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대, '기여입학제' 밀어붙이기…1억이상 기부자 명단 작성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45분


연세대가 교육인적자원부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2003학년도 입시부터 ‘기여우대제’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연세대 김우식(金雨植) 총장은 8일 “최근 10년간 동산과 부동산 등 1억원 이상을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물질적 기여자들의 명단을 대외협력처를 통해 작성토록 했다”며 “물질적 기여우대제가 실시되면 이 명단이 참고자료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박정구 금호그룹회장,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 등 138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3월부터 학교발전에 정신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의 자녀에게 입학시 혜택을 주는 ‘비물질적 기여우대제’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해 왔지만 물질적 기여우대제 도입을 전제로 구체적인 준비상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학교 이영선(李榮善) 기획실장은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학의 자율과 경쟁력’이란 주제로 열린 연세포럼에서 ‘연세대의 기여우대제’란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기여우대제 도입을 위한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여우대제 절차와 기여금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여심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2002년 9월 기여우대제 시행규정을 제정하고, 2003년 3월 입학 대상자부터 비물질적 기여우대제를 적용하겠다는 것.

이 실장은 발제문에서 “물질적 기여우대제로 조성된 기금은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설투자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어 “사립대학의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사회에 기여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면서 “정원 외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국가 및 사회발전 또는 당해 대학의 발전에 현저하게 기여한 자의 직계자손’을 교육부가 추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학술학사지원과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기여우대제 도입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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