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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소속사인 가요기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새 활동명 NJZ)가 독자적으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멤버 5명이 지난달 상표권까지 출원하며 NJZ로 활동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5명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뉴진스 5명은 어도어 측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NJZ로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어의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는 이유였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한다”며 법원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올 1월엔 멤버 5명을 상대로 전속계약 소송 1심 판결 선고까지 ‘어도어의 승인·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 등을 체결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다. 어도어는 판결 직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한다”며 “조속히 멤버들과 만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소속사로서 향후 활동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의 판단으로 멤버들의 NJZ 활동은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들은 23일 NJZ로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같은 날 홍콩에서 열리는 축제인 ‘콤플렉스콘’에서 신곡 무대도 가질 예정이었다. 멤버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가처분은 잠정적 결정”이라며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 쟁점을 다툴 것이며, 홍콩 행사는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64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에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거나 올림픽 대회에 크게 기여한 이들에게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한다. 위원회는 이 메달을 올림픽 최고의 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메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언론에서도 이 메달의 수상 등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메달을 “아무도 자랑하지 않는 메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은 올림픽 정신이 깃든 ‘승패보다는 참가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는 말에 대다수가 동의한다. 하지만 정작 운동 경기장은 물론 직장이나 교육, 비즈니스 현장 등에선 거의 모두가 승자와 패자, 성공과 실패에 집착한다. 신간 ‘롱 윈(The Long Win)’은 이런 현대인들에게 “승리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일깨우는 책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조정 은메달리스트이자 영국 외교부에서 외교관으로도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오래 지속되는 승리(롱 윈)”를 부르짖으며 “승리 집착과 승부욕이 도리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영 케임브리지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리더들에게 승리 문화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너는 챔피언이냐, 루저냐?” “넌 아직 부족해!” 저자가 올림픽 선수 시절에 매일 코치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는 늘 승부욕에 불타는 사람이 되도록 훈련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땄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해 9위를 기록하자 “인생이 끝난 것 같았다”고 털어놓는다. 4년 뒤 저자가 아테네 올림픽에 도전했을 때 많은 이들은 그의 실력을 의심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금메달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온전히 기뻐해도 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심지어 저자의 동료 중 한 명은 마치 “가족을 떠나보낸 것처럼” 슬퍼하기도 했다. 승부에 인생의 모든 걸 걸었던 경험. 이후 저자는 경쟁사회와 ‘승리 도취 문화’에 문제의식을 품게 됐다. 그리고 외교부에서 12년 동안 근무하며 승리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것들도 있음을 깨달았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 테러 희생자, 기후 난민 등이 대표적이다. 이 책이 더 흥미로운 건, “승리를 향한 집착이 문화 속에 어떻게 깊이 침투해 있는지”를 짚은 후반부 대목이다. ‘성공 명언’이나 ‘부자 되는 법’ ‘승리 요정’ ‘압도적 승리’ 등과 승리에 관한 사회적 담론은 드라마나 일상 대화에서 단골 소재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영국과 미국에선 수많은 교사들이 경쟁에 치중한 교육 시스템에 지쳐 교단을 떠나고 있다. 예체능 수업은 갈수록 축소되고, 주요 과목들은 시험에 필요한 테크닉만이 중시된다. 한국의 교실 풍경은 이보다 더할 테니, 국내 독자들도 공감할 지점이 상당하다. 저자가 ‘승리와 패배’라는 이분법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그 대신 △개인이 원하는 성공의 모습과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라 △쉽게 바뀌는 숫자와 당장의 결과에 목매지 마라 △결과가 어떻든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집중하라 등을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한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에 비해 결론이 다소 교과서적이어서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승리라는 환상이 너무도 당연한 것인 양 도취돼 있는 현대인에게, 다른 시선의 화두를 던지는 측면만 따져봐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를 지닌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행복의 요건은 뭘까. 