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심재철]‘수돗물 안심하고 마시기’ 캠페인 펼쳐야

  • 입력 2005년 12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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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 동창들과 북한산에 올랐다. 산 중턱 약수터에서 친구가 건넨 바가지의 물을 무심코 마셨다. 그런데 그 옆을 보니 ‘대장균 검출’이란 빨간 글씨와 함께 식수로 부적당하다는 수질검사표가 붙어 있었다. 대장균이 들어 있는 약수나 계곡 물을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다고 믿어 온 것이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년 동안 나름대로 ‘수돗물은 식수로 안전하다’는 점을 꾸준히 홍보해 왔다. 서울시는 “한국 원수 수질이 세계 8위이고 일반세균, 대장균, 납, 비소, 수은, 암모니아성질소 함유 등 무려 55가지 수질검사에서 적합성 판정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한다. 그럼에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최근 언론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는 응답자는 조사대상 300명 가운데 고작 2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외국에선 과연 어떨까. 영국의 수돗물 음용률이 평균 86%이며 미국 56%, 프랑스 47%, 일본도 35%나 된다. 서울시 수돗물의 탁도는 안전기준치(0.5NTU)보다 훨씬 낮은 0.11NTU인 반면 영국 런던의 수돗물은 서울시 기준치의 8배인 4NTU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서울 시민은 극히 소수만이 수돗물을 마신다.

수돗물에 대한 이런 불신과 오해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원인인 듯하다. 하지만 언론학회 연구에 따르면 수돗물 관련기사를 자주 읽은 독자일수록 수돗물에 대해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신문 보도가 수돗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로잡아 나가는 데 중요한 지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불신과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다매체 공익캠페인’도 전개해 볼 만하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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