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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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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의 배경=개혁국민정당 출신인 문 본부장은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과 함께 친노(親盧) 직계그룹 핵심. 문 본부장이 사견임을 전제로 발언했지만 당 안팎에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당 내에서 일고 있는 정동영(鄭東泳) 의장측과 개혁당 출신간의 노선 갈등에 따른 분화설과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이날 문 본부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당에 좋은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많아 당에 ‘무슨 짓들이냐’고 누차 얘기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는 “4년 후 진성 당원이 제대로 뽑으면 문제 많은 사람들은 걸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당 내에서는 “어떻게 만든 당인데 분당이 되겠느냐”(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시점이 빠르긴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빚어질 일”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서프라이즈 등 친노 인터넷 사이트에는 총선을 앞두고 ‘적전 분열’ 양상은 피해야 하지만 총선 이후 정리가 필요하다는 글이 벌써부터 뜨고 있다.
▽왜 분당론인가=문 본부장이 분당론을 제기한 직접적 계기는 정 의장 등 지도부가 주도한 공천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특히 유 의원은 지난달 29일 비례대표 후보 선정과 관련해 “창당 전 정당간의 합의가 이렇게 무시될 수 있느냐”며 이경숙(李景淑) 전 공동의장의 전략후보 탈락을 비난한 뒤 지도부가 추진한 조성준(趙誠俊) 의원의 비례대표 발탁을 저지했다.
여기에는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정동영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개혁당 출신의 목소리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견제 심리’가 깔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정 의장의 한 핵심 측근은 “비례대표 확정을 위한 중앙위원회의에서 개혁당 출신 인사들이 ‘정 의장에게 타격을 줘야 한다’며 몇몇 정 의장 측근 인사들을 낙마시켜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의장의 ‘60, 70대 폄훼 발언’에 대해 일부 개혁당 출신 당원들이 인터넷에서 “정 의장을 해당(害黨) 행위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분당 가능한가=정 의장측은 “보수와 진보간 이념 투쟁은 1990년대에 끝났다”며 이념 갈등에 따른 분당론을 일축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도 “정당 구조가 탈이념화로 가고 있는 만큼 이념적 잣대는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당 내에서는 정 의장이 총선 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통합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친노 직계그룹과 거리를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사태 전개에 따라 총선 후 ‘건설적 결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문 본부장이 밝혔듯이 개혁당 출신들의 궁극적 목표는 개혁세력의 정치권 진출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 토대가 굳건해지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문 본부장은 “정치발전 과정에서 정당구조가 이념적으로 분화해 가지 않겠느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도 “당장 분당은 생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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