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기사 373
구독 210




![구름 속 은자[이준식의 한시 한 수]〈37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6/18/134140747.1.jpg)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었더니,스승은 약초 캐러 가셨다고.이 산속에 계시기는 한데,구름이 깊어 어디 계신지 모르겠다고.(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가도(賈島·779∼843)약속도 없이 사람을 찾아가던 …
![작은 정성[이준식의 한시 한 수]〈37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6/11/134097001.1.jpg)
폐병을 앓은 지 오래되어, 강가에 새 거처를 정했네.시끄럽고 비루한 세속을 이제 피했으니, 탁 트이고 상쾌해 자못 살만 하구나.초가에 손님이 찾아왔으니, 아이 불러 갈건(葛巾)부터 바로잡게 한다.손수 가꾼 채소 싹이 아직 성기건만, 조금이나마 뜯는 건 정이 두터워서라네.(患氣經時久, …
![돼지고기의 철학[이준식의 한시 한 수]〈37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6/04/134051761.4.jpg)
솥을 깨끗이 씻고, 물은 조금만 넣는다.장작 끄트머리로 불을 덮어, 연기만 감돌 뿐 불꽃은 일어나지 않게 한다.그것이 저절로 익기를 기다리되 재촉하지 말라. 불때가 충분해지면, 그것은 저절로 맛있어진다.황주의 좋은 돼지고기는 값이 진흙처럼 싸다.귀한 사람들은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봄밤의 작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37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5/28/134013537.1.jpg)
은빛 촛불은 푸른 연기를 토해 내고, 금빛 술잔은 화려한 자리를 마주하네.작별의 자리에서 벗과의 두터운 정을 되새기는데, 떠나갈 길은 산천을 돌아 멀기만 하겠지.밝은 달은 높은 나무에 가리고, 은하수는 새벽하늘에 잠기네.아득한 낙양 가는 길, 이 만남은 어느 해에 다시 있으려나.(銀燭…
![하늘에 묻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36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5/21/133970698.3.jpg)
옛날 나 아직 태어나기 전, 아득하여 아는 바 없다네.하늘이 억지로 나를 태어나게 했는데, 날 태어나게 하여 또 무얼 하려는지.옷이 없어 날 추위에 떨게 하고, 먹을 게 없어 날 굶주리게 하느니하늘이여, 그대에게 날 돌려줄 테니, 태어나지 않은 그때로 날 돌아가게 해주오.(我昔未生時,…
![청출어람의 기쁨[이준식의 한시 한 수]〈36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5/14/133925954.4.jpg)
새 대나무가 묵은 대나무보다 더 높이 자라는 것은,온전히 늙은 줄기의 떠받침 덕분이지.내년에 또 새 대나무가 돋아나면,연못가에는 어린 대들이 빽빽이 둘러서리라.(新竹高於舊竹枝, 全憑老幹爲扶持. 明年再有新生者, 十丈龍孫繞鳳池.)―‘새로 난 대나무(신죽·新竹)’ 정섭(鄭燮·1693∼176…
![문밖을 서성이는 마음[이준식의 한시 한 수]〈36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5/07/133881077.4.jpg)
산 앞도 산 뒤도 온통 푸른 풀뿐인데,온종일 문밖을 맴돌다 돌아와 다시 문을 닫네.혈육이 하늘가 저 멀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문밖을 나와 자손 챙기는 시골 노인을 바라보네.(山前山後是靑草, 盡日出門還掩門. 每思骨肉在天畔, 來看野翁憐子孫.)―‘북쪽 성곽에서의 사념(북곽한사·北郭閑思…
![남은 자의 비애[이준식의 한시 한 수]〈36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4/30/133844097.3.jpg)
