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고려대는 논술시험에서 고교 교과서와 철학 사회비평서 가운데 일부를 예시문으로 제시하고 수험생들의 견해를 물었다.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으로 고교 사회 문화 교과서,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담론윤리의 해명 , 그리고 미국 사회학자인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에서 발췌한 글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합리성이 갖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현대사회의 합리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술하라’ 고 요구했다.
고려대측은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맥도날드라는 소재를 이용해 당연시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데 역점을 뒀다” 며 “단순한 개념의 열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기초해 창의적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출제 관계자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너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한 뒤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지난해보다 수준을 약간 낮췄다” 면서 “그러나 3단계 채점을 통해 수험생간의 실력차를 가릴 수 있도록 했다” 고 설명했다.
사범대 지원자를 상대로 실시된 면접시험에서는 사형제 폐지 논란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정당성 안락사 등이 공통적으로 출제됐다.
학과별로는 좋아하는 작가와 그 이유 (국어교육과), 영어 조기교육 논란 (영어교육과), 역사적 사실과 과거 사실의 차이 (역사교육과), 학습권과 교육권의 비교 (교육학과) 등의 문제가 나왔다.
국어교육과에 지원한 박혜진양(18·울산 현대청운고 3년)은 “교수님이 차를 권하는 등 분위기가 부드러웠고 질문 내용도 예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고 말했다.
지리교육과 지원생인 김춘택군(18·강릉고 3년)은 “사형제 폐지 등 가치관을 묻는 질문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고 내 입장을 정할 수 없어 당황스러웠다” 고 말했다.
고려대 정시모집에서 논술시험의 비중은 10%이며 사범대는 면접과 적성 및 인성검사가 추가로 각각 5%를 차지한다. 고려대는 29일 정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한다.
한편 부산대는 유엔이 펴낸 ‘세계는 하나, 우리의 이웃’ 이라는 글과 박지원의 ‘능양시집서’ 를 예시문으로 제시하고 ‘사회적 삶의 올바른 가치’ 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를 물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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