저마다 명예나 돈, 건강, 사랑, 가족 등 우선순위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사회적 동물인 사람에게는 ‘관계’가 행복의 가장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결정하는 건 상당 부분 ‘호르몬’이라는 게 저자의 연구 결과이자 지론이다.네덜란드에서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생물심리학자인 저자는 호르몬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했다. 연구 중 마주한 사례들과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 의존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나아가 점차 관계가 소멸하고 개개인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한다.책에 따르면 호르몬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결정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시스템이다. 옥시토신은 신뢰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억제하기도 한다. 나와 타 집단을 구별하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심할 경우 외부에 배타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흔히 공격성, 경쟁심, 지배욕 등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계를 형성할 때 리더십과 결단력을 발휘해 집단을 더욱 결속시키는 효과도 갖고 있다. 이만큼 호르몬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책은 “(그렇다고) 우리는 호르몬의 노예라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호르몬 시스템이 우리를 속박하는 숙명이라기보단, 우리가 의식적으로 영향을 줘 관계 형성에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기존 소속사인 가요기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새 활동명 NJZ)가 독자적으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멤버 5명이 지난달 상표권까지 출원하며 NJZ로 활동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5명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지난해 11월 뉴진스 5명은 어도어 측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NJZ로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어의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는 이유였다.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한다”며 법원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올 1월엔 멤버 5명을 상대로 전속계약 소송 1심 판결 선고까지 ‘어도어의 승인·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 등을 체결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다. 이후 멤버 5명의 작사, 작곡, 가창 등을 포함한 연예계 활동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어도어는 판결 직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한다”며 “조속히 멤버들과 만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소속사로서 향후 활동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법원의 판단으로 멤버들의 NJZ 활동은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들은 23일 NJZ로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같은 날 홍콩에서 열리는 축제인 ‘콤플렉스콘’에서 신곡 무대도 가질 예정이었다. 멤버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가처분은 잠정적 결정”이라며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 쟁점을 다툴 것이며, 홍콩 행사는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이 21일 오후 1시에 새로운 디지털 싱글 ‘모나리자(MONA LISA)’를 발표한다.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제이홉의 이번 신곡은 7일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에 이어 2주 만에 발표되는 곡이다. 제이홉은 “이번 노래에는 재치 있는 가사가 많고 위트와 장난스러운 요소가 곡 곳곳에 있다”라며 “그런 부분을 찾아 들어보시면 즐거울 것“이라고 신곡을 소개했다.‘모나리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동명 회화 작품에서 이름을 딴 곡이다. 매력적인 상대를 향한 찬가로, 장르는 힙합 알앤비(Hip hop R&B)다. 제이홉은 “퍼포먼스를 원하는 ‘아미’(팬덤명) 분들을 생각해 선물 같은 느낌으로 준비했다”라며 “이 곡을 함께 즐길 날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제이홉은 음원 발매 다음 날인 22일 오후 6시에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춤’에서 신곡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22, 23일(현지 시간)에는 멕시코 멕시코 시티에서 솔로 월드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HOPE ON THE STAGE)를 개최한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는 제69회 신문의 날(4월 7일) 표어 대상으로 김아현 씨(대구)의 ‘신문이 내 손에, 세상이 내 눈에’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신문을 항상 손에 들고 읽으면 온 세상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내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의미를 적절한 운율에 맞춰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우수상에는 오지영 씨(세종)의 ‘소통의 벽을 넘어 마음의 창을 여는 신문’과 이지연 씨(부산)의 ‘신문, 세상을 담다 사람을 잇다 미래를 열다’가 뽑혔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신문홍보 캐릭터 공모전 대상으로는 김성은 씨(대구)의 ‘제트와 핀’(사진)이, 우수상에는 김채령 씨(서울 노원구)의 ‘신둥이와 신둘기’, 최명규 씨(부산)의 ‘까누’ 등 2편이 뽑혔다. 