창문(閶門)을 다시 찾으니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구나.함께 이곳에 왔거늘 어찌 함께 돌아오지 못하는가.서리 맞아 반쯤 시든 오동나무 같고,짝 잃고 홀로 나는 백두 원앙 같구나.들판의 풀, 이슬은 막 마르기 시작하는데,옛 보금자리와 새 무덤 사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구나.빈 침…
![주렴 너머의 산빛[이준식의 한시 한 수]〈36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4/23/133801555.3.jpg)
비가 오네. 가느다랗게, 또 성기게. 많이 쏟진 못해도, 끝내 그치려 않네.산빛 눈에 담으려는 시인을 시샘하듯, 천 봉우릴 일부러 주렴 한 겹으로 가리네.(雨來細細復疏疏, 縱不能多不肯無. 似妬詩人山入眼, 千峰故隔一簾珠.)―‘보슬비(소우·小雨)’ 양만리(楊萬里·1127∼1206)보슬비는…
![선비의 빈정거림[이준식의 한시 한 수]〈36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4/16/133755409.3.jpg)
말은 곡식에 싫증을 내는데, 선비는 겨조차 마다하지 못한다.흙벽에는 비단 장식이 둘러졌는데, 선비에게는 짧은 베옷조차 없다.저들이 뜻을 얻었을 때에는 나를 돌아보지 않더니,하루아침에 뜻을 잃고 나면 그 꼴이 또 어떠하겠는가.그만두자. 아아, 이 비루한 자들이여.(馬厭穀兮, 士不厭糠籺.…
![짧아서 더 빛나는 봄[이준식의 한시 한 수]〈36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4/09/133709568.3.jpg)
동산의 아욱은 푸르고, 아침 이슬은 해를 기다려 마른다.따스한 봄기운이 은혜를 두루 베푸니, 만물은 저마다 환하게 살아난다.늘 두려운 건 가을이 다가와, 꽃과 잎이 누렇게 시들어 가는 것.모든 강은 동으로 흘러 바다에 드니,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오겠는가.젊고 힘 있을 때 노력하지 …
![추위를 견디는 꽃[이준식의 한시 한 수]〈36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4/02/133666790.1.jpg)
뜰 안엔 잡목도 많건만, 오로지 매화만을 찬탄하노라.어찌하여 유독 그러한가 묻는다면,매화는 서리 속에 꽃 피우고, 찬 이슬 속에 열매 맺기 때문이라 하리.봄바람 흔들리고 봄볕 아래 고운 자태 뽐내는 잡목들아,너희는 찬바람을 좇아 스러질 뿐, 서리 속 꽃은 피워도 서리를 견딜 바탕은 없…
![기억 속의 봄밤[이준식의 한시 한 수]〈36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3/26/133616848.3.jpg)
어부의 집은 강어귀에 있어, 밀물이 사립문까지 스민다.나그네 묵어가고자 하나, 주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네.대숲은 깊고 마을 길은 먼데, 달이 뜨니 낚싯배도 드물다.멀리 모래톱 찾아 배 대는 모습 보이니, 봄바람에 도롱이가 흔들린다.(漁家在江口, 潮水入柴扉. 行客欲投宿, 主人猶未歸. …
![되감을 수 없는 봄[이준식의 한시 한 수]〈36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3/19/133566473.3.jpg)
한 해에 봄은 단 한 번뿐인 데다,백 년 인생에 백 세를 채운 이는 드물다네.꽃 앞에서 몇 번이나 실컷 취해볼 수 있을거나.만금 들여 술을 살지언정 가난 핑계는 대지 말아야지.(一年始有一年春, 百歲曾無百歲人. 能向花前幾回醉, 十千沽酒莫辭貧.)―‘장안성 동쪽 별장에서의 연회(연성동장·宴…
![농담 뒤의 응원[이준식의 한시 한 수]〈35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6/03/12/133521132.2.jpg)
거친 비단과 삼베로 한평생 둘렀어도, 가슴속 학문으로 기품은 절로 빛나리.박잎 삶아 버티는 노학자 곁 청빈한 삶은 싫어, 기어코 선비들 따라 과거 길에 나서리라.주머니 비어 봄놀이 다닐 말은 못 장만해도, 사윗감 찾는 수레들에 눈 어지러울 날 오리니.급제하는 날엔 세인 앞에 어깨를 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