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명절인 춘절(春節·설)이 막 지난 중국대륙은 요즘 사회 각부문이 올스톱된 듯한 느낌이다. 공식적인 휴일은 7∼9일이지만 이 기간만 쉬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공기관 근무자도 최소한 일주일은 쉬는 게 보통이고 노동자들은 한달씩이나 일터를 떠나는 게 상례다. 중국에선 춘절 앞뒤의 일주일, 즉 보름가량은 업무처리가 힘들다는 게 상식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지사로 부임한 국내모기업의 한 간부는 춘절 닷새전에 이삿짐이 천진(天津)항에 도착했으나 하역 운송업무가 이미 중단된 상태여서 앞으로도 열흘은 더 기다려야 할 처지다.
관청을 상대로 볼 일이 있는 사람도 춘절 연휴에 걸리면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중국외교부에서 국내외 기자들을 상대로 일주일에 두번씩 실시하는 정례 브리핑도 2월 들어 아직 한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춘절 연휴가 늘어나고 있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외지에 나간 가족들이 모두 고향집으로 돌아와 마음껏 먹고 놀며 휴식을 취하는 전통적인 명절이 바로 춘절인데다 각급학교의 방학도 춘절에 맞춰 날짜를 잡는 등 사회체제가 춘절을 길게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융통성있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평소 근무기강이 다소 해이한 직장 풍토도 공식휴가기간을 무시하는 주요 요인이다.
광활한 땅덩어리도 「춘절휴가 늘어나기」에 일조한다. 북경(北京)을 기준으로 웬만한 지방은 귀향에만 2∼5일 걸린다. 북경의 한국기업에 근무하는 조선족들만 해도 고향인 연변(延邊)이나 하얼빈(哈爾濱)까지 기차를 타고 가려면 꼬박 하루반나절 이상이 걸린다.오가는데만 4일을 소요하다 보니 열흘정도의 휴가를 얻는 건 보통이다.
얼핏보면 대단한 국가적 낭비로 보이는 춘절 휴식이지만 중국인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일년에 한번 고향에 가서 가족들과 즐기는 것이 낭비라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느냐는 것이다. 춘절 특별운송기간인 춘운(春運)은 1월중순에 시작해 3월 초에야 끝난다. 중국사회가 완전 평상체제로 가려면 아직도 한달은 남았다는 의미다.
황의봉(북경 특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