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인트

연재

이은화의 미술시간

기사 427

구독 252

인기 기사

날짜선택
  • 로마 장군의 참교육[이은화의 미술시간]〈427〉

    로마 장군의 참교육[이은화의 미술시간]〈427〉

    붉은 망토를 두른 남자가 의자에 앉아 벌거벗은 남자를 손으로 가리킨다. 근육질의 알몸 사내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비틀고, 주변의 아이들은 그를 몰아세우며 어디론가 끌고 가려 한다. 대체 이들은 누구이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 그림은 프랑스 고전주의의 거장 니콜라 푸생이 1…

    • 2026-06-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기에 맞서는 태도[이은화의 미술시간]〈426〉

    위기에 맞서는 태도[이은화의 미술시간]〈426〉

    맹렬히 요동치는 파도 위, 돛대가 부러진 배에 흑인 사내가 홀로 누워 있다. 주위엔 굶주린 상어 떼가 맴돌고, 멀리 수평선에선 폭풍이 몰려온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사내는 구조를 요청하지도, 공포에 질리지도 않은 채 그저 먼 곳을 응시한다. 미국 리얼리즘의 거장 윈즐로 호머가 1899…

    • 2026-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달리는 존재들[이은화의 미술시간]〈425〉

    달리는 존재들[이은화의 미술시간]〈425〉

    네 마리의 말이 결승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땅을 박차고 날아오를 듯 앞으로 치닫는 말들 위로 기수들은 몸을 낮춘 채 고삐를 바짝 움켜쥐고 있다. 누가 승리할지는 예견하기 어렵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관중은 과감히 생략됐다.프랑스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가 1821년…

    • 2026-06-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이은화의 미술시간]〈424〉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이은화의 미술시간]〈424〉

    광장은 원래 시민의 공간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에서 토론이 꽃피었다면,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광장에서는 축제와 시장이 열렸다. 근대 혁명의 시대에는 민중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역사를 바꿨다. 이처럼 광장은 도시의 심장이자 민주주의의 무대였다. 그러나 20세기 화가 조르조 데 키리…

    • 2026-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부의 세계[이은화의 미술시간]〈423〉

    부부의 세계[이은화의 미술시간]〈423〉

    환하게 불 켜진 방 안에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둥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남자는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여자는 몸을 돌린 채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누른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대화도 교감도 없다. 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서늘한 냉기…

    • 2026-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대한 스승[이은화의 미술시간]〈422〉

    위대한 스승[이은화의 미술시간]〈422〉

    청출어람(靑出於藍).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난 경우는 미술사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인류사 최고의 천재로 추앙받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도 그를 길러낸 스승이 있었다. 바로 피렌체의 화가이자 조각가였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다. 스승은 언제 제자가 자신을 넘어섰음을 알아챘을까. 두 사람의 첫…

    • 2026-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곁을 지킨다는 것[이은화의 미술시간]〈421〉

    곁을 지킨다는 것[이은화의 미술시간]〈421〉

    에드바르 뭉크는 스물두 살 무렵 ‘아픈 아이’(1885∼1886년·사진)를 처음 그린 후, 40여 년간 같은 주제에 천착했다. 화면에는 병상에 누운 창백한 소녀와 그 곁을 지키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서로 손을 붙잡고 있지만 정작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무력한 순간이다. 이제 막 화가…

    • 2026-05-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선동하는 손[이은화의 미술시간]〈420〉

    선동하는 손[이은화의 미술시간]〈420〉

    낡고 빛바랜 도시의 골목길, 한 남자가 서서 누군가를 향해 격렬하게 손가락질하고 있다. 쭉 뻗은 한 손은 정면을, 다른 손은 바깥을 향한다. 크게 벌린 입과 일그러진 미간에는 분노가 서려 있다. 대체 이 남자는 누구이며 그의 손가락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쿠르트 크베르너가 193…

    • 2026-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향기로운 폭력[이은화의 미술시간]〈419〉

    향기로운 폭력[이은화의 미술시간]〈419〉

    아름다움이 살인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19세기 영국 화가 로런스 알마타데마의 ‘헬리오가발루스의 장미’(1888년·사진)는 이 역설적인 질문에 냉혹한 답을 건넨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분홍 꽃잎은 눈이 시릴 만큼 황홀하지만 그 화사한 더미 아래에서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발견…

    • 2026-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멈춤을 예감한 주유소 풍경[이은화의 미술시간]〈418〉

    멈춤을 예감한 주유소 풍경[이은화의 미술시간]〈418〉

    1940년, 에드워드 호퍼는 한적한 시골길 위의 ‘주유소’(사진)를 그렸다. 이 작품은 흔히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읽히지만, 화면을 지배하는 것은 공간적 고요다. 그러나 오래 볼수록 이 고요는 평온함이 아니라, 곧 멈춰 설 듯한 날 선 긴장감으로 다가온다. 주유소는 본래 …

    • 2026-04-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심을 통과한 믿음[이은화의 미술시간]〈417〉

    의심을 통과한 믿음[이은화의 미술시간]〈417〉

    당신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가, 아니면 믿고 싶은 것만 보는가. 허위 정보와 확증편향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믿음의 가치는 더욱 위태로워진다. 옛사람들이라고 달랐을까. 2000년 전 예수의 제자들 역시 스승의 죽음 앞에서 그토록 견고했던 믿음이 흔들렸다. 17세기 바로크 거장 카라바…

    • 2026-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앙이 된 약물[이은화의 미술시간]〈416〉

    신앙이 된 약물[이은화의 미술시간]〈416〉

    현대인에게 몸은 끊임없이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영양제로 활력을 채우고 수면제로 밤을 달래며, 질병의 고통과 불안을 잠재우려 기꺼이 화학물질에 의존한다. 우리는 스스로 건강을 관리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약물과 처방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없이는 단 하루도 온전할 수 없는 깊은 종속 상태에…

    • 2026-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욕망의 저울[이은화의 미술시간]〈415〉

    욕망의 저울[이은화의 미술시간]〈415〉

    부(富)를 향한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다면 노동 없이 얻는 부는 과연 정당할까? 16세기 화가 마리뉘스 판 레이메르스발러의 ‘환전상과 그의 아내’(1538년·사진)는 이 질문을 화폭에 담아냈다. 좁은 실내, 부부는 금화와 은화를 세는 데 여념이 없다. 남자는 저울에 동전을 올려…

    • 2026-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나는 화가다[이은화의 미술시간]〈414〉

    나는 화가다[이은화의 미술시간]〈414〉

    1548년, 스무 살의 젊은 화가가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림 상단에는 이렇게 적었다. “나 카타리나 판 헤메선이 나 자신을 그렸다. 1548년, 나이 20세.” 플랑드르 화가 판 헤메선의 ‘자화상’(1548년·사진)에는 화가로서의 자부심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당시 화가의 자화상은…

    • 2026-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폐허에서 살아남은 작은 새[이은화의 미술시간]〈413〉

    폐허에서 살아남은 작은 새[이은화의 미술시간]〈413〉

    1654년 10월 12일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화약 창고가 터지면서 도시 한복판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수백 채의 집이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 젊은 화가 카럴 파브리티위스도 서른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작업실과 작품 대부분이…

    • 2026-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