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오래 한다고 생산성 높아지나” 日기업, 야근문화 퇴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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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에 따라 일본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단축시켜 직장인의 야근 문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Itochu)는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친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복사기 제조업체 리코(Richo)는 오후 8시 넘어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4시간 탄력근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은 “근무 시간이 짧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하는 게 반드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봇 생산업체 화낙(Fanuc)은 후지산 기슭에 자리 잡아 접근이 불편한 본사 사옥에 체육관을 두 배로 늘리고 테니스장과 야구장을 짓고 있다.

FT는 “정부의 개혁이 기업들의 노력을 떠받치고 있다”며 공무원들도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은 10월부터 오후 10시 이후로는 일을 할 수 없다. 당초 후생노동성은 사무실 불을 꺼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와 별개로 일본 정부는 1년에 최소 5일간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주 제출했다. 이 법안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고소득 연봉자들에게 근무시간보다는 성과에 따라 보수를 주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성과를 위해 장시간 근무를 하게 만들 것이라는 반대론에 부딪혔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일본의 노동여건 개선 노력들은 대체로 실패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일본의 과로사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의 새 정책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 등 일본의 오랜 기업문화를 없애고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또 특히 젊은층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에서 ‘평생 직장’ 개념이 없어짐에 따라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신입사원 가운데 3명 중 1명은 3년 안에 직장을 바꾸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여행업체 익스피디아(Expedia)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세계 24개국 7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 직장인들은 20일의 휴가 중 절반을 사용해 한국 다음으로 휴가를 적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 프랑스 근로자들은 휴가 30일을 모두 이용했다. 영국 직장인들은 26일 중 25일을 썼다. 한국 직장인들은 15일의 휴가 중 7일을 써 가장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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