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손흥민은 뽑지말라” 손흥민 부친 ‘태극마크 모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13일 07시 00분


“15분 뛰려고 오는 건 무리” 불만 표출
내 아들만 생각하는 그릇된 사랑 눈살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19·함부르크)의 아버지 손웅정 씨 발언이 12일 화제가 됐다.

손 씨는 아들의 독일 출국에 앞서 “흥민이가 몸 상태, 실력이 대표팀 즉시 전력감이 아니다. 당분간 뽑지 말아 달라. 15분여를 뛰려고 먼 길을 오가는 건 무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손흥민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17분여를 뛰었다.

손 씨의 행동은 삐뚤어진 자식 사랑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대표팀은 본인이 원해서 오고 원치 않아 안 오는 데가 아니다. 대표팀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뽑을 권한이 있고 선발된 선수는 응할 의무가 있다. 물론 장거리 비행이 힘들고 부상에서 막 회복해 컨디션을 찾았는데 흐름이 끊겼을 수도 있다. 그리고는 교체였으니 아버지 입장에서 속상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건 옳지 않다. 다들 손 씨처럼 각자 입장만 주장하면 대표팀을 어떻게 운영하나. 풀타임을 뛸 11명의 선수만 불러 경기를 해야 하나.

손 씨는 "다음 달 중동 원정 때 흥민이가 명단에 들면 그때 가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심각한 월권행위다. 그가 무슨 자격으로 대표 선발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지 알 수 없다.

손흥민이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부상으로 두 차례나 합류가 불발되자 ‘대표팀에 오기 싫어 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당시 ‘말도 안 되는 소리다’며 넘겼는데,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알 것도 같다.

손 씨는 “아들의 선수 인생이 걸린 문제라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진짜 아들의 미래를 위하는 길이 뭔지는 조금만 더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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