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갈릴레이 종교재판 빗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7일 12시 05분


국힘 당무감사위 중징계 권고에 “지구는 평평하다라고 얘기하라는 것”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앞서 당내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권고한 데 대해 “저한테 ‘지구는 평평하다’고 얘기하라는 것”라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비판했다. 당무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당과 당원을 폄하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벌인 뒤 징계를 권고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의 전날 ‘들이받는 소’ 발언에 대해선 “극단적인 표현”이라며 “본인이 본인을 당무감사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동아일보 유튜브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당무감사위의 결정에 대해 “예상은 했다”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본인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글에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징계를 강행하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왜 징계에 들어갔는지, 누가 문제 삼은 건지에 대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발표) 전에 윤리위원회에서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 그러자마자 표적 감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의 발표를 보니 (저의) 답을 읽어 봤나 생각했다”며 “예를 들면 ‘왜 소극적 침묵으로 우리 당대표를 보호하지 않았나’ 이런 얘기가 있는데, 소극적 침묵으로 당대표를 보호하지 않은 게 죄가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당했다”며 “주류였던 보수정당의 수준이 왜 이렇게 됐나. 침통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무감사 위원의 명단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무감사 위원들이 누군지 모른다”며 “어떤 분들이 소명서에 대해 어떤 의견을 보였고, 누가 얼마를 구형했고,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공개 재판하도록 돼 있는데, 저에 대해 2년 중징계 권고를 내리면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내렸는지 저는 모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뭐가 무서워서 신원을 숨기느냐”며 “신원을 숨기는 건 사전에 찾아가서 ‘나를 좀 봐주세요’ 로비를 할까 봐 그러는 건데, 이미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거리낄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언제부터 우리 당에 대해 애정을 갖고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가 징계 권고를 결정하기 전 김 전 위원에게 ‘당협위원장으로서 언더 찐윤(진짜 친윤석열) 등 찐이라는 비속어를 사용한 게 적절했다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한 데 대해선 “저는 (당무감사위의 주장을) 단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에 대해 간신히 당선된 것 등 모욕적인 표현을 했다’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의 주장과 관련해선 “한동훈 전 대표와 김기현 전 대표는 1차에서 당선됐다. 장 대표는 2차까지 가서 간신히 된 것”며 “사실을 얘기하는 데 그게 어떻게 대표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러면 뭐라 하나. 어마어마한 표 차로 당선됐다고, 넉넉하게 당선됐다고 얘기해야 하나”라며 “제가 그걸 보면서 너무 웃음이 났다. 법정에 가서 이런 식으로 주장하면 재판장이 웃을 것”이라고 했다. “‘공천이라도 받아봐야 하니까 당에 잘 보여야 겠다’ 이렇게 하는 게 옳지 않지 않느냐”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에 회부돼 ‘너 왜 지구가 둥글다고 해. 신성을 모독했어’라며 ‘(지구가 둥글다는 걸) 부인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그래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구는 평평합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나오면서 한 유명한 얘기, ‘그래도 지구는 돈다.’ 이분들(당무감사위 위원들)은 저한테 ‘지구는 평평하다’고 얘기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자기 당을 희생양 삼았다’는 당무감사위의 주장에 대해선 “그 비판은 장 대표에게 돌아가야 한다. 장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당원들을 장외로 끌어 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을 향해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다”며 “비판은 장 대표에게 하라“고 말했다. 이어 “닭의 목을 비튼다고 새벽이 안 오는 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강압적 겁박에 의해 좌초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에 대해 “당무감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도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은 부정선거에 대해 왜 그것이 부정선거가 아니냐라는 입장으로 안다. 또 계엄이 잘못된 게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탄핵을 받은 비상계엄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도 할 자격이 없는 분”이라며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을 임명한 장 대표도 거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정치적 지능이 어떻게 된 것이냐,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장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전직 당대표를 고름으로 비유했다”며 “이거야말로 모멸적 표현”이라고 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