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불법대출 수사]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 연행

  • 입력 2000년 11월 8일 23시 40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8일 오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영재(金暎宰·기획관리 담당·전 대변인)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 밤샘 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김부원장보를 상대로 동방금고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김부원장보의 사무실에서 컴퓨터 본체와 디스켓 등 관련자료를 가져와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부원장보가 직무와 관련해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사장이나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56)부회장 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혐의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자살한 장래찬(張來燦)전 금감원 국장이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게서 주식투자 손실 보전금 명목으로 받은 7억원중 5억원을 장 전국장 친척이 관리하는 차명계좌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장 전국장이 자살 당시 묵었던 여관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7억원을 ‘작은 형님의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돼 있으나 확인 결과 장 전국장의 가까운 친척이 그중 5억원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KDL 정사장이 디지탈홀딩스 펀드 등 사설펀드에 투자한 공직자와 언론계 인사 등에게 원금 보장을 약정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기배(李棋培) 서울지검 3차장은 “정사장이 사설펀드에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원금 보장을 약속했는지, 그랬다면 이 부분이 처벌 대상이 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에게서 ‘검찰 고위간부들과 가깝게 지냈다’는 말을 들었다”는 정사장의 진술과 관련, “이부회장이 ‘가깝게 지낸 검찰 간부가 없다’며 정사장의 진술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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