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경기고 우승일군 '드림팀'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1분


개교 100주년 사상 첫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 정상의 감격을 일군 경기고의 뒤엔 ‘OB 드림팀 코칭스태프’가 있었다.

곽연수(33)감독과 박현영(32) 강길용(32)코치,그리고 ‘맏형’격인 신경식 인스트럭터(39).

이들은 모두 프로구단 OB베어스(현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들.

곽감독은 89년부터 94년까지 내야수로 뛰었고 박코치는 87년부터 96년까지 OB의 ‘안방살림’을 맡았었다.강코치는 지난해까지 투수로 활약하다 은퇴했다.OB 베어스의 원년우승을 이끈 신경식 인스트럭터는 ‘학다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프로야구 초창기 멤버.

이들은 지난해 9월 곽감독이 경기고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의기투합’했다.곽감독은 후배인 박현영과 강길용을 먼저 합류시킨뒤 한달후 선배인 신경식에게 “도와달라”고 ‘삼고초려’해 코칭스태프 진용을 갖췄다.

포수 출신인 박코치는 수비,투수 출신인 강코치는 투수들 조련의 임무를 맡았다.신경식은 “다 후배들인데 내가 덕아웃에 들어가면 경기하는 데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해 코치대신 인스트럭터 역할을 자처했다.

코치 진용을 짠 경기고는 막바로 강훈련에 들어갔다.1월엔 진주 연암공전에서 한달간 합숙하며 손발을 완벽하게 맞췄다.“겨울 훈련량이 어느해보다도 많았다”는 게 곽감독의 얘기.

현역시절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났던 강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자질이 뛰어난 대형투수 이동현에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전수시켜 완벽한 에이스로 키워냈고 신경식 인스트럭터는 ‘1대1’ 훈련으로 이수를 4번타자로 만들었다.

봄 훈련뒤 맞이한 첫 대회 대통령배에서 준우승한 경기고는 결국 46년 창단후 해체와 재창단의 시련 끝에 중앙무대 첫 정상을 밟았다.곽감독은 “묵묵히 따라준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며 감격해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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