표어 및 캐릭터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상패를,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 원과 상패를 각각 수여한다. 시상식은 다음 달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되는 제69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 때 거행된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방송통신위원회법(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행사는 총 40번째이고 최 권한대행만 9번째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 전체 회의를 상임위원 5명 중 3명 이상이 참석해야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현행법에는 개회에 필요한 의사정족수 규정이 따로 없다. 현재 방통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의 2인 체제로 운영돼 온 만큼 개정 방통위법이 그대로 공포됐다면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지 못한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돼 방통위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방송사업자 허가나 위법행위 처분, 재난지역 수신료 면제 등 위원회의 기본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돼 피해가 국민과 기업에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가 추천한 상임위원을 대통령이 30일 안에 임명하지 않으면 자동 임명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고 권력 분립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위원 4명 이상이 있어야만 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한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올 1월 “방통위 2인 체제하에서 안건을 위법하게 심의 의결했다”는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판관 4 대 4로 기각하면서 기각 의견으로 “현행법에 회의 성립 최소 인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2인 회의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후 야권은 올 2월 다시 방통위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방통위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방통위법 개정이 아니라 국회 몫 상임위원 3인을 조속히 추천해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에 줄기차게 방통위원 3인 선임을 위한 추천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해 왔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오늘부터 우리 당 몫 방통위원 1명에 대한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 “어디까지 윤석열을 따라가려 하는가”라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거부권 남용 못지않은 헌정사의 오점”이라고 비난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달 세상을 떠난 고(故) 김새론 배우의 유족이 15일 배우 김수현(37)과 그의 소속사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김수현 소속사는 “직접 만나서 설명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시비를 가리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인의 유족은 이날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 씨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공식적인 사과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유족 측은 “고인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연애한 것을 인정하라”며 “지난 3년 동안 ‘사귄 바 없다’고 언론플레이하고, 불과 3일 전에도 ‘사귄 적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공식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유족은 이 밖에도 △고인이 골드메달리스트 창립 멤버로 기여한 점 △2022년 고인에게 위약금 7억 원에 대한 내용증명 발송 및 변제 촉구를 한 점 등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김수현과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이에 골드메달리스트는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교제를 부인했다. 최근에도 한 유족이 “고인이 만 15세였던 2015년부터 6년간 교제했다”고 주장하자, 소속사는 “근거 없는 루머”라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의 추가 사진 등이 공개되자, 소속사는 “고인이 성인이 된 뒤인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사귀었다”고 했다.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유족 발표 뒤 “어머니께서 아픔을 겪고 계신 것에 어떤 위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당사와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 이를 공개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어머니와 고인 모두를 위해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31일 첫 방송을 앞둔 MBN의 걸그룹 육성 케이팝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15)’을 두고 방영 전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MBN 측이 공개한 이 프로그램의 티저 영상, 출연자 사진 등을 보면 10대 초반의 소녀들이 민소매 크롭톱을 입는 등 신체 부위를 노출한 모습이다. 