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청와대,『검찰-언론 강경대응』발언 속출

  • 입력 1997년 5월 9일 20시 08분


청와대가 급속하게 난기류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한보자금 수수의혹과 金賢哲(김현철)씨의 대선자금 잔여분 관리의혹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9일 청와대내에서는 「강경대처론」과 「벼랑끝 위기론」이 갈피를 잡기 힘들만큼 복잡하게 뒤엉켰다.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金瑢泰(김용태)비서실장실에 모여 40여분간 야당 검찰 언론을 집중 성토했다. 모임에서는 『최근 야당 검찰 언론의 자세에는 사회체제의 틀을 흔들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 같다』 『어떤 수단을 쓰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경발언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이 끝난 뒤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가만히 맞고만 있었지만 정말 파국으로 상황을 몰고 가자는 거냐. 검찰도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검찰수사진척과 언론보도내용에 대해 「무반응」으로 일관했던 것과 비교하면 뭔가 크게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청와대 저변에서는 「벼랑끝에 몰렸다」는 위기의식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는 느낌이다. 한 관계자는 『이제 대(對)국민담화 수준에서 시국을 풀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며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통령은 아직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며 『현철씨의 사법처리 이후 여론동향을 지켜보며 수습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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