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 기여도’와 공천은 별개?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최구식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려는 강재섭 대표에게 소명 자료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최구식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려는 강재섭 대표에게 소명 자료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 심사기준 대선 前과 달라 논란

16代보다 득표율 10%P 이상 높인 당협위장

12명 중 고조흥-안홍렬-송인국 등 8명 탈락

10%P 이상 떨어진 21곳은 11명이나 생존

탈락의원 “다음 大選땐 누가 열심히 뛰겠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지역구 의원과 당협위원장, 시도당 사무처장 등에게 “지역에서 득표율을 올리는 데 매진하라”고 지시하면서 대선 결과를 총선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본보가 16대와 17대 대선 득표율을 17대 총선 지역구 기준으로 환산해 득표율 차이를 비교한 결과, 이런 말은 공천 결과 ‘공염불’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천에서 현역의원을 포함해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은 113곳, 공천 받은 지역 116곳, 당협위원장 공석과 선거구 조정 등으로 분석이 불가능한 곳이 14곳이었다.

당협위원장이 공천 받은 지역구를 분석한 결과 17대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득표율이 16대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에 비해 평균 0.7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의 경우 대선 득표율이 평균 1.2%포인트 더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즉 공천을 받지 못한 당협위원장이 대선 성적표가 평균적으로 더 좋았다.

이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 관계자는 17일 “대선 기여도 외에 (공천 기준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득표율 10%포인트 이상 올린 지역구 66.7% 교체=이번 대선에서 16대 대선에 비해 득표율을 10%포인트 이상 올린 12개 지역구 중 8개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떨어졌다.

16대 대선에 비해 17대 대선 득표율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경기 포천-연천(16.8%포인트)의 경우 고조흥 의원이 떨어지고 김영우 후보가 공천받았다. 서울 강북을(11.5%포인트 상승)과 울산 동구(11.5%포인트 상승)의 경우에도 안홍렬, 송인국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대선 득표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조현근(경기 남양주을), 최수영(서울 성북을), 박계동(서울 송파을), 안형준(경기 남양주갑) 당협위원장도 공천에서 떨어졌다.

반면 16대 대선에 비해 득표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21개 지역구 중 11개 지역구에서 당협위원장이 그대로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떨어진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16대에 비해 대선 득표율이 37.4%포인트나 떨어졌지만 그대로 공천받았다.

▽충남, 경남 불일치 특히 심해=지역별로는 특히 충남과 경남 지역이 대선 때 성적표가 나쁜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10개 지역구 모두가 16대에 비해 당 득표율이 떨어진 가운데 특히 많이 떨어진 지역구 상위 5곳 중 4곳이 그대로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받은 반면, 적게 떨어진 상위 5곳은 모두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대선 성적표가 나쁠수록 공천을 많이 받은 것이다. 경남의 경우 대선 성적표가 가장 좋은 상위 3곳(김해을, 양산, 거제)의 당협위원장이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다. 서울의 경우 득표율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강북을, 성동갑, 성북을, 송파을)과 가장 적게 오른 지역(강서을, 영등포갑, 마포갑) 모두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떨어져 대선 성적표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에서 대선 득표율 상승폭이 가장 컸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고조흥 의원은 “대선 때 4000여 명의 홍보위원을 구성해 선거 운동에 매진했다”며 “전국에서 당 기여도가 최고인데도 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누가 당을 위해 뛰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기자

16대에 비해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득표율 가장 많이 오른 10곳
지역17대-16대 득표율당협위원장공천자
경기 포천-연천16.8%p*고조흥김영우
서울 강북을11.5%p *안홍렬이수희
울산 동구11.5%p*송인국안효대
경기 광주10.9%p정진섭정진섭
경기 남양주을10.8%p*조현근김연수
경기 성남 중원10.6%p신상진신상진
서울 성동갑10.5%p*김태기진수희
서울 성북을10.4%p*최수영김효재
경기 양주-동두천10.1%p김성수김성수
서울 송파을10.1%p*박계동유일호
*교체된 당협위원장

16대에 비해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득표울 가장 많이 떨어진 10곳
지역17대-16대 득표율당협위원장공천자
충남 홍성-예산-37.4%p*홍문표홍문표
경남 사천-17.8%p *이방호이방호
경남 진주을-17.1%p*김재경김재경
경남 진주갑-16.5%p최구식최진덕
경남 의령-함안-합천-16.3%p김영덕조진래
경남 남해-하동-15.7%p박희태여상규
경남 마산갑-15.3%p*이주영이주영
경남 통영-고성-14.5%p김명주이군현
경남 밀양-창녕-14.2%p김용갑조해진
경남 마산을-14.1%p*안홍준안홍준
*재공천된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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