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또 버럭…식약처 국장에 “용어 구분 못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6일 17시 38분


집행유예-기소유예 혼동에 “허, 참”
어물쩍 답변한 마약퇴치본부 이사장엔
“주로, 이런 식으로 표현 말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2025.12.16.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2025.12.16.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생중계 업무보고에서 답변하며 “주로”라는 표현을 쓴 마약퇴치 운동본부 이사장에게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헷갈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장에게는 “(용어를) 구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기 전 최근 ‘생중계 버럭’ 논란을 의식한 듯 “모르면 모른다고 해도 된다”고 분위기를 풀며 다독였지만, 일부 보고에서 답답한 답변이 이어지자 결국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업무보고에서 서국진 마약퇴치 운동본부 이사장에게 “재활교육 교육 대상자가 마약교육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대상자만 교육한다고 쓰였다. 집행유예나 수감됐던 사람들은 관리 안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서 이사장은 “관리한다. 우리 재활센터에서 교도소하고 법무부, 보호관찰소와 협력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재소자 교육’에 대해 의무적이냐 선별적이냐고 묻자 서 이사장은 “저희가 각 지역에 17개 센터가 있는데…”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말을 자른 뒤 “결론부터”라고 주문했다.

이에 서 이사장은 “(재소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마약퇴치 운동본부가 다 맡아서 하냐”고 물었고, 서 이사장은 “보호관찰소와 나눠서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호관찰소에서는 감시만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서 이사장은 “감시도 하고 재소자들 교육도 조금 시킨다. 우리 본부에서 교육도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내가 물어보는 건 재소자에 대한 교육이 의무냐, 선별적으로 하느냐. 한다면 이 기관 혼자 하느냐, 다른 데 하고 나눠하느냐를 묻는 것”이라며 “뭔 말이냐”고 버럭했다.

서 이사장이 “주로 저희가 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또 “아까 제가 말하지 않았나. ‘주로’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말라고. 나눠서 하면 나눠서, 혼자하면 혼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서 이사장의 답변을 듣던 중 한숨을 크게 쉬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6.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6. 뉴시스
뒤이어 식약처 강백원 마약안전기획관(국장)은 “담당 국장이 보충 설명 드려도 되겠느냐”며 직접 답변에 나섰다.

강 기획관은 “교정시절에 있는 재소자들에 대해서는 교도소와 협의해서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하고 퇴소 한 달 전에 재활 서비스를 희망하는 사람들한테는 센터 연계해 케어 서비스를 받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집행유예로 석방된 사람들은 방치됐나”라고 묻자 강 기획관은 “선도 조건부로 걸리면 6개월간 저희가 제공하는 재활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집행유예도?”라고 확인하자 강 기획관은 “집행유예는 해당 안 되고 기소유예만 해당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집행유예는 석방되면 방치되냐”고 물어보자 강 기획관은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를 걸리면”이라고 말했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수사단계에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집행유예는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뒤, 형 집행만 유예하는 판결이다.

이 대통령은 강 기획관의 답변을 듣자마자 “허 참,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구분 못하고 있다”며 “집행유예는 법원이 판결로 선고하는 것이고 기소유예는 검찰이 풀어주는 것”이라며 답답한 기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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