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직 고용보험, 임금 근로자와 동일 잣대는 부담” 소상공인 반발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0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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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2020년도 세계노동절 서비스노동자 특별 기자회견‘’에서 재난시기 해고금지 및 생계소득 보장 촉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0.5.1/뉴스1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2020년도 세계노동절 서비스노동자 특별 기자회견‘’에서 재난시기 해고금지 및 생계소득 보장 촉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0.5.1/뉴스1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을 단계적 추진에 나설 뜻을 밝히자 소상공인과 기업 일부에선 우려하는 반응을 내놨다. 고용 안전망 확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엔 공감하더라도, 치밀한 정책 설계 없인 오히려 기업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고용보험 확대가 우선 추진될 것으로 꼽히는 곳은 플랫폼 노동 시장이다. 음식배달 대행, 대리운전, 가사노동 등 플랫폼 노동시장은 최근 ‘언택트 경제’ 확대와 더불어 확대추세인 반면 종사자들은 개인사업로 분류돼 고용보호 사각지대에 있다는 논란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배민(배달의민족)라이더스 등 플랫폼 노동자들은 최근 고용보험 전면적용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플랫폼 업체는 업종별 특화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임금 근로자와 동일한 고용보험 확대는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한 플랫폼 업체의 간부는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스스로가 가동률을 최적화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게 핵심이라 일반 임금 근로자와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맞지 않다”며 “정부 재원 조달 계획 없는 고용보험 확대는 일자리 정책으로 풀어야 할 고용문제를 기업에 떠넘기는 행위”라고 말했다.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관련 업종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소외됐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 안정성을 높인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이미 구인난이 심한 시장에선 오히려 이직 등 제도를 악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등 일부 직종은 이미 온라인 직접 계약 증대로 줄어드는 추세인데 고용보험 부담으로 아예 설계사 모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푼이 아쉬운 1인 자영업자 상당수는 보험료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내는 일반 회사와 달리 보험료를 전액 본인이 내야 하다보니 올해 3월 기준 1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율은 0.38% 수준에 불과하다. 또 이미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해 나름 폐업에 대비한 안전망을 갖춘 자영업자들은 굳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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