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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줌인]하루키 해석의 다양한 출구 연 ‘드라이브 마이 카’원작이 있다는 건 도끼눈을 뜬 냉정한 비판자들을 깔고 간다는 의미다. 경전을 든 원리주의자들은 멍청한 감독이 원작을 어떻게 망쳐 버렸는지 비난을 퍼부을 준비를 하고 상영관에 들어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팔짱을 낀 채로 단호한 쪽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소설 팬들이다. 과거 또는 주변과 단절된 소설 속 주인공에게 묘한 연민을 느끼면서 자신과 동일시하는 팬이 많은데, 상당수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다 보니 겉으로 보기엔 볼썽사납지만 스스로는 매우 진지하고 진심인 유형이다. 필자 역시 그중 하나다. 하루키 소설 중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어디 한번 보자”면서 팔짱을 끼고 완고해졌다. 하루키 소설 각색 영화들은 이 고약하고 완고한 원작 팬들을 상대하느라 지쳐 버린 역사다. ‘토니 타키타니’는 하루키 소설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를 살리느라고 정적인 연출로 일관하다가, ‘상실의 시대’는 소설 속 장면을 영상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다가 스토리를 비롯한 나머지 영역에서 힘이 빠진다. 둘 다 동명의 소설 원작을 너무 의식한 탓이다. 이야기를 절정까지 끌고 가지 않고 어느 지점에서 돌연한 이미지 속으로 독자들을 풍덩 빠뜨리는 하루키 소설 속 기교를 보여주려다가, 정작 영화가 이미지 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는 인상을 풍기고 만다. 원작에 의지하기보다는 새로운 이미지로 무장하는 영화도 있다. 하루키 초기 단편소설(‘헛간을 태우다’)을 각색한 ‘버닝’이 그렇다. 원작 소설을 상대적으로 덜 의식했다는 점에서는 앞선 작품과 달리 성공했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시각적 이미지가 더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는 점에서 하루키의 원작과도 돌고 돌아 같은 선상에서 대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의 모호함과 허무를 드러내는 시각적 이미지를 중요시하되, 하루키 소설 속에서 묘사된 바로 그 장면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로 제시하는 영화도 이처럼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어떤가? 이 영화는 원작의 단순한 영상적 반복에는 일단 관심이 없어 보인다. 주인공인 연극배우 가후쿠가 전속 드라이버를 두게 된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지만 추궁하지 못하는 가후쿠는 졸지에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지난날을 곰곰이 돌이키고, 그러다가 아내의 불륜 상대였던 남자 배우를 만난다는 점도 소설과 같다. 그러나 상대의 약점을 쥐기 위해 주인공이 먼저 접근했던 소설과는 달리 후배 배우 다카츠키가 먼저 주인공을 술자리에 초대하는 것으로 영화에선 뒤바뀌었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매우 중요한 소설 속 설정임에도 그렇다. 이 영화는 원작의 설정과 구조와 장면을 거스를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동시에 초연하다. 영화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공간에 대해선 각별한 관심을 던진다는 점이다. 특히 영화의 주요 공간 중 하나가 연극 무대라는 점이 중요하다. 소설에선 연극배우라는 주인공의 직업이 제시되지만 연극 무대가 특별히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화에선 무대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연출에만 관여하던 주인공이 배우로서 무대 공간으로 옮겨가는 장면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된다. 가후쿠는 아내의 불륜 상대 다카츠키가 해준 말(‘진실로 타인이 보고 싶으면 자기 자신을 깊이 똑바로 지켜볼 수밖에 없어요’)처럼 무대에 서서 자신의 삶을 스쳐간 일들의 의미를 대면하게 된다. 무대에 선 가후쿠는 영화 속에서 카세트테이프로 녹음된 아내의 목소리와 ‘바냐 아저씨’ 연극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형태로 두 번 반복된 대사(‘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 영화 속 무대 위의 모습은 원작에는 없다. 소설 속 주인공에 대한 설명(어떤 경우에도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 사고이자 삶의 방식이었다)은 영화에선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과 영화 속 설정은 어느 지점에서 만난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까. 아내의 불륜 상대에게 격정을 터뜨리며 복수를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 그와 만나 술잔을 기울이면서 아내와 나와 상대의 마음을 교차하며 헤아려 보는 장면이 소설적이라면, 무대 위로 내던져진 주인공의 표정을 지켜보는 것이 영화의 방식이라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원작의 모호성을 걷어낸 뒤 확실한 메시지를 세우고, 세계관 속에 인물들을 빠뜨릴 뿐 구체적인 설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작과는 멀어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점 때문에 원작에 대한 해석을 풍부하게 한다. 아무리 우리가 과거와 또는 타인과 단절된 듯한 느낌을 받더라도 실은 다른 이들과 같은 무대에 내던져져 있으며, 우리는 이 점을 직시해야만 한다는 것. 그건 하루키의 세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교훈이다. 그리고 그 무대는 언제나 여기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세계’에 있다. 임현석 디지털이노베이션팀 기자 lhs@donga.com}2022-04-21 03:00
[무비줌인]자신의 결정을 의심하는 자, 영웅이다배트맨은 괴상한 복장 취향을 지닌 재벌이 거친 세상 풍파에 뒤틀린 못난이(빌런)들을 쥐어 패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최근 개봉한 새 시리즈 신작 ‘더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배트맨은 아무리 악인이라고 한들 가죽 장갑 끼고 직접 ‘빠따’를 쳐선 안 된다는 시민사회 합의를 무너뜨리는 존재다. 게다가 존재감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극한의 ‘관종’이라 서로 통하는 게 있다고 믿는 악당들을 자극한다. 마스크를 쓴 악당과 배트맨은 탄생 배경이 닮았다는 시리즈의 오랜 전통 역시 이어진다. 이번 신작의 메인 악당 리들러는 배트맨과 마찬가지로 행위 동기를 따지고 들어가면 뿌리 깊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다. 그리고 둘의 트라우마는 복수라는 결론으로 귀착된다. 둘의 차이점이라면 배트맨은 부유층이라는 태생과 맞물려서 시스템을 옹호하는 포지션이라는 점, 공권력을 보완할 뿐 혁명을 꿈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스템에 도전하고, 때론 정치적인 비전까지 내비치는 쪽은 이 시리즈에서 악인이다. 배트맨은 승인되지만, 악인은 배제된다. 이를 거꾸로 말할 수도 있다. 시스템이 승인하는 자 영웅, 배제되는 자 악인이다. 이 강력한 보수주의 서사는 배트맨 시리즈 내내 지속된 테마다. 이는 다른 히어로 영화들과 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지점이다. 악인들은 지상에서 저마다의 사연과 오류 속에서 뒤틀려 있으며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는 방편으로 범죄를 택한다. 배트맨은 가까스로 범행을 막아서지만, 공권력의 빈틈 속에서만 자신의 처지를 강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인이 양산되는 구조가 그곳에 스산하게 남겨진다. 그래도 배트맨이 해결해준다면 괜찮은 걸까. 보수주의자 배트맨이 규정하는 정의는 어떤 방식으로 검증되는가? 이러한 구조는 본질적으로 옳은가? 이와 같은 시리즈의 필연적 모순과 의문을 어떻게 응시하느냐에 따라서 배트맨은 명작이 되기도, 또는 망작이 되기도 한다. 명작으로 꼽히는 팀 버턴 감독의 ‘배트맨’(1989년)에선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인 잭 니컬슨이 악당 조커로 분했는데 장르 사상 처음으로 선역과 악역의 스포트라이트 비중을 뒤흔들면서 질문을 돌출시킨다. 또 대안 없는 잔혹 도시의 풍경을 작곡가 대니 앨프먼의 비장한 음악과 어둠의 미장센을 통해 그려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2008년)는 선한 의도라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아무래도 좋으냐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고 감당하는 영화다. 