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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시진핑 3연임 위해 초강력 봉쇄…“출근해야 먹고 산다” 시위[글로벌 포커스]

입력 2022-04-02 03:00업데이트 2022-04-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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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다다른 中 ‘제로 코로나’ 정책… 지난달 상하이 등 잇단 봉쇄
6600만명 사실상 집에 감금… “영구차 봤다” “요양병원 환자 속출”
온라인에 목격담 속속 올라오지만, 당국 ‘사망자 0명’ 은폐 급급 비판
시진핑, 10월 3연임 노리지만, ‘제로 코로나’ 폐기 땐 실패 용인
방역요원이 음식 배달 1일 중국 상하이 서부 징안구에서 보호 장비로 무장한 방역요원이 ‘노인을 위한 음식 배달’ 문구가 적힌 카트에 음식을 담으며 배달 준비를 하고 있다. 방역요원 뒤로 ‘출입 금지’를 뜻하는 긴 테이프가 설치돼 있다. 상하이 당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상하이를 봉쇄하고 시민 25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상하이=AP 뉴시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 후 2년간 단 1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을 고수했지만 최근 주요 대도시의 빗장을 속속 잠그는데도 감염자 증가를 막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에만 남부 광둥성 선전(인구 1700만 명), 동북부 지린성 전체(2400만 명), ‘경제 수도’인 2대 도시 상하이(2500만 명)를 잇달아 봉쇄했다. 무려 6600만 명을 사실상 집에 감금했는데도 하루에 8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불과 2개월 전인 1월 31일에 중국 전체의 확진자가 28명에 불과했던 것과 큰 차이다. 특히 상하이에서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여럿 발생했지만 당국이 은폐에 급급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사실상 코로나19와의 동거를 택해 속속 방역 기준을 완화하는데도 중국만 봉쇄 위주의 강도 높은 대책을 고수하는 배경 뒤에는 10월로 예정된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있다. 그는 중국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미국 등 서구 주요국보다 적다는 이유로 줄곧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가 서구 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즉, 방역은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최초의 장기 집권을 시도하는 그가 내세운 핵심 성과다. 제로 코로나를 폐기해 확진자가 늘어나면 사회주의 체제의 패배를 용인하는 셈이고 자신의 통치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방역 성과를 선전전에 이용하며 장기 집권의 도구로 써 온 시 주석이 스스로의 덫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우한서 상하이까지 ‘제로 코로나’ 고수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중국식 봉쇄 모델은 코로나19가 처음 대규모로 발발한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됐다. 중국은 2020년 1월 23일부터 같은 해 4월 7일까지 무려 76일간 인구 1100만 명의 우한을 비롯해 후베이성 전체를 완전히 격리하고 주민 전체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6월 수도 베이징의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자 베이징을 봉쇄하고 시민 1000만 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시행했다. 랴오닝성 다롄,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등에서도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확산할 때마다 강력한 봉쇄와 격리를 실시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인구 1000만 명의 허베이성 스자좡을 21일간 봉쇄했다. 약 10개월 후에는 확진자 1명이 다녀갔다는 이유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관람객 3만4000명을 사실상 감금한 채 전수 검사를 실시해 서구 언론으로부터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도 인구 1300만 명의 산시성 시안을 33일간 완전히 틀어막았다.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했음에도 봉쇄는 계속됐다. 중국은 지난달 13일부터 닷새간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인 광둥성 선전을 봉쇄했다. 코로나19 발발 후 중국이 1선 도시를 폐쇄한 것은 처음이다. 1선 도시는 중국 경제와 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도시로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일컫는다. 선전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이 있어 봉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전면 봉쇄를 피해 갈 순 없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2대 도시 상하이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26일만 해도 “시민 불편, 경제 악영향 등을 우려해 시를 봉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뒤집고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전격 봉쇄를 발표했다. 인구 2500만 명의 초거대 도시를 틀어막은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당국 관계자가 상하이 수산시장의 물고기를 상대로 면봉을 넣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 모습까지 올라오고 있다.

