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순익, 3년새 15조→6000억… 부채는 역대 최고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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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7.2% 증가, 40만명 돌파
한전 적자 1년새 1조이상 늘어
기재부 “회계기준 변경 등 영향”


지난해 공공기관들의 순이익이 6000억 원에 그쳐 2년 연속 ‘어닝 쇼크’ 수준의 수익 감소가 이어졌다. 부채는 역대 최대치로 늘면서 부채비율이 7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이 기간 직원 수는 처음 40만 명을 돌파했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내놓은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40개 공공기관 중 국책은행 3곳을 제외한 337개 기관의 당기순이익은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7조2000억 원) 대비 90% 이상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던 2018년(7000억 원)보다 1000억 원 더 감소한 것이다. 부채 규모는 1년 전보다 21조4000억 원 늘어 역대 최대 규모인 525조1000억 원이었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156.3%로 1.1%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으로 신규 부채가 포함됐고,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이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부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회계기준이 바뀌어 공공기관의 리스 자산 사용료, 감가상각비 등이 모두 부채로 잡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계 변경에 따른 증가분(5조4000억 원)을 제외해도 부채 증가 폭은 전년보다 크다.

순이익이 감소한 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조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전까지 적자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2018년 1조1745억 원 적자를 낸 한전(연결 기준)은 지난해에 적자가 2조2635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커졌다. 1년 새 한전의 부채는 14조 원 이상 증가해 128조7081억 원으로 불어났다. 투자를 늘린 반면에 지난해 전력 수요가 줄면서 손실이 늘었다. 건보공단은 전년보다 적자를 2000억 원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3조6266억 원에 이른다. 정책금융을 확대한 주택금융공사의 부채는 8조 원 이상 늘었고, 한국수력원자력(3조4238억 원) 한국도로공사(1조3408억 원) 등도 부채 증가 폭이 컸다.

공공기관의 경영 상황은 현 정부 들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부채는 2017년까지 2년 연속 감소하다가 2018년부터 다시 늘었다. 증가 폭도 지난해(21조4000억 원)가 2018년(8조5000억 원)의 2.5배다. 순이익은 정부 첫해인 2017년(7조2000억 원)에 직전 연도(15조4000억 원)의 절반으로 쪼그라든 뒤 2018년과 2019년에는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에 머물렀다. 건강보험의 보장을 확대한 ‘문재인케어’와 탈원전, 공공일자리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를 공공기관이 떠맡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40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수는 전년보다 2만8000명(7.2%) 증가한 41만1000명이었다. 이 기관들의 신규 채용 인원은 총 3만3000명으로 2년 연속 3만 명을 넘었다. 정규직 전환을 제외한 순 신규 채용 규모(3만1000명)도 처음으로 3만 명 이상이었다. 보건의료, 에너지 분야에서 1만6000명이 증원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계속돼 지난해 1만2000명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직원은 전년 대비 580명 감소한 2만5629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3만8374명)과 비교해 3년 만에 1만2000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 / 김자현 기자
#공공기관#순이익#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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