또 속눈썹을 붙이거나 아이라이너 등을 그리는 등 성인처럼 화장을 해 ‘보기 민망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가자들은 2009~2016년생으로 9세에 불과한 어린이도 여럿 있다.제작진이 출연자 사진과 이름, 출생연도, 국적 등을 담은 프로필을 공개하면서 함께 새겨넣은 바코드 역시 상품화를 드러내는 듯 해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참가자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어린 참가자들이 지나친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에 따라 소셜미디어 상에선 ‘#보이콧언더피프틴(BOYCOTTUNDER15)’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영상에 댓글 창을 폐쇄했다.이 프로그램은 세계 70여 개국에서 선별된 15세 이하 소녀 59명이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을 제작한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기획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 대표는 “시청자 니즈에 맞춰 K팝을 이끌어 갈 만한 대들보 같은 멤버를 뽑을 것”이라며 “‘미성년 블랙핑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 땅을 사용할 법적 권리나 소유권을 갖지 못한 채 버려진 땅에 식물을 키우고 지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을 일컫는다. 땅의 오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행위인데, 일종의 생태 저항 운동으로도 불린다. 소설은 가상의 게릴라 가드닝 단체 ‘버넘 숲’의 조직원들이 산사태로 버려진 마을 부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버넘 숲’의 명칭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 중 “버넘 숲이 무너지지 않고서야 맥베스는 안전하다”는 마녀의 신탁 내용에서 따왔다. 버넘 숲의 리더는 우연히 마주한 미국 드론업체 최고경영자(CEO)이자 억만장자와 타협해 손을 맞잡기로 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서로를 이용한 뒤 각자 뜻하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다른 속셈을 품고 있다. 2013년 당시 소설 ‘루미너리스’로 최연소 부커상 수상자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저자가 10년 만인 2023년 내놓은 장편소설. 환경운동과 기술 자본주의가 충돌하는 현대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회적 갈등을 다층적으로 그려냈다. 소설 초반 버넘 숲의 일원들이 품었던 이상과 달리 이들은 2, 3부로 갈수록 현실의 벽 앞에서 점차 좌절한다. 선악 구도도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점차 희미해진다. 단순히 환경 재난을 넘어 현대사회 속 다양한 계층, 세대, 신념으로 인한 갈등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독자들에게 진정 중요한 신념은 무엇인지 되묻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최민경 웹툰 PD는 지난해 초만 해도 그저 평범한 웹툰 팬 중 한 명이었다. 디자인업계서 일하던 최 PD는 “웹툰 창작자로 일해보면 어떨까” 하는 꿈을 품긴 했지만 막막하기만 했다. 만화 전공자도 아니었고, 웹툰업계 경험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접한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최 PD가 꿈을 이루는 관문이 돼줬다. 그는 신입 웹툰 PD 양성 교육과정인 ‘웹툰 엑스퍼트 프로그램’ 1기 과정을 수료했고, 지난해 11월 교육 협력사 중 하나였던 웹툰 제작사 재담미디어에 입사했다. 4일 서울 마포구 재담미디어 사옥에서 만난 최 PD는 “직무에 대한 이론·실무부터 산업 전반 동향, 현직자 조언까지 들을 수 있는 체계적인 커리큘럼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발을 디딘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산업 현장에 안착하면서 웹툰 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웹툰 세계화에 발맞춰 지난해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핵심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그 일환으로 콘진원이 선보였다. 해당 사업은 크게 창작자(작가) 지원·교육과 산업인력(PD) 교육의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 창작자를 교육하는 ‘지역 웹툰작가 양성 교육’은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지역 웹툰 작가들을 선정한다. 창작지원금을 지원하고, 창작 활동에 매진하도록 돕는 것. 올해는 창작 웹툰 데뷔작 혹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재능 있는 웹툰 작가들을 대상으로 ‘소수정예 웹툰작가 양성 지원사업’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리지널 작품 전체의 시놉시스 및 목표 분량 완성까지 전문가가 맞춤형 1 대 1 밀착 교육을 진행한다. 향후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도 지원한다. 산업인력(PD) 교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비 웹툰 PD, 현직 웹툰 PD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등 3가지 과정이 운영된다. 지난해 이 교육을 수료한 한 웹툰 제작 PD는 “다른 회사의 성공 사례도 공부하며 현직자들끼리 글로벌 웹툰 산업 동향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매우 유익했다”고 전했다. 올해 프로그램의 경우 교육을 맡을 플랫폼 기관은 3∼4월에, 교육생은 4월에 모집한다. 김형남 재담미디어 이사는 “웹툰업계가 외형적으로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도제식 교육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해 보편적 커리큘럼을 가진 교육과정을 만든 건 산업의 내실을 다질 기회를 키우는 긍정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한국이 선도하는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슈퍼IP(지식재산권)를 만들어낼 정예 인력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쉰 살의 중년 작가는 자신의 작품 전집을 만들기로 하며 지나온 삶의 기록과 흔적들을 훑기 시작한다. 