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새 별 찾았다…아마추어천문가 이태형씨

  • 입력 1998년 11월 6일 07시 13분


우리나라 아마추어 천문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행성을 발견했다.

천문대(대장 이우백·李愚伯)는 5일 아마추어 천문가인 이태형(李泰炯·34)씨가 9월 새로운 소행성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해 국제천문연맹(IAU)으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IAU가 부여한 임시명칭은 ‘1998 SG5’. 한국인이 소행성을 발견해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가 소행성을 발견한 경기 연천 지역은 국제적으로 ‘343호 소행성 관측소’로 등록됐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군(群)에 위치한 ‘1998 SG5’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17등급 정도의 극히 어두운 행성. 6등급 이하의 별은 육안으로 관측이 불가능하다. 이씨는 직경 21㎝의 천체망원경과 CCD카메라를 이용해 열흘간 밤을 꼬박 새며 관측한 끝에 이 소행성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IAU는 이씨가 발견한 소행성의 궤도를 추적한 후 이 소행성이 이제까지 발견되지 않은 별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임시 명칭을 부여했다. 이씨는 “소행성은 늘 움직이기 때문에 그 궤도를 추적해 새로운 별인지를 확인한다”며 “공식 명칭은 IAU가 3∼4년간 별의 이동을 추적한 후 처음 발견자에게 부여할 권리를 준다”고 밝혔다.

이씨는 “한국 사람이 발견한 첫 소행성이라는 뜻에서 ‘한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처음 발견하는 게 어려웠지만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까 곧 제2, 제3의 ‘한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시절(서울대 화학과 83학번) 취미로 별 관측을 시작한 이씨는 8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별 관측 ‘붐’을 일으킨 장본인. 이씨가 89년 펴낸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은 순수 자연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20만권 이상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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