 마비될 정도였는데요.

파업은 결국 진압됐습니다. 차베스의 인기가 워낙 높았고, 기득권 귀족 노조의 파업에 일반 대중들이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파업에 참여한 PDVSA 직원 중 즉각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은 1만8000명이 한꺼번에 해고됐습니다. 주로 중간 직급 이상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이었죠.
PDVSA가 생산한 원유를 들고 있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그는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볼리바르 혁명’의 수행 기관으로 변모시켰고,   이때부터 PDVSA는 본업보다  사회개발 사업에 더 자원을 쏟아부었다. PDVSA 제공
PDVSA가 생산한 원유를 들고 있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그는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볼리바르 혁명’의 수행 기관으로 변모시켰고, 이때부터 PDVSA는 본업보다 사회개발 사업에 더 자원을 쏟아부었다. PDVSA 제공


‘석유 뿌리기’의 마법적 효과
차베스가 장악한 PDVSA는 혁명의 재정적 동력이 됩니다. 무료 진료소, 저렴한 국영 식품 가게 ‘메르칼’, 새로운 공공주택 건설, 무료 안과 진료·수술, 장학금, 무료 교육 프로그램. 각종 파격적인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PDVSA가 석유 팔아 번 돈으로 펼쳐집니다. 이른바 ‘석유 뿌리기(Sowing the oil)’ 정책이었죠.

PDVSA는 아예 기업 차원에서 이런 사회사업을 직접 운영했습니다. 느리고 비효율적인 공무원 조직보다 PDVSA가 유능하다고 본 차베스가 이를 맡긴 거죠. 그 결과 PDVSA는 본업을 위한 운영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사회 사업에 쏟아붓게 됩니다. 거의 석유기업이라기보다는 ‘유전을 보유한 사회적 기업’이나 마찬가지가 된 거죠.

무료 의료, 무상 교육,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휘발유. 복지 수혜를 입게 된 서민들은 열광했습니다. 언론인 피터 마스는 2005년 PDVSA가 운영하는 2만평 규모의 ‘자생적 개발센터’에 방문했던 기록을 책에 남겼는데요. 센터 내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PDVSA는 이제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것입니다. 이전엔 소수 집단만이 그 이익을 누렸죠.”
1980년 이후 베네수엘라 GDP 추이(2024~2026년은 예상치). 붉은 선으로 표시한 구간이 우고 차베스 집권기(1999~2012년)이다. 2012년 GDP가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른 내리막을 기록한 걸 알 수 있다. www.statista.com
1980년 이후 베네수엘라 GDP 추이(2024~2026년은 예상치). 붉은 선으로 표시한 구간이 우고 차베스 집권기(1999~2012년)이다. 2012년 GDP가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른 내리막을 기록한 걸 알 수 있다. www.statista.com
실제 통계로 봐도 차베스 집권기인 1999~2012년, 빈곤율은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49.4→23.9%). 실업률도 절반(15→7.4%)으로 뚝 떨어졌고요. 경제 지표는 분명 좋아졌고, 많은 이들은 차베스의 경제이념 차비즘(Chavism)의 마법이라고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마법을 만든 진짜 주인공은 차베스가 아니라 국제유가였습니다. 차베스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로 폭락해 바닥일 때 당선됐고요. 그가 취임하자마자 국제유가는 뛰기 시작해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았습니다. 베네수엘라는 고유가라는 일종의 복권에 당첨된 셈이었죠. 그리고 차베스는 이 행운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그렇게 지출을 늘렸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 전체가 정부의 재정 지출에 의존하게 됐고요. 그 돈줄은 사실상 석유, 하나뿐이었죠.

파티가 끝나자 초인플레가 닥쳤다
2012년 말,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차베스 대통령은 외무장관이던 니콜라스 마두로를 후계자로 정합니다. 버스 운전기사 출신 노동운동가였던 마두로는 카리스마도, 소통 능력도 떨어지는 인물이었죠. 2013년 차베스 사망 뒤 열린 대선에서 그는 50.6%의 낮은 득표율로 간신히 집권합니다.

