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있는 어린 새, 바로 주우면 안 돼…생존 연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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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2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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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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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의 야생동물 구조 건수 535건 가운데 351건이 어미 잃은 새끼를 구조한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날지 못하는 어린 새를 발견했다면 바로 구조하는 것보단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연락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의 올 5월 야생동물 구조 건수는 535건으로, 2009년 센터 개소 이후 월별 구조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센터의 한 해 평균 구조 건수가 약 2000건인 점을 고려하면, 올 예상 구조 건수의 약 26.7%가 5월 한 달에 집중된 셈이다.

특히 이달 야생동물 구조 건수 중 어미를 잃은 새끼를 구조한 건수가 351건으로, 전체 건수의 65.6%를 차지했다. 종별로 보면 조류가 337건, 포유류가 14건이었다.

새끼 동물이 5월에 많이 구조되는 건 봄철 나들이객이나 등산객들이 이소(離巢) 단계의 날지 못하는 어린 새를 발견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소란 어린 새가 커서 둥지를 떠나는 과정으로, 보통 이 단계의 어린 새들은 서툰 비행 능력과 낯선 환경 때문에 잘 날지 못해 땅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을 잘 모르는 발견자는 고양이 등 포식자에게 공격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구조센터에 신고한다.

하지만 구조센터로 보내는 것이 어린 새를 돕는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구조된 어린 새가 센터를 거쳐 자연으로 복귀하면 생존을 위해 배워야 할 필수적인 것들을 놓쳐 야생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책 중 날지 못하는 어린 새를 발견했다면 바로 구조하는 것보단 센터로 전화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센터 관계자는 “이소 단계는 어린 새가 독립적으로 야생 세계에 발을 딛는 첫 관문”이라며 “야생에서 살아가는 필요한 것들을 습득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구조 활동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박경애 동물보호과장은 “어린 새는 특별히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야생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며 “센터에서 봄철 급증하는 야생동물 구조 및 치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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