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강인석/건설업도 e비즈니스화를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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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산업은 국가경제의 원동력임에도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느낌을 건설인들은 갖고 있다. 건설산업이 첨단분야가 아니고 고부가가치산업이 아니라는 일반의 인식과 최근 수년동안 대형 건설사고 등이 이러한 저평가의 배경을 이룬다.

건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고 관련 고용효과도 국가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이렇게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에 걸맞은 건설산업의 위상 정립을 위해 건설정보화는 시대적 요구사항이고 공사 프로젝트별 인터넷 홈페이지의 구성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은 새천년의 주요 화두이며 건설산업도 인터넷이란 도구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및 첨단산업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공사입찰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인터넷 입찰체계 및 건설분야 전자상거래시스템 도입 등 다방면에서 인터넷이 활용되고 있다. 정보공유 및 건설정보화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 건설공사에 대해 프로젝트별 홈페이지 구성이 반드시 요구된다. 최근의 대형 건설프로젝트는 발주기관에서 공사개요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사례가 있으나 아직 드문 편이다.

정부는 국가정보화 10대사업의 하나로 국가기반시설 사업의 정보화를 포함했고 최근에는 과학적 건설사업관리 제도의 도입과 건설 종합정보망(CALS) 구축을 법제화했다. 정보화시대에 이러한 일련의 과업들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적극 활용이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공사프로젝트별 홈페이지는 건설 CALS 체제에서 공사관련 전자문서교환 및 실시간 화상회의 등을 위한 구심체로 활용될 수 있다. 해당 공사의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발주처 설계사 시공사간 정보교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공사와 관련된 인근 주민들에게 홍보원 역할을 해 지역주민과 친숙한 건설현장이 되도록 함으로써 건설산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다. 공사진행상 문제점들을 게시판(BBS)에 공개해 유사공사 참여자와 대처방안에 대한 실시간 토론도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부실시공을 방지하고, 공사자료의 공개로 국가차원의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최근 공사현장 붕괴사고 등으로 특별안전점검단을 운영하기로 했으나 공사홈페이지가 있었다면 지역주민의 제보로 사전에 대처방안이 강구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다.

성의있는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관별로 보유중인 신공법 또는 실패사례 등이 과감히 공개돼야 하며 공사진행 상황의 공개로 있을 수 있는 불이익 등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있다면 결코 장애물이 될 수 없다. 시행초기에는 일정규모(5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 홈페이지 제작을 권장함이 바람직하고 향후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으나 먼저 자율적인 홈페이지 만들기 운동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일반 시민들은 매일 이용하는 고속도로 건설에 인공위성과 인공지능 이론이 이용되고 무수히 많은 미분방정식을 풀어야 교량이 설계된다는 것을 모르며 관심조차 갖지 않지만 TV광고에 나오는 인공지능 세탁기를 접하면 첨단산업의 위력을 인정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건설산업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서도 일반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프로젝트별 홈페이지의 구성은 가치가 있다. 이미 국가기관의 각종 연구프로젝트들은 홈페이지개설을 의무화해 연구진행상황과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금액면에서 백배 천배 이상이 되는 건설공사의 홈페이지 구성은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

강인석(경상대 건설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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