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피살’ 부모 주변인물 집중조사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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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학생 살해사건 수사가 뚜렷한 용의자나 범행동기 등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원점을 맴돌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부천남부경찰서는 2일 “숨진 윤기현군(12)과 임영규군(11)이 실종된 이후 이들의 집 부근 주민과 상인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아직까지 특별한 제보나 목격자를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초등생이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집에서부터 시체가 발견된 춘덕산 현장까지 이동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로 주변의 대형 할인매장과 노래방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6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아무런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두 초등생이 지난달 14일 실종된 이후 시체로 발견된 30일까지 경찰에 접수된 제보는 10여건.

이 가운데 14일 오후 9시45분경 30대 남자의 뒤를 따라 가는 것을 봤다는 김모군(11)의 진술 외에는 목격된 시점이 불분명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해 수사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30대 남자가 집 근처 공원에서 승용차에 태워 어디론가 데려갔다’, ‘부천 모 종교단체 신자들과 공을 차는 모습을 봤다’는 등의 제보도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제보자의 진술 번복 등으로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경찰은 범인이 두 초등생을 인적이 드문 등산로를 따라 산 깊숙이 유인한 뒤 살해했기 때문에 제보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범인은 면식범인 것은 물론 동네 지리를 잘 알면서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찰은 두 초등생이 다닌 학교 주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청소년이 이들을 괴롭히곤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초등생들의 진술을 확보해 주변 우범자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또 윤군 등이 평소 인터넷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곤 한 집 근처 PC방을 자주 이용한 청소년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두 초등생의 장례식이 끝남에 따라 이들 부모의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금전 및 원한관계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한편 고건 국무총리와 최기문 경찰청장이 2일 오전 수사본부가 설치된 부천 남부경찰서 역곡치안센터를 방문해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뒤 신속한 범인 검거를 당부했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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