좋은 질문이 배트맨 시리즈의 본질임을 아는 작품들이다. 이 지점에서 ‘더 배트맨’은 명작이 되려는 야심을 대놓고 드러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처럼 질문하는 시간으로 영화를 꽉꽉 채우고 있다. 그것도 거의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이번 영화가 질문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대표 악당 또한 수수께끼를 내는 인물 리들러라는 것도 이해가 간다. 리들러의 퀴즈는 시시하지만, 배트맨의 ‘내로남불’을 질타하는 존재라서 흥미롭다. 너무도 뚜렷한 정치적 어젠다와 신념을 가진 악역 리들러는 사적 제재로 정의를 실현하려 하는데, 마땅히 처벌받았어야 할 부패한 공직자 처단이 뭐가 문제냐고 묻는 존재다. 이는 공권력의 부재 속에서 배트맨이 정의를 수행해온 방식과 정확히 동전의 양면이다. 심지어 리들러는 배트맨의 ‘본캐’인 브루스 웨인 부모의 치부를 폭로하는 방식으로 배트맨이 믿어온 보수적 도덕 기반 또한 극히 취약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부모의 죄악을 감당하라고 웨인을 몰아세우면서 그가 가진 정의감의 위선적 측면을 폭로한다. 그건 보수주의자 배트맨에게 그동안 묻지 못한 질문이다.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영화는 끊임없이 가죽 두건에 가려진 배트맨의 표정을 확대한다. 그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배트맨이 악당과 다르게 가지고 있는 비범한 차이가 드러난다. 바로 회의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리들러도 질문하지만, 명확한 자기 확신 속에서 정답을 쥐고 있다고 믿는 반면에 배트맨은 해답을 쥐지 못해 불안해한다. 배트맨은 불확실성 속에서 정답을 단계적으로 찾아가고 그 과정을 신뢰하는 편을 택한다. 영화가 절차적 민주주의 현장인 선거 시즌을 배경으로 다룬다는 점이 여기서 의미심장하다. 배트맨은 자신의 정체성과 태생적 한계까지 회의하고, 때론 위선처럼 보일지언정 부여받은 정체성에 국한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로써 복수라는 사적 감정을 어느 시점에는 홀연히 뛰어넘는다. 명작 다크 나이트에서 고담시 검찰 수장 하비 덴트의 말 “영웅으로 죽거나,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된 자신을 보거나” 또한 이 지점에서 반박된다. 회의할 수 있는 능력이 영웅이냐 악당이냐를 가른다. 영웅 덴트가 더 이상 고뇌하지 않고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라 행동하기로 마음먹자 악당(투 페이스)이 된다. 영웅과 악당 차이는 한 끗이다. 더 이상 회의하지 않는 자가 악인이다. 임현석 디지털이노베이션팀 기자 lhs@donga.com}2022-03-11 03:00
바닷속 튜브에 신재생에너지 저장… 도심 수직농장, 물 95% 절약생산량이 들쭉날쭉한 풍력·태양광 에너지를 바닷속 대형 튜브에 모아뒀다가 필요할 때 댐처럼 전기를 만들어 꺼내 쓴다. 작물 재배시설을 실내에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려는 기후기술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첨단기술의 경연장인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도 기후기술은 단연 화두였다. 디지털 기술의 본산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기술로 기후 문제를 해결한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기후기술 기업들은 생산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탄소배출 문제 해결을 경영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의 친환경 경영과 다른 평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에너지를 수압으로 저장하고 설치 쉬운 지붕용 태양광 발전 개발네덜란드 기업 오션그레이저는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22’에서 단 21개 기술에만 주어진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디자인·스마트에너지 분야에선 유일한 수상 기업이다. 풍력·태양광은 친환경 대안 에너지로 꼽히지만 기후 등의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하다.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ESS가 발생시키는 폐기물, 오염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 오션그레이저는 대용량 ESS 없이도 저렴하고 쉽게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찾아냈다. 해상 풍력·태양광 발전시설의 해저에 ‘오션배터리’로 불리는 장치를 설치했다. 에너지가 많이 생산될 때는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튜브에 고압으로 저장한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빛이 없을 때 물을 다시 아래로 내려보낸다. 수력발전처럼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5일 CES 현장에서 만난 막스 더스마 오션그레이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후 위기는 인류 보편의 문제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쉽게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을 대중화할 수 있는 기업도 주목받았다. ‘모든 지붕에서 에너지(Energy from every roof)’라는 목표를 내건 GAF에너지는 옥상 태양광 발전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못을 박을 수 있는 지붕용 태양광 패널 ‘팀버라인 솔라’가 무기다. 설치를 위해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했던 기존 시설과 달리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지붕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 물 사용 95% 줄이는 농업 혁신적인 기후기술은 농업 같은 전통 산업에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기업 ‘그로브’의 ‘올림푸스 로보틱 타워’는 실내 수직농장의 생육판에서 동물사료 작물을 길러낸다. 센서를 통해 온도, 습도, 물 흐름, 생장률 등을 측정해 자동으로 조절한다. 훨씬 좁은 면적에서 기존 대비 5%의 물만 사용하면서도 같은 양의 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스티브 린즐리 그로브 최고경영자(CEO)는 “동물을 먹이기 위해 너무 많은 땅과 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농업기술 혁신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식량·사료 생산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스타트업 ‘아그로브’는 도시주민을 위한 수직정원 ‘라 파르셀’을 공개했다. 이 회사의 프로젝트·사회적책임 담당인 셀린 피코트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기술 업계가 환경제어식 농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탄소배출을 줄이고 물 낭비를 막는 동시에 가축 사육방식은 간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탄소저감의 필요성이 커지고 새로운 첨단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어 기술 혁신으로 기후 문제를 풀어내려는 시도는 자연스레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기후기술’ 벤처에 유입 투자금, 8년새 1조 →19조원 기후기술 기업 우르살레오 CEO, “에너지 소비 30%가 빌딩… 줄여야”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창업에 나섰다.” 실리콘밸리의 기후기술 기업인 우르살레오의 존 버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1일 동아일보와의 화상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르살레오는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와 똑같은 가상세계) 기술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현실세계와 똑같은 빌딩, 대학, 공장 등을 가상공간에 구축한다. 이를 통해 현실공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소비, 활용되는지 측정한다. 디지털 기반으로 실시간 에너지 소비량을 시각화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돕는 것이다. 