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싸움에 의원 등 터진다…국립현충원 관할권 다툼

입력 2005-05-04 03:51수정 2009-10-0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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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전쟁.’

국립현충원의 관할권을 놓고 국가보훈처와 국방부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두 부처를 감시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전국 7개의 국립묘지 중 국립현충원(동작동 국립묘지)과 대전현충원은 국방부가, 4·19묘지와 3·15묘지, 5·18묘지 등 3곳은 보훈처가, 포항 호국용사묘지 등 2곳은 재향군인회가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는 지난달 25일 국립묘지 관할권을 보훈처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의결했다. 보훈처와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후(死後) 관리는 당연히 국가보훈처가 해야 한다”며 “군인 묘지가 따로 없는 다른 국가에서도 보훈처가 국립묘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국방부와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보훈처로 관리권이 넘어가면 행사 진행을 하는 군 요원을 배치할 수 없다. 이들은 일선 군부대로 복귀할 것이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방부가 관리하지 않는 현충원 군인 배치는 근거가 없다는 것.

실제 국방부가 군 요원을 철수하면 민간 용역회사에 관리를 맡기게 돼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국립현충원에는 의장대 군악대 행사진행요원 등 400여 명의 군 인원이 배치돼 있다. 그러나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군인들에 대해 파견명령을 내리면 되는데 국방부가 관리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억지를 쓴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립현충원을 놓고 두 정부 부처와 의원들이 대립하는 이유는 1급(국립현충원장) 관서를 차지하겠다는 ‘밥그릇 싸움’ 성격도 짙다. 국립현충원에는 원장 및 대전현충원장(2급) 등 모두 144명의 공무원이 근무하는 만큼 두 부처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산하단체인 셈이다.

두 상임위 소속 의원들까지 나서 논란을 벌이자 여야 지도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은 일단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보류시켰다.

또 국방부도 국립묘지 관리에 관한 자체법안을 6월 임시국회 때 제출키로 했다. ‘묘지 전쟁’은 ‘호국의 달’인 6월 승패가 판가름 날 것 같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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