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야당 언론 검찰 커넥션이라니

  • 입력 2003년 6월 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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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한나라당 언론 검찰에 삼각 커넥션이 있다”고 한 발언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세 군데의 역할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부족한 데서 나온 것이다. 권력의 전횡과 비리에 대한 감시는 야당과 언론의 기능이고 권력 주변의 비리 수사는 검찰의 사명이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야당과 언론이 때로 비슷한 목소리를 내지만 그것은 비판적 시각이 일치했기 때문일 뿐 커넥션 문제는 아니다. 검찰은 흔히 권력의 눈치를 보다가 비리의 본체가 드러나 여론이 악화되면 마지못해 수사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가 터져 나오자 여당 안에 이강래 의원처럼 불평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결국 대부분의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 지금까지도 사법처리 되고 있다. 집권 여당 소속 의원으로 권력형 비리에 대한 반성을 통해 과거 당신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 대신에 정당한 감시와 비판 활동을 정파적 음모의 소산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다.

“검찰이 여당권력이 아니라 야당권력으로 탈바꿈했다”는 이 의원의 시각은 온당치 않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판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청와대를 향해 검찰을 여당권력으로 복귀시켜달라는 주문을 하는 듯하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탈바꿈한 야당권력’의 선택이라 할 수 있는가.

이 의원은 측근 갈등설을 보도하는 것이 국정혼란을 가중시키는 선정적 태도라고 말했으나 집권세력에 불리한 내용이면 선정적 보도인가. 국가운영과 관련된 집단의 갈등은 언론이 중요하게 다뤄야할 대상이다. 지금 집권여당 내, 혹은 대통령 측근간에 일어나고 있는 것만큼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큰 혼란과 갈등이 야당에서 빚어진다면 언론이 왜 보도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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