버튼 CEO는 소형 반도체 등 하드웨어 업계에서 30년 동안 일하다 기후기술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2017년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이 회사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2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버튼 CEO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0% 이상이 빌딩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넷제로’ 실현에 나서는 중”이라며 “기후변화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혁신의 상징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예측, 탄소배출 관리, 정밀농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벤처캐피털(VC)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련 전문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기후기술과 관련된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12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서 2020년 161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상반기(1∼6월) 투자액만 142억 달러(약 17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한 기후기술 분야에서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수준의 평가를 받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내추럴캐피털거래소(NCX)는 ‘산림탄소 거래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2200만 달러(약 264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이 나무를 심거나 보호하는 사업에 투자해 자신의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는 시스템이다. NCX는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위성 이미지를 활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NCX를 통해 340만 달러 규모의 상쇄권을 구입했다. 스타트업 케레스 이미징은 항공사진과 AI 기반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적용해 농작물의 영양과 수분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농작물을 키우는 데 투입되는 자원을 최적화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밀농업 기술이다. 지난해 말에만 2300만 달러(약 276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켈리 벨처 실리콘밸리뱅크 에너지·자원 혁신 담당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이 성숙기에 도달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상황”이라며 “이런 기술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흐름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기술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라스베이거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2-01-11 03:00
佛르노, 부품 재활용해 중고차 개조…탄소 줄이고 일자리 지켰다지난해 12월 21일 오후 2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36km 떨어진 플랭에 있는 르노의 자동차 공장.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휴가 기간이었지만 대형 트럭들이 바쁘게 출입구를 오가며 공장은 활기를 띠고 있었다. 237만 m²(약 71만6900평) 부지의 이 공장은 르노그룹의 프랑스 본토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52년부터 현재까지 생산한 자동차만 1800만 대에 이른다. 전형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보이는 이곳에선 지금까지 어느 자동차 회사도 하지 않은 거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르노는 이 공장의 기존 생산라인 일부를 ‘중고차 공장(Factory VO)’으로 바꿨다. 단순히 일부 부품을 바꾸거나 새로 도색을 하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에 없던 기능이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방식의 대규모 개조가 이뤄진다. 범퍼 등은 떼어 재활용하고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재생해 사용한다. 앞으론 자동차 뼈대까지 개조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하루 180대의 중고차를 개조할 수 있는데 내년까지 연 4만5000대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방 스갈 르노 브랜드 세일즈 디렉터는 “최근 기술은 중고차를 심지어 네 번까지도 새롭게 재탄생시킬 수 있다”며 “내년까지는 운행 중이던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진과 변속기를 핵심으로 하는 내연기관차를 배터리와 모터 중심의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상 새 차를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지속가능한 자동차 제조업에 도전하는 르노의 변신은 경영 환경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엔 매출, 이익만 따졌다면 이제는 ‘당신 회사 덕분에 세상이 더 나아졌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반과 미래세대 등 모든 이해 관계자와 지구·환경에 이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해 ‘넷 포지티브’라는 책을 펴낸 폴 폴먼 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지각변동에서 뒤처지는 기업은 어마어마한 실존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사회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젊은 세대는 그들을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탄소 규제에 내연기관 車 판매 줄어…주민들 경제 버팀목 사라질까 우려르노CEO “환경 가치로 활로 모색”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대표 “인류 번영없이 기업 번창할순 없어” “극단적 기후현상이 잦아지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란 걸 다들 실감합니다. 정부가 탄소 배출이 많은 차에 과징금을 부과하니 다들 새 차 사기를 부담스러워 하죠.” 르노의 플랭 자동차 공장 일대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토마 씨는 “르노 같은 대형 자동차업체가 ‘중고차 공장’을 시도하는 게 신기하고 인상적”이라고 했다.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각종 규제 때문에 내연기관 신차 판매가 줄어들고, 수십 년간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공장이 혹시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점을 반긴 것이다.기후 재난에 거대 차 공장 지속가능성 우려지난해 7월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 폭우, 8, 9월 그리스 등 남유럽 폭염과 산불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면서 유럽에선 탄소 감축 목표를 강제하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플랭 공장 인근 카페에서 만난 40대 지역 주민 로베르 씨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이 프랑스 사회의 화두”라면서 “우리 지역 공장이 이를 선점해 나갈 수 있다면 자부심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플랭 공장이 있는 이블린주는 파리부터 흐르는 센강의 한 줄기가 지나가서 주민들은 수질 등 환경 이슈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30대 주부 마리 씨는 “아무래도 가깝게 센강이 있다 보니, 공장의 친환경적인 변화에 지역사회가 공감해주는 거 같다”고 전했다. 