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南-北-中 외교전 실무 주역들

  • 입력 1997년 2월 15일 20시 19분


[북경〓황의봉 특파원·공종식 기자황] 長燁(황장엽)북한노동당 비서의 망명요청 사태를 둘러싼 중국과 남북한의 3각 외교전이 본격화되면서 협상팀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사안의 성격상 3개 당사국의 총력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일선에서 맞부딪치는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비상한 관심사다. 현재 남북 양쪽이 집중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대상은 중국측 협상책임자인 唐家璇(당가선·59)외교부 부부장. 북경대 출신으로 일본대사관 2등비서에서 공사까지 역임한 일본통이다. 韓中(한중)수교 교섭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대(對)한반도정책은 일단 당부부장을 거쳐 입안되고 실행에 옮겨져 왔다. 그만큼 한국문제에 정통하다. 이번 황의 망명을 둘러싼 교섭에서도 실무 협상팀장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남북한 주중(駐中)대사의 카운터 파트. 王毅(왕의·44)외교부 아주사(亞洲司)사장(국장급)도 당부부장에 이은 협상 핵심멤버. 당부부장과 마찬가지로 일본 대리대사를 지낸 일본통으로 지난 95년 아주사 사장에 오른 중국외교부내 최연소 국장그룹의 일원이다. 문화혁명후 시험을 거쳐 대학에 진학한 첫세대로 합리적이라는 평. 이외에도 寧賦魁(영부괴)아주사 부사장과 田寶珍(전보진)아주사 처장(과장급) 등 김일성대 출신으로 한국어에 능통한 외교부 간부들이 실무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협상팀은 鄭鍾旭(정종욱)주중대사와 한국에서 급거 날아온 金夏中(김하중)외무장관특보 그리고 文俸周(문봉주)주중 정무공사를 중심으로 진용을 짰다. 정대사와 문공사는 당 부부장 등 중국외교부 인사들과 일상적인 접촉을 유지해 왔으나 황의 망명요청이 밝혀진 이후 중국측이 면담 자체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애를 태우고있다.김특보는 92∼95년까지 주중공사를 지낸 데 이어 외무부 아태국장을 역임, 중국외교부에 발이 넓은 편. 북한측 협상팀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14일과 15일에 걸쳐 협상지원팀이 대거 도착했으나 이들의 정확한 직급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단 북한대사관에서는 朱昌駿(주창준)대사와 宋鳳煥(송봉환)공사가 대중(對中)협상의 고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올해 75세인 주대사는 10년째 주중대사직에 재직중이어서 중국의 당과 정부 등에 인맥이 넓다. 군장성출신이며 金正日(김정일)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황의 망명사태로 입지가 좁아져 이번 협상에 얼마나 발언권이 있을지 의문이다. 북경의 일부관측통들은 황의 망명사태가 북한으로선 워낙 중차대한 사안이어서 평양에서 파견된 당정의 고위급이 협상을 주도하거나 막후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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