원고를 정리하다가 외삼촌 댁 창고 구석에서 오래된 가죽 가방을 발견한다. 어린 시절 기억 속 가방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끔 외진을 돌 때 들고 다녔다. 가방을 열자 작가가 사춘기 중학생 시절 끄적였던 편지, 일기장 뭉치가 나온다. 그 안엔 기숙사 생활 당시 1년 아래 남자 후배를 선망하며 끄적였던 문장들이 가득했다. “세이노의 따뜻한 팔을 잡고, 가슴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껴안았다. 세이노도 잠결에 내 목을 세게 끌어안고 자기 얼굴 위에 내 얼굴을 포갰다.” 1968년 소설 ‘설국’으로 일본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작품이 국내 초역 출간됐다. 작품은 저자가 창간한 문예지 ‘인간’에서 1948년 첫 연재를 시작했는데, 문예지의 재정난으로 연재가 불규칙하게 이어졌다고 한다. 1952년에야 출판사 신초샤(新潮社)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전집’을 내며 마지막 연재분을 담아 완결됐다. 2022년 저자의 50주기를 기념해 일본에서 단행본이 출간됐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독자들은 이 내용이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일기인지, 완벽한 허구인지 혼란에 빠진다. 작품은 사실과 허구를 묘하게 오가며 경계를 허무는 사소설(私小説) 형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당대 일본 작가들인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등의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문단의 유행이었다고 한다. 아울러 동성 후배에 대해 우정 이상의 감정을 담고 있어 출간 당시 ‘문제작’으로 거론됐다. 주인공이 “사랑했다”고 표현한 아름다운 후배 세이노와의 이야기 속엔 가족을 모두 잃고 번민했던 한 소년의 성장기가 함께 녹아 있다. 실제로 가와바타 작가는 중학생 무렵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됐다. 섬세한 필치로 유명한 대문호의 색다른 글을 감상하고픈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한국신문협회가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과 ‘저작권법’ 개정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신문협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AI기본법’ 개정 의견서를 최근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의견서에는 “AI기본법 제31조(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에 인공지능 개발·활용에 사용되는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 조항을 추가하고, 공개 방법 및 공개 항목은 시행령에 규정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문협회는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다양한 창작물과 지식이 포함돼 있다”며 “저작권 보호, 인공지능 기술의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 국제 기준 등에 부합하기 위해 학습 데이터 공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6일 제정된 ‘AI기본법’의 입법 과정에서 AI 학습 데이터 기록 보관 및 공개 등의 규정이 빠져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신문협회는 저작권법 제4조 저작물의 예시에 ‘뉴스 기사’ 추가를 요구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의견서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제출했다. 저작권법 제4조 1항(저작물의 예시)은 ‘소설·시·논문·각본·음악·연극·무용·회화·서예·조각·건축 설계도·사진·지도 등’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다. 하지만 뉴스 기사는 ‘그 밖의 어문저작물’에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문협회는 “기자의 사상이나 감정 등 창작적 표현이 담긴 뉴스 기사는 독립적인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7조에 규정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서는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라는 구절의 삭제를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보도 기사라도 소재의 선택과 배열, 구체적인 용어 선택, 어투, 문장 표현 등에 창작성이 있거나 작성자의 평가, 비판 등이 반영된 경우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이라고 설명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직장인 박동민 씨(34)는 이달 봄을 맞아 두 자녀와 국내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이나 경남 등 따뜻한 남쪽 지방부터 여행할 계획이다. 박 씨는 “숙박 할인권 및 고속철도(KTX)-렌터카 할인 혜택을 이용하면 여행 경비를 20∼30% 절감해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정현 씨(22)는 평소 꿈꿔 오던 템플스테이를 계획 중이다. 신 씨는 “소셜미디어 등에서 3월에 하루 3만 원으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수업이 비는 시간에 친구와 템플스테이 계획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정보를 얻은 곳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와 3월부터 5월까지 추진하는 ‘여행 가는 봄’ 캠페인이다. 봄철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캠페인 슬로건인 ‘올봄, 여행은 유행, 지역은 흥행!’에 맞춰 3개월 동안 국내 곳곳에서 여행 경비 할인권 등 풍성한 혜택을 약 50만 명에게 제공한다.3월에는 한 달간 비수도권 숙박 2만∼3만 원 할인권 30만 장을 선착순으로 배포한다. 교통의 경우 KTX·관광열차 30∼50% 할인, 청년 내일로 패스, 렌터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지역 여행 상품 특별 할인전도 개최하고, 근로자 휴가지원몰 50% 할인 등을 통해 지역 여행 상품 가격도 낮춘다. 하반기에 사용할 수 있는 지역여행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국에서 다양한 여행 관련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27∼30일에는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전국 프로모션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내나라여행박람회’를 개최한다. 