그리고 2014년, 수년간 100달러대로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의 추락이 시작됩니다. 유가 거품으로 떠받쳐온 베네수엘라 경제도 무너지기 시작하죠.
1999년부터 최근까지 국제 유가 추이. 2011~2014년 배럴당 100달러대로 고공행진했던 유가는 2014년 중반부터 가파르게 급락해 2015년 말~2016년 초 30달러대를 기록했다. 인베스팅닷컴
1999년부터 최근까지 국제 유가 추이. 2011~2014년 배럴당 100달러대로 고공행진했던 유가는 2014년 중반부터 가파르게 급락해 2015년 말~2016년 초 30달러대를 기록했다. 인베스팅닷컴
베네수엘라 경제엔 이런 위기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없었습니다.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다른 산유국처럼 석유 팔아 번 돈을 ‘국부펀드’로 모아두질 않았던 거죠. 오히려 호황기에 워낙 공격적으로 복지지출을 늘린 탓에 정부 부채만 1000억 달러 넘게 쌓여있었는데요.

유가 추락으로 수출이 급감하자 외환보유고는 텅 비어갔고요.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재정적자는 더 무섭게 불어나고 수입 물가는 뛰기 시작합니다. 총체적 난국이었죠.

이럴 땐 사실 방법은 하나뿐. 세수 늘리고 지출 줄이는 긴축재정으로 재정 구멍부터 메워야 하는데요. 마두로 정부는 이를 거부합니다. 대신 중앙은행을 동원했죠. 화폐를 마구 찍어내서 예산을 충당하게 됩니다. 통화 공급량이 매달 20~30%씩 증가했죠.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요. 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물가가 급등했고, 그러자 정부는 재정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돈을 더 찍었고, 그 결과 미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덮쳤습니다. 중앙은행이 발표한 2018년 물가상승률은 무려 13만%. 볼리바르화 가치가 너무 떨어져서 티슈 대신 지폐로 닦는 게 낫다는 말이 나왔죠.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가격 통제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제품 팔아서 원가도 못 건지게 된 제조업체들은 줄줄이 생산을 포기했고요. 마트에선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사라집니다. 도저히 먹고 살 수가 없게 된 국민들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하기 시작하죠. 페루, 칠레, 콜롬비아, 멀게는 미국과 스페인까지. 이주 행렬이 이어집니다. 로사리오대학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조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국민은 약 780만명.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넘죠.

땅속 석유를 파낼 수 없는 이유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2015년 말 3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2022년엔 100달러를 넘기도 했거든요. 베네수엘라는 왜 이런 유가 상승 덕을 보지 못한 채 지금까지 수렁에 빠져있을까요.

여기서 과거 차베스 경제정책의 실책이 드러나는데요. 바로 2003년 대규모 해고로 석유공사 PDVSA의 기술 경쟁력을 무너뜨린 겁니다.

땅속에 묻힌 석유, 그냥 구멍 뚫어서 파내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류층의 지질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엔지니어의 전문지식이 필수인데요. 그런 최고의 전문 인력들이 20여년 전 뭉텅 잘려 나갔습니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그는 2018년과 2024년 대선 모두 부정선거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여러 나라가 그의 선거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임자 우고 차베스가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과 달리, 마두로는 매우 낮은 20% 수준의 지지율을 보인다. AP 뉴시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그는 2018년과 2024년 대선 모두 부정선거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여러 나라가 그의 선거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임자 우고 차베스가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과 달리, 마두로는 매우 낮은 20% 수준의 지지율을 보인다. AP 뉴시스
이후 PDVSA 요직은 속속 정부 충성파 측근들로 채워졌고요. 특히 마두로 대통령 취임 뒤엔 그나마 남아있던 전문가들마저 잘리고, 경영진을 군부 출신 비전문가들로 죄다 채웠는데요.