다만 신차보다 중고차, 전기차 개조에 집중하면서 당장은 지역 내 일자리가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플랭 공장에서 일한다는 한 주민은 “공장의 변화가 외부에서 보기보다 복잡한 문제가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플랭 공장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신차 판매보다 중고차 거래의 수요가 커지고 있고, 특히 미래 시장에서 중고 전기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고차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시장의 가치를 발견하는 전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넷 포지티브’, 모두를 위해 성장하는 기업으로신차 생산·판매에 집중하는 자동차 업계에서 르노 같은 대형 제조업체가 중고차 개조 사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르노의 시도는 지속가능한 사업 기회를 찾는 동시에 환경적 책임까지 강화하는 해법으로 풀이된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 창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그룹의 시도와 지역사회에서의 평가들은 결국 모두를 위한 성장이라는 ‘넷 포지티브’가 기업 활동에서 필수적인 상황이 됐음을 보여준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의 물줄기도 바뀌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은 2020년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투자 규모를 35조 달러(약 4경1650조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2030년에는 130조 달러(약 15경4700조 원) 이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앤드루 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대표는 “넷 포지티브는 ‘하면 좋고 안 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며 “지구와 인류, 전 생물종의 번영 없이 기업만 번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페라리 가죽 의자도 친환경 소재로 바꿔 보라뇨 伊 알칸타라 S.p.A 회장 “친환경 활동은 비용 아니라 투자”“친환경 활동은 기업에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소재 기업 ‘알칸타라 S.p.A’(알칸타라)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사진)을 지난해 12월 20일 화상으로 만났다. 알칸타라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 카의 시트와 실내 인테리어에 쓰이는 천연 가죽을 대체하는 부드러운 비단 느낌의 친환경 고급 소재로 유명해진 기업이다. 보라뇨 회장은 윤리적, 환경적 가치에 집중한 것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급 천연 가죽을 사용하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 이미지를 바꾼 과정에 대해 “처음엔 알칸타라 소재가 단순히 가죽을 대신하는 소재로 시장에서 통했지만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밀고 나가면서 동물친화의 가치를 더한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천연가죽 대신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한다는 행위 자체가 경제적인 측면이나 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정신에는 가죽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디자인, 열정, 창의력, 장인정신 등에 알칸타라의 기술을 접목했죠.” 알칸타라는 동물복지에 더해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해 왔다. 2009년 이후 계속 탄소중립 기업으로 인증받고 있다. 그는 “2009년에 탄소중립을 시행하는 것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당히 급진적이었지만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친환경 활동은 거짓이나 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보라뇨 회장은 친환경 경영에 따른 비용 부담을 묻는 질문에 “친환경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추가 비용이 들지만 결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평판이라는 보상으로 되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0년 7820만 유로(약 1050억 원)였던 알칸타라 매출은 2014년 1억2390만 유로(1670억 원), 2018년 2억420만 유로(2750억 원)로 꾸준히 성장했다. 페라리와 맥라렌, 애스턴마틴, 마세라티의 자동차 모델 외에도 삼성전자, 애플, 스와로브스키 등과 함께 제품을 만들었다. 알칸타라는 1000곳이 넘는 원재료 공급업체들까지 모두 환경, 인권, 노동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보라뇨 회장은 “2026년까지 완전히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유래 폴리머를 개발하겠다는 목표와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재활용이 우리의 중요한 미래 계획”이라고 밝혔다.넷 포지티브(Net Positive)모두에게 이로운 공존과 공정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을 뜻한다. 제품과 경영이 고객과 주주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 미래세대와 지구 환경을 포함하는 모두의 복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플랭=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2-01-03 03:00
최태원 “기업-정부 원팀… 협력체계 구축해야”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내년 차기 정부 건의 사항으로 “기업, 정부, 국회가 원팀으로 같은 목표를 지향할 수 있도록 민관합동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도전 과제들이 정부와 기업이 각자 할 일만 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26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송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반도체, 배터리와 관련된 것들은 이제 대한민국만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외교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원팀을 이루기 위해 소통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소통을 통해 반기업 정서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기업의 역할이 자리 잡을 수 있고 사회가 원하는 형태의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중요한 건 이 법이 생긴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는 것”이라며 “경제 문제는 형사적 접근보다 경제적 접근으로 해결하는 게 좋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최 회장과 SK㈜에 각각 8억 원 과징금 제재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선 “아쉽지만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대응할 부분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7 03:00