상하이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내 요양병원 곳곳에서 최소 100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사망자도 여러 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당국이 봉쇄 이후 상하이 사망자를 ‘0’으로 발표하며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도 ‘상하이에 거주하는 조부모가 최근 양로원에서 숨졌다’ ‘병원 앞에 영구차가 주차된 것을 봤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당국은 1일 “당초 예정된 봉쇄가 끝난 후에도 핵산 검사에서 확진자가 나온 구역은 추가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상하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5일 이후에도 구역별 봉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방역 선전전, 열악한 보건 인프라 등이 이유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이면에는 서구와의 자존심 경쟁, 열악한 보건 인프라 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발 후 줄곧 서구 일각으로부터 전염병의 발원지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아예 코로나19라는 명칭 대신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반중 정서에 불을 붙였다. 중국은 그럴 때마다 중국이 서구 주요국보다 훨씬 낮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중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서구보다 훨씬 적은 것은 사실이다. 1일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중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5만 명, 4600명 수준이다.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8100만 명, 100만 명이 넘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선진국 또한 모두 2000만 명이 넘는 누적 확진자와 10만 명이 넘는 누적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서구 지도자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국민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런민대 금융연구원은 2만3000자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세계 최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국’이라고 비판했다. 반(反)과학적 상식으로 일관한 방역 정책, 범람하는 가짜 뉴스 등의 인재(人災)로 미국인의 시신이 산더미같이 쌓였다고 주장했다.

서구 백신에 비해 효력이 떨어지는 중국산 백신, 열악한 의료 인프라 등으로 중국이 확진자 급증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국영 제약사 시노백과 시노팜을 통해 백신을 자체 개발했다. 죽은 바이러스 입자를 이용해 인체의 면역 체계를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효과를 보는 ‘불활성 백신’이다. 반면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 미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가공해 투입하면 인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은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 및 유통이 수월하지만 mRNA 백신에 비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화이자 백신은 95%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시노백은 51%에 그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능력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후된 의료 체계, 의료 인프라의 도농 격차 또한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중환자실 병상 수는 인구 10만 명당 4.37개다. 미국(35개), 독일(29개) 등과 비교할 때 훨씬 낮은 수준이다. 중환자가 발생했을 때 치료 가능한 병상이 매우 부족한 셈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북동부 지린성, 남서부 광시성 등의 중환자실은 인구 10만 명당 3개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이들이 곧바로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중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이 서방과 같은 개방 정책을 수용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며, 이는 중국 의료 체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전국적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문제는 경제
상하이 마트 텅 빈 진열대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 한 마트의 텅 빈 진열대 앞에 선 고객들이 얼마 안 남은 나머지 상품을 고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 새벽까지 상하이를 동서로 나눠 각각 4일간 단계적으로 봉쇄했다. 당국이 황푸강을 중심으로 상하이 동쪽을 먼저 봉쇄하자 아직 봉쇄가 되지 않은 서쪽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하면서 마트 진열대가 텅텅 비었다. 상하이=AP 뉴시스
중국이 2년간 제로 코로나 전략을 펼 수 있었던 것은 경제력이 버텨줬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한 2020년 1분기(1∼3월)에는 ―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 반등에 성공해 2020년 전체로는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당시 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었다. 중국 경제는 2021년에도 8.1%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올해도 5.5% 내외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고강도 봉쇄 정책이 계속되면 이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받아 올해 1분기 성장률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예상치보다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0.7%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경제가 발전한 상하이와 선전 등의 코로나19 대확산이 서비스, 물류, 소비 등 산업의 전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고 평했다. 벤저민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중국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제가 방역으로 인해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대규모 감염이 자주 발생할수록 중국 경제가 악영향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잦은 봉쇄로 인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선전 봉쇄 당시 일부 주민은 반대 집회를 벌였다. 당국이 전 국민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 ‘출근을 해야 먹고살 수 있다’며 일방적 봉쇄만 고집하는 당국을 비판했다. 우판(吳凡)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 역시 지난달 26일 “상하이는 상하이 시민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 경제 발전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고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봉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 당 대회가 끝나야 출구전략 가능
전문가들은 중국이 10월 공산당 20차 당 대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원 교수는 “당 대회를 앞둔 시 주석에겐 경제보다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이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다 제거하려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을 발전시켰다. 이에 필적할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데도 둘 못지않은 권력을 누리려는 시 주석에게는 작은 위기나 국민 불만도 정당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더욱 코로나19를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경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또한 “방역 성공을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서구의 비판을 상쇄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이용했기 때문에 스스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당분간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언제까지 이를 고수할 수는 없는 만큼 조속히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하이 봉쇄는 제로 코로나 전략의 효용이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구를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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