전문성 없는 낙하산들이 무슨 경영을 제대로 하겠습니까. 전문인력을 기르지도, 최신 설비에 투자하지도 않았죠. 자연히 생산량은 줄어들고, 시설은 노후화되고, 인력 이탈은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로이터 기사에 따르면 PDVSA는 국가방위군 신병을 기술직에 배치할 정도로 인력 부족이 심각하고요. 베네수엘라의 송유관은 지난 50년 동안 개보수된 적이 없을 정도로 낡았죠.

지질학적 조건도 불리하게 작용했는데요. 이제 베네수엘라는 정제가 쉬운 경질 원유는 거의 다 파냈고요. 걸쭉하고 끈적한 타르 샌드 중질유만 남았거든요. 이런 중질의 고유황 원유는 생산에 특수 장비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죠. PDVSA 역량으론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2019년부터는 미국의 제재까지 겹쳤습니다. 부정선거로 재선에 성공하며 독재체제를 굳힌 마두로 대통령. 그를 축출하기 위해 트럼프 1기 행정부는 PDVSA와의 거래를 차단했죠. 사실상 외국 기업의 투자가 막히고 맙니다.

그 결과 1999년 355만 배럴에 달했던 베네수엘라 일일 석유 생산량은 곤두박질쳤고요. 이제 그 3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원유 매장량 1위 국가라는 명성이 무색한 수준인데요.
2002~2025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2003년 석유공사(PDVSA) 총파업(깊은 골짜기가 나타난 부분)과 대량 해고 이후 다시 과거 최대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유가가 바닥을 치고 경기침체가 심화한 2016년쯤부터는 생산량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된 2019년 이전부터 이미 생산량은 줄고 있었다. www.ceicdata.com
2002~2025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2003년 석유공사(PDVSA) 총파업(깊은 골짜기가 나타난 부분)과 대량 해고 이후 다시 과거 최대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유가가 바닥을 치고 경기침체가 심화한 2016년쯤부터는 생산량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된 2019년 이전부터 이미 생산량은 줄고 있었다. www.ceicdata.com
유가에 따라 극단적인 호황과 불황을 오가다 결국 이 지경에 이른 베네수엘라 경제. 이를 보며 드는 생각은 이겁니다. 차라리 석유 대박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어마어마한 석유 매장량이란 일확천금의 횡재가 오히려 이 나라엔 독이 된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런 현상을 일컫는 용어들이 이미 있죠. 네덜란드병, 자원의 저주, 풍요의 역설 등.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는 예언이 있는데요. OPEC 창설의 주역인 베네수엘라 정치인 후안 파블로 페레스 알폰소(1903~1979년)가 1976년 한 연구자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OPEC을 연구하지 말고, 석유가 베네수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세요. 10년 후, 20년 후면 알게 될 겁니다. 석유가 우리를 파멸로 이끌 것입니다. 그건 악마의 배설물입니다.” By.딥다이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약 밀매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공세를 펼치지만, 실제론 석유 때문이란 해석이 많죠. 베네수엘라엔 미국엔 부족한 중질유가 풍부한데요. 미국이 이를 얻으려면 외국 기업의 사업권을 보장해 줄 새로운 베네수엘라 정부가 필요하단 해석이죠. 역시나 결국 석유가 문제입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드리자면.

-GDP는 3분의 1로 쪼그라들었고, 국민 4분의 1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가 너무나 가난해졌습니다.

-1999년 ‘볼리바르 혁명’을 내세워 집권한 우고 차베스. 그는 국가 부의 원천이었던 베네수엘라 석유공사를 장악해 혁명의 돈줄이자 수행기관으로 삼았습니다. 마침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던 시기였고, 그의 혁명은 번영을 가져온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후임 마두로가 집권한 직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파티는 끝납니다. 마두로 정부가 화폐공급을 무분별하게 늘린 탓에 베네수엘라는 연 13만%라는 경악스러운 초인플레이션에 빠졌죠. 유가는 다시 반등했지만, 베네수엘라엔 이제 원유 생산을 늘릴 인력도, 설비도, 기술도 부족합니다. 땅 밑엔 석유가 잔뜩 있지만 이를 파내지를 못하고 있죠.

*이 기사는 12월 12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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