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제적 고통 가장 심해…현대경제硏 조사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57분


국내에서 고실업과 고물가 등 경제여건악화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은 곳은 부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북지역은 영향이 제일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수석연구원은 6일 지역별 경제고통의 정도를 측정해본 결과 부산의 올 1·4분기(1∼3월) 고통지수는 9.43으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고통지수’(misery index·실업률+연간물가상승률+부도율―건설발주액증가율)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지표. 고통지수가 커질수록 실업자가 늘고 물가가 상승해 국민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짐을 나타낸다.

전국의 고통지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4분기 12.06으로 97년 4·4분기에 비해 163% 증가해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감소추세를 이어가다 작년 말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작년 1·4분기 7.52에서 올해 1·4분기 9.43으로 1위로 올라섰다. 부산은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신청 직전인 97년 2분기에는 4위였으나 98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부산에 이어 2위는 인천(8.68)이었으며 광주(8.44) 서울(8.11) 대구(7.28) 등 대도시가 전반적으로 살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북지역은 고통지수가 4.89로 가장 낮게 나타나 제일 살기 좋은 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지역은 97년 2·4분기 고통지수가 2위였으나 올 1·4분기에는 12위로 경제여건이 가장 많이 개선됐다. 경기지역도 외환위기 직후 고통지수가 2위로 급상승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돼 올 1·4분기에는 8위까지 내려갔다.

유 연구원은 “권역별 고통지수는 수도권이 높은 반면 영호남과 중부권은 상대적으로 덜 고통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부산과 경북은 경제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부산은 서비스업, 경북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경제규모보다는 중화학공업 정보 전자 산업, 신용금고 등 토착 금융기관이 발달한 지역의 고통지수가 낮았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고통지수의 격차는 지역간 위화감 등을 조성해 사회 내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역경제활성화 대책과 수도권 중심의 중앙집권체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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