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마세요, 저도 산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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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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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펭귄 퍼레이드
‘숏다리’ 12마리 한달 맹훈련

18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펭귄들이 산타 복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아이들이 펭귄들의 행진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버랜드
18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펭귄들이 산타 복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아이들이 펭귄들의 행진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버랜드
‘산타’가 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10cm밖에 되지 않는 짧은 다리로 매일 관람객들 앞에서 퍼레이드를 하다보니 다른 동료들에 비해 다리가 길고 튼튼해야 했다. 화려한 산타복을 잘 소화하자면 목도 길고 곧아야 한다. 4.5 대 1의 치열한 외모 경쟁을 뚫고 나니 한 달간 맹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에버랜드 ‘산타 펭귄’의 데뷔 과정이다.

에버랜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27일까지 ‘펭귄 산타 퍼레이드’를 선보이고 있다. 퍼레이드의 주인공은 에버랜드 동물원에 살고 있는 ‘자카스 펭귄’ 12마리. 펭귄들은 ‘크리스마스 애비뉴’에서 산타복을 입은 채 캐럴에 발걸음을 맞춘다. 크리스마스 애비뉴는 전구 200만 개와 인공 눈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연출하는 테마공간이다.

가뜩이나 뒤뚱거리는 펭귄들로선 관람객들에게 둘러싸인 채 행진을 벌이는 일이 쉽지 않다. 펭귄들이 강렬한 색상에 민감해 온통 빨간색인 산타 의상도 낯설어했다. 사물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특성 때문에 날아다니는 벌레나 흩뿌려지는 인공눈, 심지어 사람 그림자까지 쫓아가기 일쑤였다. 펭귄들은 사육사 3명과 함께 한 달간 산타가 되기 위한 훈련을 거쳤다. 첫 번째 훈련 비법은 펭귄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양미리’. 사육사들은 하루 두 번씩 양미리를 앞세워 펭귄들이 자연스레 따라 걸어오도록 유인했다. 두 번째 비밀은 음악에 대한 조건반사다. 훈련 내내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어놓아 귀에 익도록 한 것.

산타 펭귄 중 우두머리는 ‘펭우’(1998년생, 수컷)다. 펭귄 중 나이가 가장 많고 성격도 활발해 이번 퍼레이드에서도 단장을 맡았다. 나머지 11마리 멤버는 태어난 지 1년 정도 된 아기 펭귄들이다. ‘특훈’을 거친 산타 펭귄들은 50분의 1 크기로 줄인 미니 산타복을 입고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 삼아 50m 정도를 매일 행진한다.

‘산타 펭귄 퍼레이드’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주중에는 오후 2시와 4시에 2회씩, 주말 및 크리스마스 등 공휴일에는 두 차례 공연 외에 오후 5시 반에 한 번 더 행진을 한다.

▲영상제공: 에버랜드
▶dongA.com에 동영상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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