기업 절반 이상 “내년에도 현상유지가 경영 목표”“내년 투자와 채용 계획을 아직도 못 세웠습니다.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는데 가격엔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내 월급이라도 반납해야 할 판입니다.” 산업용 패킹 고무를 제조해 납품하는 회사 대표 A 씨는 새해 회사 경영 계획을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했다. 패킹 고무의 원자재인 합성고무 가격이 연초 t당 170만 원 선에서 최근 220만 원 수준까지 30% 가까이 올랐지만 대부분의 납품 업체들과 고정가격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보니 원가 부담이 커졌을 때 판매 가격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마른 수건 쥐어짜듯 비용 절감을 계속해 뭘 더 줄여야 할지 난감하다. A 씨는 “지금 같아선 내년엔 올해 수준의 현상 유지만 하더라도 큰 성공”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은 경영 기조를 ‘현상 유지’로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임금 인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불확실성이 큰 탓에 사업을 키우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인 이상 기업 243개사를 대상으로 내년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도 경영 계획의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답한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초안을 수립했다’고 답한 기업은 53.5%였다. 64.6%(157곳) 기업만 경영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경영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은 내년도 경영 계획 기조를 두고 현상 유지(53.5%)라고 대답한 경우가 많았다. 긴축 경영이라는 대답도 22.9%에 달했다. 확대 경영으로 응답한 기업은 23.6%에 불과했다. 긴축 경영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원가 절감’(80.6%)이 많았다. 경총 측은 “최근 불거진 공급망 쇼크, 원자재 가격 급등, 임금 인상과 같은 이슈로 대다수 기업이 원가 절감을 긴축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꼽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지역에서 고압가스 용기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B 씨는 “원자재인 철강 가격이 오른 데다 수급도 원활하지 않다. 모든 게 불확실해 긴축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영 계획을 세운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 및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2021년) 수준’이라는 응답이 각각 53.5%(투자)와 63.7%(채용)로 높게 나타났다. 경총은 “기업들이 올해 4%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경기회복 신호로 받아들이기보다 지난해 역성장(―0.9%)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내수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들이 경기 악화 충격파를 더 크게 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3∼20일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내년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 달 업황전망경기전망지수(SBHI)는 전달 대비 4.5포인트 하락한 79.0으로 나타났다. 80포인트 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 9월(78.0) 이후 4개월 만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산업 전체 체감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3.3, 비제조업은 76.8로 각각 전달 대비 3.1포인트, 5.2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비제조업 가운데 서비스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78.2에서 47.2로,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70.1에서 55.1로 떨어지는 등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중소기업들은 주요 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5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46.4%) △인건비 상승(44.9%) △업체 간 과당경쟁(40.1%) 등이 뒤를 이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2021-12-27 03:00
음식점 일회용품 사용 줄이는 ‘용기내 캠페인’‘용기내 캠페인’이 최근 SNS를 통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음식 포장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 ‘용기’에 담아 포장하고 이를 인증하는 챌린지 형태의 친환경 캠페인이다. 그릇을 뜻하는 용기(容器)와 씩씩한 기운을 나타내는 용기(勇氣)를 모두 연상시키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이름이다. SK지오센트릭은 ‘용기내 캠페인’의 일환으로 구성원 가족을 중심으로 다회용품 사용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Take Green’ 캠페인을 이달 1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구성원과 그 가족들이 일회용품과 비닐백 대신 다회용 용기에 음식을 포장한 인증사진을 SK지오센트릭 공식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인증 횟수, 인증사진 아이디어 심사 및 추첨을 통해 친환경 신발과 폴딩박스, 수건 등을 상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다.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도 ‘Take Green’ 캠페인에 동참했다. 8일 평소 즐겨 먹는 치킨과 분식들을 다회용 용기에 직접 포장해 인증사진을 찍어 SK지오센트릭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이번 캠페인에 앞서 SK지오센트릭은 다회용 기능성 보관 용기 및 친환경 수세미, 사회적기업 몽세누가 폐사일리지를 활용해 만든 비닐 대신 사용 가능한 업사이클링 가방 등이 포함된 ‘Take Green’ 세트를 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며 친환경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SK지오센트릭은 리사이클 기반 친환경 도시유전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작업과 함께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다회용품 사용을 장려하는 ‘Take Green’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환경문제에 관심도 많고 그 해결에 직접 나서는 MZ세대와 공감대를 위해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사내외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은 11월 말부터 ‘자연을 새로고침하는 지구 중심적’이라는 회사 모토를 디지털 캠페인으로 제작해 선보이면서 친환경 인식 제고를 위한 디지털 OX 퀴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환경 상식 및 올바른 분리배출과 관련한 퀴즈를 풀고 상품도 받을 수 있는 이번 이벤트에는 3만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만점을 받기 위한 반복 참여자가 많아 친환경 지식 공유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4 03:00
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 무상 기증한화그룹 사회활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미래세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은 물론, 문화예술 분야와 비인기 스포츠 분야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프로야구, 골프, 사격, 승마, 복싱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지원과 선수육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국내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균형 있는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발전의 공로를 인정 받아 체육훈장(백마장, 맹호장, 청룡장)을 비롯해 대한민국 체육상과 한국기자연맹이 선정한 체육상(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스포츠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기업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는 국내 대표적인 5대 메이저 사격대회 중 하나로 김승연 회장이 비인기 종목인 사격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2008년 창설한 이래 국내 최고의 전국 사격대회로 도약했으며 기업이 주최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격대회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국내사격 육성을 위하여 2002년 6월부터 대한사격연맹의 회장사를 맡아 지금까지 100억 원이 넘는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국내사격 발전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환경 관련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화 태양의 숲’은 한화그룹이 2011년 사회적 기업인 트리플래닛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에 친환경 숲을 조성해온 프로젝트 활동이다.