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농민 도로점거 투석전…노동계 탄압 비난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03분


노동자와 농민 대학생 등 1만5000여명(경찰 추산)은 2일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등에서 전국 민중대회를 열고 정부의 농업정책과 노동계에 대한 탄압을 비난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 4개 장소에서 노동자 농민 빈민 대학생 등으로 나눠 사전 집회를 가진 뒤 오후 4시경 종묘공원에 집결해 본대회를 가졌다.

본대회에는 2000여명만이 참가했으며 나머지 참가자들은 오후 4시 15분경 종묘공원 앞 8차로 도로를 모두 점거한 채 광화문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에게 각목 등을 휘두르고 깨진 보도블럭과 소주병 등을 던졌다.

이날 충돌로 농민 변모씨(42)와 경찰 정모 의경(23) 등 20여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는 오후 6시경 자진 해산했다. 시위로 서울 도심에서는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마로니에공원에서 6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전집회를 가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허영구·許營九)은 △단병호(段炳浩) 위원장 즉각 석방 △주 5일 근무제 연내 입법화 △공기업 민영화 중단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대표 정광훈·鄭光勳) 소속 농민 3500여명도 오후 1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 5가 훈련원공원에서 전국연합농민대회 를 열었고, 전국노점상연합회(회장 김흥현·金興鉉) 소속 1000여명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 1000여명은 서울 중구 동국대 만해광장에서 각각 집회를 가졌다.

농민들은 "쌀 수매가를 6.6% 인상해 생산비를 보장하라"며 "남아도는 쌀 중 최소 300만섬을 북한에 지원해 쌀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점상인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정부가 용역 깡패를 동원해 노점상 탄압에 나섰다"며 "도시 빈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깡패 동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최호원 박민혁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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