또 2000명을 대상으로 3만 원에 떠나는 ‘행복 두 배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매달 1만∼50만 원 상당의 디지털관광주민증 참여 지역 여행 혜택(숙박, 체험, 식음료 등 이용권) 당첨 기회를 제공하는 ‘이달의 여행운’ 등도 선보인다.4월에는 국토 외곽 약 4500km를 잇는 ‘코리아둘레길 걷기여행주간’을 추진해 대국민 걷기여행 분위기를 조성한다. 코리아둘레길 코스 완보를 인증할 경우 ‘건강생활 실천 지원금’과 ‘스포츠활동 인센티브 튼튼머니’를 지급한다. 전국 자전거 동호회·애호가들이 참여해 국토 종주 코스를 발굴하는 자전거 자유여행 캠페인도 연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과 연계한 ‘열린여행 주간’에는 관광 취약계층을 위한 무장애 여행 상품에 특수 차량, 전문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5월에는 ‘해양관광 캠페인’ ‘야간관광 페스타’를 중점 개최한다. 전국 79개 연안 지역 숙박시설에 2만∼3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요트·서핑·카약 등 해양레저 체험권 30% 할인, 해양관광 종합(패키지) 상품 특별 할인도 있다. 인천과 경남 통영, 부산 등 10개 야간관광 특화도시에서 연속으로 열리는 ‘야간관광 페스타’는 지역별 캔들라이트 순회공연을 개최한다. 할인 혜택과 행사 일정, 참여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1891∼1955) 선생의 서거 70주기를 맞아 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인촌에게 통합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추모 토론회가 열렸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기조 강연에서 “선생은 거대한 비전과 꿈을 갖고, 이를 현실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전력투구했다”며 인촌 선생을 ‘이상주의적 리얼리스트’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전 생애에 걸쳐 나라와 민족을 위한 충정을 증명하신 분”이라며 “폐쇄적 민족주의에 갇히지 않고, 일제강점기 최대 지주였는데도 특권을 내려놓고 민족과 나라를 위해 희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촌 선생은 세계 정세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민족이 걸어가야 할 길을 명료하게 제시했다”며 “우리 근현대사의 ‘위대한 어른’으로 선생이 일군 혜택을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인촌 선생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통합자이자 조정자의 길을 걸었다”며 “세상이 특정 엘리트의 소유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것이라는 공공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회 발제에 나선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인촌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도탄에 빠진 우리 민족을 살려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셨다”며 “동아일보를 창간해 한민족의 문화를 주창하셨고, 물산장려운동을 통해 ‘우리 민족에서 장사도 하고 기업도 하는 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박 전 지사는 “인촌은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견지했다”고도 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승렬 전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선생은 나라의 격변기에 ‘포용적 자유주의’로 이념과 노선이 다른 이들도 존중하고 공존했다”며 “인촌과 같은 선구자들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기틀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의 시민의식과 시민 교양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 후 토론에는 오수열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장, 황호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가 참여해 “인촌 선생은 한민족 독립운동을 이끄신 우리 민족의 정치 자산” “민족 산업(경성방직)과 민족 학문(고려대, 중앙중고교)을 이끈 선각자” “일제의 탄압이란 어려운 여건에도 국내 독립운동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는 인촌사랑방과 호남일보 등이 공동 주최했다.광주=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 김호경 김소영 김태언 서지원 위은지 홍진환 이승건 황준하 김충민 기자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56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서 기획보도 부문 상을 수상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지난해 6월 동아일보의 히어로 시리즈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에서 불법 사채 조직을 5개월간 추적하며 불법 사채로 인한 피해 사례와 부조리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국회와 정부가 대부업법을 개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피해자와 경찰 등 157명의 인터뷰와 잠입취재 등 발로 뛰는 취재를 통해 입체적인 기사로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고 평가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민수(가명)는 학창 시절 오랜 집단 괴롭힘과 폭력으로 자퇴한 뒤 몇 년간 방황했다. 그리고 은둔했다. 은둔 중인 민수는 주변에 “다 지난 옛날 일이라 괜찮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하지만 진짜 괜찮은 줄 알았던 민수로부터 예상치 못한 순간 분노가 터져 나왔다.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를 때나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을 때, 혹은 TV 드라마를 시청 중일 때. 그의 트라우마와는 좀체 연결점을 찾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에 눈물을 글썽이며 당황해하는 민수를 달래준 건 심리상담가인 저자였다. 