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사막화 방지숲을 시작으로 중국, 한국 등에 지금까지 총 7개의 숲을 조성했으며, 이를 모두 더하면 약 133만 m²의 면적(축구장 180여 개 넓이)에 약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렇게 조성된 숲은 해당 지역의 사막화 방지, 수질 정화, 대기 정화, 토사유출 방지와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 해피선샤인 캠페인’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국내외 사회복지지설, 학교 등에 무상 기증하는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이다. 올해 허리케인 피해로 전력망이 파괴된 콜롬비아 라과히라 지역에 태양광 모듈을 기부하는 활동도 펼쳤다. 김 회장은 천안함 사고 희생자 유가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실질적 도움을 준 적이 있다. 희생자 46명 중 채용을 희망한 38명의 가족 중 유가족의 연령, 경력 등을 종합해 계열사에 24명이 취업했다. 천안함 유가족 채용은 물질적 지원보다는 실제 유가족들에게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4 03:00
SK하이닉스 마침내 ‘인텔 낸드’ 품었다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인수에 필요한 경쟁당국 심사를 사실상 모두 마쳤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절반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와 인텔의 합의로 시작된 9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SK하이닉스는 이후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 등에서 기업결합과 관련한 심사를 받고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3분기(7∼9월) 기준 삼성전자가 34.5%로 1위,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가 19.3%로 2위다. SK하이닉스가 13.5%로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13.2%로 4위다. 6위인 인텔(5.9%)의 몫을 가져오게 되면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19.4%로 올라 키옥시아를 앞서게 됐다. 삼성전자와 점유율을 합치면 53.9%에 달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를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이 70%를 넘는 걸 감안하면 한국이 세계 메모리반도체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3 03:00
공정위, ‘실트론 지분’ SK-최태원에 16억 과징금… 檢고발은 안해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SK실트론(옛 LG실트론) 지분 일부 인수와 관련해 8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지분 인수와 관련해 지배주주의 회사 사업 기회 유용으로 제재한 첫 사례다. 다만, 공정위는 위반 행위가 중대하지 않다며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2일 SK㈜가 SK실트론의 주식을 인수한 뒤 잔여 주식을 최 회장이 인수하게 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SK와 최 회장에게 8억 원씩 모두 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다만 “위반행위의 정도가 중대하지 않고 최태원이 SK에 사업 기회 제공을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며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15일 직접 공정위 전원회의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소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는 2017년 LG실트론 주식 70.6%를 인수한 뒤 나머지 29.4% 지분의 인수를 포기해 최 회장이 이를 취득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최 회장이 잔여 주식 인수 의사를 밝히자 SK 측이 인수를 포기하고 이사회도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 회장 개인의 거래인데도 임직원이 입찰과 계약 과정을 지원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번 사건은 경쟁당국이 기업 지배주주의 계열사 사업 기회 이용에 대해 제재한 첫 사례다. SK가 2016년 실트론의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1조1000억 원이던 기업 가치가 2020년 3조3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만큼 잔여 주식을 인수하는 게 회사에 이익이 되는데도 이를 포기했고, 최 회장의 주식 가치는 취득 당시와 비교해 1967억 원(2020년 말 기준)이 올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회사가 지배주주에게 직접 사업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사업 기회를 포기하는 ‘소극적 방식’의 사업 기회 제공을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 측은 “이사회 개최가 필요하지 않다는 법률 검토 등을 거쳤고, SK㈜는 이미 실트론 경영권을 확보해 추가 지분 인수가 별다른 실익이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K 측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의결서를 받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대응에 나서겠다”며 차후 판결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할 여지를 열어 놓았다. 공정위 전원회의 결정은 법원의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SK가 과징금 결정에 대해 불복하고 항소를 진행한다면 고등법원에서 법리 다툼이 이어지게 된다. 재계에선 이번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경영권 취득과 관계없는 단순한 소수지분 취득까지 사업 기회로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가 최 회장에게 제공했다는 사업 기회가 구체적으로 얼마의 가치가 있었는지, 지분 인수 후에 사업이 어려워졌다면 그것도 사업 기회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인데 공정위 결론에선 그 부분이 빠졌다”라고 지적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3 03:00
현대오일뱅크 4000억 들여… LNG-블루수소 발전소 건립현대오일뱅크가 4000억 원을 들여 액화천연가스(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쓰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 발전 용량은 290MW(메가와트)로 2025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생산한 스팀과 전기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내 현대케미칼, 현대쉘베이스오일 등 자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설비 증설, 현대케미칼 HPC(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신규 상업가동 등으로 대산공장의 스팀, 전기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친환경 발전소가 건립되면 대산공장 전체 전력 대비 70% 이상을 직접 충당할 수 있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위해 6월 발전 자회사 현대E&F를 설립하고 집단에너지사업 인허가를 취득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이란 전기, 열 등의 에너지를 산업시설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LNG-블루수소 혼소 발전은 다양한 탄소중립 노력 가운데 하나”라면서 “온실가스를 최대 56% 저감할 수 있는 LNG 발전소에 수소를 30% 투입하면 온실가스 약 11%를 추가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3 03:00
