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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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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 로또 1등 당첨자였던 A 씨는 왜 2년 만에 돈을 날릴 수밖에 없었을까요.
금융 전문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확천금이 주어졌을 때 실패하는 이유로 '본인이 조절할 수 있는 자산의 크기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로또 당첨과 같은 큰 돈이 갑자기 수중에 들어오면 쓰고 싶은 유혹을 막기 위해서라도 돈을 부동산 임대나 금융자산 등에 묶어뒀어야 한다는 겁니다.
금융 전문가들에게 A 씨가 로또에 당첨된 2005년 7월로 되돌아가 실수령액 14억 원을 어떻게 썼어야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당시 25살인 A 씨가 마땅한 직장도 없고, 창업 경험도 없는 만큼 부동산 임대업을 추천했습니다.
김 팀장은 "집이 없었다면 거주할 집을 3억 원 내외에서 사고, 부모 형제에게 일부 나눠준 다음 나머지는 오피스텔 여러 채를 매입해 임대 수익을 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2~3억 원 정도는 펀드에 투자해 나이가 더 들어서 창업 자금으로 써도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본인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절도 등으로 소년원을 들락거린 A 씨가 제대로 공부를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본인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기회로 삼았어야 한다는 겁니다.
강 소장은 "돈을 관리할 능력이나 마음가짐이 없었기 때문에 도박이나 유흥비로 4억 원 이상을 날린 것"이라며 "본인의 실력 향상을 위한 투자 후에 나중을 위해 창업자금을 남겨뒀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A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안타까워했던 점은 주변에 어떻게 쓰라고 조언해준 멘토가 없었다는 겁니다.
경제 교육 전문가들은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돈을 어떻게 벌라는 조언은 많이 해도 어떻게 쓰라고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자녀들을 현명한 소비자로 키우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부모가 실천하면서 가르치는 경제교육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