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O-157 불안」 확산 막아야

동아일보 입력 1997-09-30 20:07수정 2009-09-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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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성 대장균 O―157공포가 쉽사리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올 들어 수입된 미국 네브래스카산(産) 쇠고기 1만여t이 이미 시중에 팔려나갔고 외화 획득용으로 들여온 5백여t은 검역조차 받지 않은 채 반입돼 관광호텔 등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수입업체 창고에 보관중인 물량에 대해서는 유통을 중단시켰으나 이미 대리점과 정육점을 통해 팔려나간 쇠고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O―157균에 의한 발병보고가 없으나 언제 어디서 지난해 일본에서와 같은 집단식중독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수입쇠고기 가공 판매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관광호텔의 식당과 쇠고기 전문음식점 등의 손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또한 학교 병원 등의 집단급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O―157균 불안증후군이 조기에 차단되지 않는다면 O―157공포는 일반가정의 식탁으로까지 번져나갈 것이며 그렇지 않아도 소값이 떨어져 울상인 국내 축산농가에도 어려움을 더해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우선 병원성 대장균 O―157균이 검출된 네브래스카산 쇠고기 가운데 시중에 방출된 물량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철저한 추적조사를 벌여 유통현황을 밝히고 소비되지 않은 물량을 조속히 회수해야 한다. 물론 이같은 일이 쉬운 일이 아니고 이미 대리점이나 식육판매점을 거쳐 일반 가정의 냉장고안에 들어가 있는 쇠고기는 원산지 파악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보건당국으로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식품위생 및 식중독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만일의 발병사태 등에 철저히 대비해 전국민이 불안에 휩싸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검역체제의 강화다. 비단 쇠고기만이 아니다. 지난 7월 이후 쌀과 쇠고기를 제외한 모든 농축산물의 수입이 사실상 전면 자유화한 상황에서 각종 병원균과 유해잔류물질 그리고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해충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검역강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도 한시바삐 선진국 수준의 농축산물 검역체제와 장비 그리고 전문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단계별로 위험요소를 중점관리하는 체제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주요 수입선에는 검역원을 현지에 보내 사전조사를 실시해 병원균에 감염된 농축산물이 국내에 반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농축산물의 안전성은 바로 국민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검역과 위생관리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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