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골프 잘해도 영어 못하면 ‘낙방’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8분



내년부터 회화 시험 탈락 땐 2년간 출전 못해

“선수 121명 중 45명 달하는 한국 겨냥” 의혹


국내 여자 골프 선수들에게 큰 짐이 생겼다. 영어를 못하면 골프를 잘해도 미국에서 뛸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내년부터 투어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의무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현재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은 영어 말하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떨어지면 2년 동안 출전할 수 없다. LPGA에는 미국 선수 이외에 26개국 121명이 등록돼 있다. 그 중 한국 선수가 45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여자 골프 강국’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LPGA 사무국은 “우리는 전 세계에서 경기를 한다. 이번 결정이 특정 선수나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98년부터 미국에서 활약해 온 박세리는 “한국 선수들도 우승했을 때 팬과 미디어를 위해 영어로 인터뷰는 할 필요가 있다”며 “새 규정에 동의하지만 출전 정지보다는 벌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한국 선수들에게 피해가 많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김일곤 사무국장은 “언젠가는 이런 규정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행 시기가 너무 빨라 조금 당황스럽다”며 “투어에 바쁜 선수들은 일대일 과외를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2, 3부 투어 선수들은 학원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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