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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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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대표 “개각 건의 시기 아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내정되면서 지난해 한나라당의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당선인과 힐러리 의원은 ‘성(性) 대결’을 시작으로 경선에서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였다. 전직 대통령의 딸인 박 전 대표와 전직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의원은 ‘퍼스트레이디’였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사람은 또 ‘친박(친박근혜)’, ‘클린턴 사단’으로 표현되듯 양 진영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박 전 대표와 힐러리 의원의 깨끗한 경선 승복은 양국의 정권 교체 과정에서 모두 돋보인 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친박 진영에선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인사를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박 전 대표를 포용하려 한 흔적은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회 안팎에서 ‘탕평 인사’ 얘기가 고개를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최근 “전 정권 인사라도 능력이 있으면 기용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은 이 대통령에게 통합의 리더십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개각 때 전격적으로 친박계 의원을 입각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없지 않다. 오바마 당선인의 포용 인사정책이 앞으로 있을 개각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당장 개각이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3일 한 TV에 출연해 “개각을 할 것이냐, 폭은 얼마나 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건의는 할 수 있지만 현재는 건의할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