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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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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日 증시는 폭락… 환율 20.5원 올라
《2008년 10월 한국의 금융시장은 불감증(不感症)에 걸렸다. 정부는 연일 충격요법에 가까운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뿐 흐름을 돌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와 적극적 재정정책을 예고하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도 27일 증시는 장중 한때 900 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시장은 냉담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에 쫓긴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주식을 대량 매도했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물론 이날 국내 증시는 연기금의 대규모 지원 매수 덕분에 소폭 반등하는 등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선방(善防)한 측면도 있다. 채권 값은 정부 및 한은의 대책에 화답하며 상승했고 대출, 예금 금리의 급등세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을 가장 힘들게 했던 외국인의 자금회수를 막지는 못했다. 지금 국내 증시는 이들의 공격적인 매도 주문만 있을 뿐 이를 받아줄 매수 세력이 연기금 외에는 없어 수급구조가 무너진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70포인트(0.82%) 오른 946.45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 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960대 중반까지 반등했지만 개인과 외국인 모두가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며 순식간에 9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장 후반 연기금 중심으로 5000억 원이 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아시아 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한 데 영향을 받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가 지난 주말보다 각각 6.32%, 14% 내렸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6.36% 떨어진 7,162.90엔으로 장을 마쳐 1982년 10월 7일 이후 2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날 유럽 증시는 5%대 안팎 하락한 채로 개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오후 11시 10분 현재(한국 시간) 유럽 주요 증시는 1∼3%대 하락한 채로 거래됐다.
금통위는 또 이날 중소기업 정책금융 성격의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연 3.25%에서 연 2.50%로 인하하고 통화옵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 중소기업에 외화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25조5000억 원 중 일부를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방식을 통해 매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50원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한 144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1998년 5월 18일(1444.0원) 이후 최고치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1546.09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