최태원 등 SK그룹 최고경영진 ‘CES’ 총출동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최고경영진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2’ 현장에 모일 전망이다. SK그룹 공통 관심사인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경영 로드맵을 보여주는 한편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도 함께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CES 전시 주제를 넷제로로 정하고 SK㈜, SK에코플랜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SK스퀘어, SK하이닉스, SK E&S 등 6개 계열사가 합동 전시관을 꾸린다. SK에서 주요 계열사별로 CES 전시관을 꾸린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그룹 합동 전시관을 꾸리는 것은 처음이다. 최 회장이 현장에서 탄소중립 이슈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SK그룹의 사업 및 경영 전략을 강조할 계획이다. CES 2022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최고경영진도 합류할 예정이다. 최근 SK온 대표로 경영에 복귀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친 SK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도 불구하고 이번 CES 2022를 계기로 각 사업부문 수장들의 글로벌 현장 경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CES인 만큼 각 사업 총괄들이 현지에서 대외 행사와 비즈니스 미팅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면서 “오미크론 확산 상황에 따른 일정 변경 가능성을 계속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2 03:00
코발트-흑연값 급등에… 속도 내는 폐배터리 재활용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이 글로벌 원료 공급망 위기에 대한 대응 카드로 폐배터리 활용, 수급처 다변화, 신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핵심 소재에 대한 공급망 안정이 필수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화학과 함께 최근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에 600억 원을 투자했다. 라이사이클은 배터리를 재활용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확보한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부터 10년간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니켈 2만 t을 공급받는 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30만 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폐배터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달 조직개편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담당인 BMR(Battery Metal Recycle)를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연 6만 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상업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여기에 삼성SDI도 2019년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피엠그로우에 투자한 데 이어 또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성일하이텍과의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국제 광물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리튬과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 추출 및 재활용이 원료 확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는 전기차 배터리용 정제 코발트 가격은 t당 48만2500위안(약 9000만 원), 음극재 등급의 흑연 플레이크 가격은 t당 4500위안(약 84만 원) 수준으로 올랐는데 이는 모두 2018년 이후 최고치다. 배터리 원료 주요 공급망인 중국에서 불거진 생산 불안정 등으로 인해 배터리 재활용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폐배터리 재활용 외에도 호주 등으로 원료 수급처 변화도 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의 2차전지 관련 원료광물 광산업체 QPM의 지분 인수를 통해 2023년부터 니켈과 코발트 등을 수입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경북 포항시에 연 8000t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 공장을 준공하는 등 소재 직접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20 03:00
최태원 기획 ‘아이디어 오디션’ TV방영대한상공회의소가 ‘2021년 국가발전 프로젝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된다고 16일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획한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의 방송 버전이다. 국내 각 분야 대표 기업인들이 일반 공모자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프로그램에는 최 회장과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유경 포스코엔투비 사장, 정경선 실반그룹 대표,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 김현정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부사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대한민국 아이디어리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당 방송은 19일부터 SBS를 통해서 방영한다. 이번 오디션은 최 회장이 올해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하며 내걸었던 첫 프로젝트다. 최 회장은 6월 “민간 주도로 혁신 아이디어를 모을 때”라며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첫 프로젝트로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계획을 공개했다. 민간 주도 국가발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9월까지 출품작 4704건이 접수됐다. 열띤 참가 열기에 최 회장이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방송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출품작 20여 개 중에서 ‘올해 최고의 국가발전 프로젝트’ 선발 과정을 담은 것으로 지난달 2회 촬영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17 03:00
업계최대 용량 24Gb DDR5… SK하이닉스, 샘플 첫 출하SK하이닉스가 D램 단일 반도체 칩 기준으론 업계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DDR5 제품 샘플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인 DDR5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최대 용량 제품까지 선보였다. 1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에 샘플 출하한 24Gb DDR5는 최첨단 공정인 극자외선(EUV)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4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EUV는 웨이퍼에 회로를 그릴 때 기존 장비보다 더 미세한 nm 단위 구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신제품은 기존 10nm급 2세대 DDR5 제품 대비 칩당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향상됐다. DDR D램 기존 최대 용량은 16Gb다.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 전력 소모는 기존 제품 대비 약 25% 줄이면서 생산 효율을 개선해 제조 과정에서 투입하는 에너지양을 줄였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 해당 제품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해당 제품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 이후 인공지능(AI), 머신러닝과 같은 빅데이터 처리 등 용도의 고성능 서버로 활용도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16 03:00