저자는 “마음에 있는 상처를 직시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원래 불편하다”며 곪아 있는 감정을 조심스레 끄집어냈다. 민수가 세상 밖으로 나오도록 손길을 내민 것이다.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은둔 청년들의 속마음을 전하면서, 이들에 대한 오해도 해소하도록 돕는 에세이다. ‘PIE나다운청년들’ 대표이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인 저자는 국내에서 최근 10년 동안 자신만큼 많은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만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최대 50만 명. 국내 고립·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추정 숫자다. 책엔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편견을 깨는 내용이 담겼다. 이 청년들은 사람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단지 사람으로부터 받을 상처를 두려워할 뿐이다. 또 인터넷 과몰입이나 게임 중독 때문에 은둔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은둔 상태에 빠진 뒤 과몰입과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맘 편히 살 것’이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청년들은 “매일매일 괴롭고 불안하다. 스스로 너무 밉고 한심하다”고 저자에게 털어놓는다.상담에 임한 청년들이 털어놓는 고민 가운데 “나 자신이 누군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가장 많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선 끊임없이 공부하도록 강요하지만, 정작 ‘나’에 대한 공부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청춘들은 오늘도 자신의 방 안에 더욱 깊게 파묻힌다. 우리 사회가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어떻게 품을 것인지 묻는 책이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인촌 김성수 선생의 70주기 추모 대토론회가 22일 오후 1시 반부터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인촌에게 통합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인촌사랑방, I-SMR인촌포럼, 호남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가 사회자로 나선다. 1부에서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21세기에 인촌을 다시 읽는다’로 기조 강연을 한다. 2부에서는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인촌과 후광, 통합의 지도자’를, 이승렬 전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이 ‘현대사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과 포용적 자유주의’를 각각 발표한다다. 오수열 조선대 정치학과, 조정관 전남대 정치학과 교수,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장, 황호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 등이 토론을 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동아일보와 고려대, 중앙중고교를 세우고 제2대 부통령을 지낸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70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고인의 유택 앞에서 거행됐다. 추모식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회장 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비롯한 유족과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추모 묵념에 이어 고인 약력 보고, 추모사, 고인의 육성 듣기, 분향 및 헌화의 순서로 치러졌다. 최맹호 동우회장은 약력 보고에서 “인촌 선생은 독립을 위해 민족교육, 민족산업, 민족언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민의에 바탕을 둔 자유민주제도의 확립을 평생의 과업으로 추진했다”고 했다. 이진강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그리고 6·25전쟁 시기에 인촌 선생은 소명 의식을 발휘해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제시하고 스스로 개척했다”며 “손해가 나도 바른길이면 꿋꿋하게 걸어간 선생의 공은 그대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평생 한국 언론사를 연구해 온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추모사에서 “인촌 선생은 민족운동의 구심점이었고 현대사에 발자취를 남긴 애국의 거목으로, 언론과 교육기관을 동시에 운영한 유일한 지도자”라며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수행한 선생의 애국애족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추모했다.인촌을 ‘인생의 스승’으로 모셔 온 105세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영하의 날씨에도 추모식에 참석해 분향한 뒤 “병중이신 선생께 세배하러 갔을 때 ‘김 선생, 오셨구려’ 하고 맞아주시더니 민족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 여러 번 기도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고 보니 나라를 걱정하는 선생의 마음을 젊은 후배 세대들이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며 “가르침을 주신 선생께 꼭 인사하러 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극배우 최초로 인촌상을 받은 박정자 배우는 “선생은 나라의 기틀을 잡으신 분”이라고 했고, 2022년 수상자인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는 “젊을 때부터 여러 은사님들로부터 인촌 선생의 큰 뜻과 포용력에 대해 들어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왔다”고 했다. 2023년 인촌상을 수상한 김종규 전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국내에서 일제의 핍박을 견디는 것이 얼마나 힘드셨겠는가”라며 “그런 가운데서도 교육과 언론,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선생의 헌신을 높이 기리고 싶다”고 말했다.