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실력저지' 각계 논쟁 격돌

  • 입력 2004년 2월 2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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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과 관련, 2일 정치권은 물론 인터넷과 법조계 등에서 민주당 실력저지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의 불법경선자금이 입증되고 있는데도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해서만 검찰수사를 하는 것은 ‘민주당 죽이기’ 차원의 정치공세”라며 “야당만 탄압하지 말고 두 사람에 대한 수사에 즉각 나서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이 노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을 경선자금 건으로 고발했는데 (한화갑 전 대표와) 똑같이 취급하면 안된다.”고 차별성을 주장했다.

‘민주, 한화갑의원 연행 저지’ 토론장가기(Poll)

▽네티즌 찬반양론 대립▽

이에 대해 청와대와 각 정당 게시판, 언론사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등에는 네티즌들의 논쟁이 충돌하고 있다.

네티즌 ‘l540824’(동아닷컴)는 “경선후보 10명중 도중하차한 한 의원만 돈 썼을까요?.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면서 “모두 수사하라”고 형평성을 주장했다.

‘hugepine’도 “죄를 지었으면 벌해야하지만 미운자만 골라서 죽이는 것은 법치가 아니고 공포정치”라며 “이런 공포정치에 자신도 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박대현’(민주당)은 “일반시민이 소주 3잔 마시고 음주단속에 걸렸다고 경찰서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이 정당하냐”면서 “죄인이 판사인양 다른 사람 죄까지 묻지 말고 자기 죄만 심판 받으라”고 말했다.

‘핼로우’도 “죄가 있다면 수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억울하면 검찰에서 얘기하면 된다”면서 “이런 행동을 하면서 또 ‘제게 표를 주십시요’라는 말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boramy’(동아닷컴)는 “오물 밭에서의 개싸움 같다. 싸움 구경은 좋지만 이런 싸움은 더럽고 추하고 냄새나서 구경하고 싶지 않다”고 비난했다.

‘pmoond’도 “나라가 싸우느라 국력을 다 낭비한다. 이러는 시간에 다른 나라는 10리 만큼 앞서가는데...”라고 걱정했다.

▽법조계, “법적 타당성 잃은 행동” 비난▽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실력저지’에 대해 “법적 타당성을 잃은 행동”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한변협 박재승 회장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막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이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석연 변호사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드러난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해 법원이 심사 끝에 영장을 발부했다면 일단 이에 응하는 것이 공인의 도리”라면서 “민주당 측에서 검찰 수사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어도 그것은 법치주의 원칙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과 법원 관계자들도 “아무리 억울해도 일단 영장이 발부된 이상 그에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방해한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면서 “힘없는 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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