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 외환시장 표정]당국-외환딜러 『대책이 없다』

  • 입력 1997년 12월 10일 20시 27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일 외환시장이 열린 지 약 35분만에 하루 상승제한치까지 오르면서 거래가 중단되자 한국은행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당황한 표정. 한은 국제부의 한 관계자는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아 환율이 오르고 있지만 가수요 때문에 섣불리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외환딜러들은 거래가 일찌감치 중단되자 기업이 필요한 실수요를 한은으로부터 공급받기 위한 업무만을 하면서 『달러당 원화 환율이 2천원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며 공포감에 휩싸였다. 또 환율이 폭등하면서 거래기업들로부터 환율전망 등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으나 대부분의 외환딜러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누가 환율을 예상할 수 있겠느냐』며 아예 답변을 하지 못했다. 외환딜러들은 특히 『외환시장의 공황은 계속해서 실기(失機)를 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를 성토하는 분위기 일색이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외환시장의 흐름을 알지 못하는 정부가 외환정책을 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흥분했다. 그는 『정부가 일부 종합금융사들을 업무정지시키면서 콜자금을 제공한 금융기관들이이 자금을찾을 수 없게 한 것은 아예피(자금)가흐르지 않게 혈관을 묶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가 연내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들여오기로 한 달러화는 연말까지의 수요를 감안할 때 「코끼리 비스킷」에 불과하다』며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정부 버릇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비난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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