“민주주의 기틀 다져 대한민국 건국 앞장서”인촌 선생 70주기 추모사민족과 나라를 위한 인촌 선생의 생각과 실천은 헌신적이고 크고 숭고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6·25전쟁 때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지금 우리는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역사에서 민족의 존망이 걸린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선생께선 교육으로 나라의 기초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중앙학교와 고려대를 세우고, 경성방직을 창업해 산업으로 나라에 보답하셨습니다.동아일보를 창간함으로써 나라의 힘을 키워나갈 동력을 굳건히 하셨고, 민주주의 기틀을 다져서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데 앞장서셨습니다. 선생께서는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제시하고 스스로 개척하셨습니다. 이는 선생의 소명 의식이 빛을 발휘한 덕분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선생의 젊은 시절 행적을 좇아가면서 다시 깨닫게 된 선생의 용기와 혜안에서 저희의 왜소함을 느꼈습니다. 중앙학교, 보성전문을 인수하고 동아일보를 창간하시며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이를 지켜내신 인내와 뚝심 앞에서는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고 존경의 마음이 가득 찼습니다.인촌 선생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제일 큰 선생의 덕목은 아래와 같다고 감히 말씀 올립니다.“선생께서는 설령 이익이 보여도 그게 바른길이 아니면 가지 않으시고, 손해가 나도 그게 바른길이면 그래도 꿋꿋하게 걸어가셨습니다. 또 선생께서는 큰 공적을 이루고도 이를 내세우거나 거기에 기대지 않으셨습니다. 그 공은 어디로 가지 않고 그대로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선생께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강조하고 실천하려고 하셨던 건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민족의 스승이셨고, 국가의 큰어른이셨던 선생의 명복을 빌며 삼가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독립 위해 민족의 역량 강조했던 선각자”인촌 선생 70주기 추모사인촌 김성수 선생은 언론인, 교육자, 정치인, 사업가로서 민족운동의 구심점이 되신 분이며, 한국 현대사에 폭넓은 발자취를 남기신 애국의 거목이십니다. 국내에서 일제의 압제를 몸소 겪으며 광복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선생은 한민족이 독립을 달성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교육을 통해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배양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사상을 실천했던 선각자였습니다. 일제 패망 이후 좌우익이 대립하던 혼돈의 시기에는 민주 정부 수립을 위해 독재에 반대하는 세력을 결집해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수행하셨습니다.선생의 70주기를 맞아 불멸의 업적과 공선사후 정신을 돌이켜 보면서 선생의 업적과 애국애족 정신이 더욱 그리워짐을 느낍니다. 선생은 국내에서 문화적 민족운동을 이끌었던 주역이셨습니다.동아일보와 보성전문, 중앙중학은 민족 진영 인사들의 활동 무대이자 은신처였습니다. 민족 사학의 기틀을 다지고 오늘날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고려대라는 학문의 전당을 육성하였습니다. 1920년 창간한 동아일보는 총독부의 탄압을 견디면서 삭제, 압수, 정간, 언론인의 투옥 등 사법 처분의 가시밭길을 헤쳐 왔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붙은 일장기를 지운 사건은 언론의 가장 상징적인 항일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기업가로도 큰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1917년 경성직유주식회사를 인수해 2년 뒤 경성방직주식회사로 명칭을 바꾸면서 민족기업 육성에 기여하셨습니다. 1923년 물산장려운동도 선생의 참여로 추진되었던 캠페인이었습니다.선생은 교육과 문화운동이라는 장기적인 사업을 추진하여 독립을 쟁취하고 독립 이후의 국가 건설에 대비하겠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택했습니다. 민족 정신을 함양하고 실력을 기르는 일은 민족의 먼 장래를 기약하는 실질적 방책이었습니다.남양주=김기윤 기자 pep@donga.com남양주=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를 상대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뉴스 무단 학습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신문협회는 17일 “생성형 AI 서비스에 뉴스를 무단으로 학습시킨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네이버를 상대로 이같이 결정했다”며 “뉴스 저작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IT 플랫폼의 알고리즘 투명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문협회는 생성형 AI 기업의 뉴스 콘텐츠 무단 활용이 저작권법 위반이며,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기업이 자사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이나 AI 검색 서비스에 뉴스를 활용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언론사에 지불하지 않은 점, 기사의 내용이나 표현을 그대로 복제해 이용하거나 출처를 표시하지 않는 점 등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배치와 관련해 AI 알고리즘이 불투명한 것과 뉴스 콘텐츠 이용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도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신문협회는 “오픈AI와 구글 등도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단계적으로 공정위 제소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공정위 제소를 통해서 “신문사와 생성형 AI 기업의 공정한 거래 관계를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신문협회 등 5개 언론단체는 지난해 말 AI 사업자가 학습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국회 및 정부에 제출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