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40대 이후 노화로 어깨 질환 증가… 회전근개-오십견-석회성 건염 많아
통증 나타나는 부위 약간씩 달라… 한쪽 아프면 다른 쪽도 손상 우려
한 달 이상 통증은 병원 치료 필요… 예방과 치료엔 꼭 꾸준한 스트레칭
어깨가 아파 불편하지만 그냥 참고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정웅교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40대 이후에는 어깨에 나타나는 증세를 잘 살펴보고 그에 맞춰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스트레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강추위에 몸을 오래 웅크리면 추위는 잠시 잊을지 몰라도 어깨에 무리가 간다. 의자에 구부정하게 앉아 휴대전화를 볼 때도 어깨가 다친다. 목을 쭉 내민 자세로 키보드를 쳐도 마찬가지다. 팔베개를 하고 자는 동작도 어깨에는 좋지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깨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일상생활에 너무 많다.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도, 심지어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어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어깨 질환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40대 이후에 어깨 질환이 늘어난다. 이때부터는 어깨 질환 위험을 안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체로 어깨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사고나 갑작스럽게 입은 부상일 때만 곧바로 치료한다. 그냥 방치했다가 통증이 극심해진 후에야 병원에 가는 사람이 많다. 늦어진 만큼 치료도 어려워진다. 정웅교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40대∼70대에 가장 많은 어깨 질환을 알아 두고 증세에 따라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회전근개 질환 △오십견 △석회성 건염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 팔 올릴 때 아프면 회전근개 질환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이 회전근개다. 회전근개가 뼈와 자꾸 충돌하면 염증이 심해진다. 팔을 들어 올릴 때 처음에는 괜찮다가 어느 각도 이상이 되면 통증이 나타나거나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뒷짐 진 상태에서 팔을 위쪽으로 끌어 올릴 때도 아프다.
고지혈증,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방치하거나 흡연을 하면 힘줄이 더 약해져 병이 악화할 수 있다. 망치질을 반복한다거나 높은 곳에 짐을 올리는 동작을 자주 해도 회전근개가 손상될 수 있다. 키보드 작업을 오래 하다 보면 어깨가 앞으로 굽어지는데, 이 또한 회전근개 질환의 원인이다. 틈나는 대로 가슴을 내밀고 어깨를 쫙 펴는 자세를 취해주는 게 좋다.
한쪽 어깨에 이 병이 나타난다면 다른 어깨도 손상될 확률이 크다. 정 교수는 “처음에는 자주 사용하던 팔 쪽 어깨에서 이 병이 시작된다. 그러다가 반대쪽 어깨에 병이 나타날 확률이 약 40% 정도”라고 말했다. 만약 한쪽 어깨에 증세가 나타난다면, 반대쪽 어깨도 잘 관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달 정도 지켜보자.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을 억제하면서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한 달 정도 제대로 치료하면 증세는 크게 좋아진다. 대체로 3∼4개월이면 치료가 끝난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힘줄 자체가 찢어질 수도 있다(회전근개 파열). 그때는 통증이 더 날카로워진다. 팔을 들어 올렸다가 내릴 때 힘이 빠져 ‘툭’ 떨어질 수도 있다. 팔을 든 상태로 오래 있기가 힘들어진다.
● 오십견, 관절 운동 꼭 해야
어깨 관절을 둘러싼 주머니를 관절낭이라고 한다. 이 관절낭이 염증으로 굳어 버린 게 오십견이다. 나이 오십에 잘 걸린다고 해서 속칭 오십견이라고 하지만 정식 병명은 관절낭염이다.
오십견일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다만 양상이 다르다. 회전근개 질환일 때는 팔을 들어 올릴 때 주로 아프다. 반면 오십견일 때는 상하좌우 어디로 팔을 움직이든 아프다. 관절 가동 범위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팔을 올리거나 돌리거나 만세를 부르는 동작 모두가 고역이다. 뒷짐 지는 것도 힘들다. 밤에 통증이 심한 것도 오십견의 특징이다.
정 교수는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에 오는 오십견 환자 상당수가 주사 같은 약물에 의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통증을 완화해 줄 뿐 질병 자체를 낫게 해 주진 않는다. 정 교수는 관절 운동을 병행해야 완전한 치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오십견은 대부분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다만 완치는 아니다. 약물은 통증을 완화해 주는 효과만 낸다. 정 교수는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오십견도 없어진 건 아니다. 관절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관절 가동 범위는 종전의 60∼70%만 복구된다”고 말했다. 관절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나중에는 근육도 약해진다. 다시 비슷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4∼5개월 동안은 꾸준히 관절 운동을 해 줘야 한다.
● 극심한 통증, 석회성 건염 의심
회전근개 힘줄 안에 세포 변성으로 인해 석회가 쌓이면 염증이 생긴다. 그게 석회성 건염이다. 주로 40대와 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증세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때가 있다. 통증을 못 참고 응급실로 오는 환자도 많다. 일단 이런 통증은 병이 치유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이 통증만 지나가면 1∼2주 이내에 좋아진다. 다만 통증이 사라지는 ‘자연 치유’ 기간은 사람마다 달라 1년 혹은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이상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약물로 시도한다. 효과가 없을 때는 바늘로 자극을 주거나 체외충격파를 쏘아 단단해진 부위를 쪼갠다. 이마저도 효과가 없을 때는 내시경 수술도 고려한다.
● 매일 30분씩 어깨 스트레칭을
어깨를 강화하는 게 최선의 치료이자 예방법이다. 스트레칭이 기본이다. 통증이 나타나도 참을 수 있을 정도라면 운동하는 게 좋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정 교수는 세 가지 어깨 질환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했다.
➊ 벽과 약 30cm 간격을 두고 선다. 벽에 상체를 밀착하고 한쪽 팔을 위로 천천히 뻗는다. 팔을 늘린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최대한 팔을 들어 올린 후 5∼10초 멈춘다. 15∼20회 반복한 뒤 같은 요령으로 반대쪽도 운동한다.
➋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공간을 이용한다. 양쪽 벽에 팔을 댄 뒤 가슴을 편 채로 천천히 내민다. 최대한 가슴을 내민 후에는 5∼10초 멈춘다. 가슴이 뻐근해지는 게 느껴진다. 15∼20회 반복.
➌ 두 손으로 우산을 잡고 양팔을 옆구리에 붙인다. 이때 손등이 바닥을 향하게 해야 한다. 손등을 천장으로 향하게 하면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어 팔을 오른쪽으로 천천히 돌린다. 팔은 옆구리와 항상 붙어 있어야 한다. 최대한 팔을 돌린 후 5∼10초 정지. 15∼20회 반복 후 좌우 교대.
➍ 앉은 자세에서 우산을 어깨 너비로 벌려 잡는다. 천천히 팔을 들어 올리다가 머리 위에서 멈춘다. 5∼10초 정지 후 15∼20회 반복. 이때 팔이 머리에 닿아서도, 완전히 펴져서도 안 된다. 팔을 굽혀야 어깨 회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팔이 아니라 어깨를 회전한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➎ 한 팔은 어깨 뒤로, 다른 한 팔은 허리 뒤로 보낸다. 등 뒤에서 수건을 약간 비스듬하게 잡는다. 이어 천천히 위쪽으로 수건을 끌어 올린다. 아래쪽 팔의 어깨 관절 가동 범위가 넓어진다. 그 상태로 5∼10초 정지. 15∼20회 반복 후 좌우 교대. 이 동작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경우 운동을 중단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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