최태원 SK회장, 공정위 전원회의 참석, ‘실트론 지분인수’ 해명… 12시간뒤 나와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사업기회 유용’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했다. 대기업 총수가 당사자 출석을 요구하지 않는 공정위 전원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 출석했다. 남색 정장 차림에 서류 봉투를 손에 든 최 회장은 “직접 소명하러 온 이유가 무엇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말하고 입장했다. 최 회장은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곧바로 전원회의장으로 향했다. 최 회장이 참석한 전원회의 심의는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최 회장은 심의를 시작한 지 약 12시간 지난 오후 9시 45분경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공정위는 SK㈜가 2017년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지분을 100%가 아닌 70.6%만 인수하고 최 회장이 남은 29.4%의 지분을 사들인 것에 대해 최 회장이 회사 사업기회를 유용한 게 아닌지 조사해 왔다. SK㈜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진 나머지 지분을 싼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기회를 최 회장에게 몰아주기 위해 고의로 지분 인수를 포기했다는 의혹이다. SK 측은 이미 주총 특별 결의 요건인 3분의 2 이상(70%)을 확보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당시 채권단 주관 아래 공개 경쟁입찰이라는 적법한 인수 절차를 밟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분 밀어주기는 이해관계가 다른 중국 기업 등 다른 입찰 참여자들과도 공모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가 사업 전략 차원에서 혹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열사 지분 인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원회의에는 9명의 위원 중 4명이 제척·기피 사유로 빠지면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위원만 참석했다. 공정위는 위원들이 비공개로 의결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위법성 판단 및 제재 수위, 검찰 고발 여부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 결정은 법원의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2021-12-16 03:00
SK “청년 일자리, 3년간 3만2000개 창출”SK그룹이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향후 3년간 총 3만2000여 개의 청년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SK는 내년부터 채용 확대와 더불어 취약층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 등을 늘릴 계획이다. SK그룹은 주요 관계사들이 3년간 2만7000명의 청년을 신규로 채용하고 5000명 규모의 일자리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10월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희망ON 파트너십에 따라 내년부터 3년간 청년 2만70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더해 5000명 규모의 육성 프로그램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 SK그룹은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매년 6000명씩 뽑을 예정이었던 채용 규모를 연간 9000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향후 3년간 △K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인재 생태계 구축(1200명) △장애인과 취업 취약계층 등 청년의 사회진출 지원(700명) △사회 혁신적 청년 창업지원(3000명) 등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인재 채용 계약을 맺은 국내 6개 대학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로부터 올해보다 50% 늘린 150명을 내년부터 선발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사내 교육플랫폼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청년층에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 측은 “배터리 등 신규사업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인재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14 03:00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탈환… 3년 만에 인텔 제쳤다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2018년 4분기(10~11월) 이후 11분기 만에 미국 반도체 강자 인텔을 제치고 거둔 성과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1532억1400만달러(약 180조406억 원)로 전분기 대비 7.6% 증가했다. 이는 집계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상위 10대 반도체 업체의 성장률은 7.2%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209억5800만 달러(약 24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인텔은 전분기 대비 1.8% 줄어 187억8600만 달러(약 22조1300억 원) 매출을 거뒀다. 옴디아 집계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분기 매출이 인텔을 앞지른 건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초호황기에 접어들 2017년 2분기(4~6월) 인텔 매출 실적을 넘어섰지만, 이후 경기 하락 국면에 진입하자 다시 인텔에 매출 1위를 내준 뒤로 3년 가까이 2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에도 주력제품 시장 상황이 희비를 갈랐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 성장했는데 이중 낸드플래시는 187억 달러(약 22조300억 원)으로 전분기(164억 달러) 대비 1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전분기와 비교해 10.8% 증가한 99억7600만 달러(약 11조7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세계 반도체 기업 중 해당 분기 3위에 해당하는 매출 규모다. 전세계 반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를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텔은 주력 제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의 매출이 PC 시장 수요 정체와 맞물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메모리 반도체가 스마트폰과 서버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가격 상승을 이뤘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4분기 들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꺾이고 ‘반도체 겨울’이 오고 있다는 분석이 많은 편이지만, 하락 전망과는 달리 한도안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세계 1위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2021-12-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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