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은 마쓰카타 고지로의 서양미술 수집품을 보관하기 위해 1959년에 설립됐다. 이곳의 대표 소장품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1916년·사진)인데, 놀랍게도 마쓰카타가 모네에게 직접 구입했다. 일본인 수집가는 어떻게 프랑스 거장의 작품을 직접 매입할 수 있었던 걸까…
아이의 탄생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얀 스테인이 그린 ‘탄생 축하(1664년·사진)’는 17세기 네덜란드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아이와 엄마에 초점을 두기 마련인데, 스테인은 아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묘사하고 있다. 왜일까? 스테인은 17…
푸른 사과다. 중절모를 쓴 사내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 말이다. 잎이 달린 사과는 모자챙에 걸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공중에 둥둥 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배경에는 푸른 바다와 먹구름이 낀 흐린 하늘이 보인다. 그림 속 남자는 누구고, 사과로 얼굴을 가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인…
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영재라도 양질의 교육 과정이 없다면 재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오귀스트 클레망 크레티앙이 그린 ‘켄타우로스 키론의 아킬레우스 교육(1861년·사진)’은 눈높이 교육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
역사상 가장 현명한 왕은 누구일까? 솔로몬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왕은 누굴까? 챗GPT에 물었더니, 조선의 연산군, 로마 네로 황제, 프랑스 루이 16세 등을 알려준다. 루이 16세는 어쩌다가 가장 무능한 왕의 상징이 되었을까? 루이…
부스스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한 여성이 한 손을 뺨에 대고 있다. 생기와 초점을 잃은 두 눈은 곧 감길 것만 같다. 초상화 왼쪽 하단에는 ‘1918년 10월 28일’이라는 날짜가 선명히 적혀 있다. 연필로 그려진 이 힘없는 여인은 과연 누굴까? ‘에디트 실레의 임종’(1918년·사진)…
2022년 5월 9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안, 앤디 워홀이 그린 ‘총 맞은 세이지 블루 매릴린’(1964년·사진)이 경합 끝에 1억9500만 달러(약 2430억 원)에 낙찰됐다. 20세기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워홀이 남긴 매릴린 그림은 많다. 그런데도 이 그림이 유독…
문학은 오랫동안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19세기 영국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에게도 문학이 중요했다. 그는 특히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앨프리드 테니슨의 시를 시각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가을 잎’(1856년·사진)은 그가 27세 때 그…
강렬하다. 그림 속 임산부가 입은 드레스 말이다. 선명한 붉은색 위에 검은 줄무늬가 있어 감상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왼손으로 불룩 나온 배를 보호하고, 오른손으로는 하얀 천을 잡은 그녀, 고급스러운 복장과 인테리어로 보아 상류층 여성으로 보인다.이 그림은 러시아 화가 니콜라이 아르구…
어느 나라나 건국 신화를 가지고 있다. 신화에 따르면 한 나라나 민족의 시조는 신의 자식이거나 동물의 후예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알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는 그리스 아프로디테 여신의 후손으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프랑스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자크 루이 …
재밌고 인상적인 나무 조각이다. 세 여자, 어린 소녀, 강아지가 나란히 서 있다. 가운데 여자 얼굴엔 여성의 흑백사진이 붙어 있고, 양옆 두 여자는 얼굴이 여러 개다. 모두 눈은 크게 뜨고 있지만 입은 꼭 다물었고, 상자에 갇힌 듯이 포즈가 뻣뻣하고 부자연스럽다.‘여자들과 개’(196…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의자에 앉은 채 탁자에 몸을 엎드리고 있다. 깜박 잠이 든 걸까? 잠시 쉬고 있는 걸까?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창문 커튼이 닫혀 있는 걸로 보아 동이 트지 않은 새벽이거나 늦은 밤으로 보인다. ‘지친(1895∼1900년·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반 고흐가 그린 ‘아이리스’(1889년·사진)를 보면 나태주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꼭 시인의 마음으로 그렸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고흐는 분명 이 꽃들을 자세히 오래 관찰한 후 애정을 담아 화폭에 옮겼을 것이다. 고흐가 이 …
크고 파란 눈, 오뚝한 코, 붉은 입술, 맑고 흰 피부. 한눈에 봐도 이목구비가 선명한 미인이다. 짙은 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핀으로 고정한 희고 커다란 두건을 쓰고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녀는 대체 누구이고 왜 저리 큰 머리 장식을 했을까? ‘젊은 여…
8월을 좋아했던 걸까? 독일 화가 아우구스트 마케는 1월생인데도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우구스트는 독일어로 8월이란 뜻이다. 마케는 20대 이른 나이에 바실리 칸딘스키와 함께 독일 표현주의의 주요 화가가 되었다. ‘서커스’(1913년·사진)는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