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화제]'올림픽은 로보캅들의 무대(?)'

  • 입력 2000년 8월 28일 14시 06분


"이것은 공상과학이 아니다. `괴물'이 우리 곁에 이미 다가와 있다."

제라르 댕 프랑스 생명공학연구소장은 28일(한국시간) 시드니올림픽이 `로보캅들의 첫 무대'로 기록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마땅히 `인류의 잔치'가 되어야 할 올림픽이 `생명공학의 실험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이미 생명공학은 2년전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사이클일주)를 계기로 인류에 커다란 숙제를 던져줬다.

이 대회에서 선수들이 근지구력강화제 에포(EPO·에리스로포이에틴)를 복용한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된 것.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에포 파문'에 대한 반성으로 이번 시드니올림픽부터 혈액검사를 도입했으나 늦은감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에포와 인체성장호르몬(HGH)처럼 일반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되지 않는 초강력 금지약물이 하루가 멀다하고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제품'격인 IGF-1의 경우 인간 단백질 유전자의 합성 물질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불과 2주 내에 근력을 무려 20배나 증가시킬 정도로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한 데도 생명공학의 발전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검사기법개발은 매우 더딘 게 현실이다.

실례로 에포의 경우 이번 올림픽에서야 비로소 검사대상 약물에 오른 데다 혈액검사를 통해서도 복용 여부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당혹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제 스테로이드 같은 `거친' 약물의 시대는 지났다"며 "IOC 등 국제스포츠기구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하루빨리 적극 대처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파리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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