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잇달아 삼전-SK하닉 영익 전망치 상향 조정
D램, 공급부족 심화로 가격 치솟아…삼성 최대 수혜
주문형 반도체 시장 커지며 HBM 주문량 증가할 듯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가 2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2월 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6120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83조2420억 원 대비 29.3% 높은 수준이다. iM증권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합산하면 두 회사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게 된다.
● ‘영업이익 200조’ 전망…1등 공신은 D램
현재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메모리 확보에 나선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가격은 8.1달러로, 올해 1월(1.35달러) 대비 6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증권가의 시선은 삼성전자에 쏠린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생산량이 많고,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LS증권은 “경쟁사들이 내년 팹(공장) 공간 부족에 직면한 반면, 삼성전자는 D램 생산 확대를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며 “메모리 가격에 따라 추가 실적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생산이 어려운 SK하이닉스는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범용 D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HBM 고객 다변화 기대감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 전망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AI 칩 자체 개발 이슈도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HBM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대표적이다. TPU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 학습과 구동을 담당하는 AI 칩이다. 오픈AI 역시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트레이니엄3’를 개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에 AI 칩 ‘마이아200’을 출시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SIC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출하량이 올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1분기(1~3월)에는 주요 ASIC 칩에 적용되는 HBM 판매가 크게 늘고, 2분기에는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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