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YS 후계자선정 역사와 국민앞에 죄송』

  • 입력 1999년 5월 18일 19시 48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지난) 92년 대선자금은 나에게 안들어오고 (김영삼·金泳三후보 측에서) 직접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전대통령은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6월호 인터뷰 및 육성회고록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당시 김영삼민자당대표는 권력투사처럼 행동했고 그의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했으나 달리 대안이 없어 후계자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노전대통령은 “그(YS)는 민주주의와는 관계없는 사람이었으니 나는 색맹환자였던 셈이며 역사와 국민 앞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노전대통령은 또 당시 김대중(金大中)민주당총재에게 준 20억원에 대해 “통치권자 입장에서 야당은 시시비비를 정당하게 가려주는 국정의 동반자라고 생각했다”며 “특별히 무슨 뜻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 야당이 어려울 때 경우에 따라 얼마간 지원해 주는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전대통령은 재임 중 조성했던 비자금이 남아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김영삼대통령당선자와의 관계가 순조롭지 못해 통치자금을 정리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며 “비자금 잔금은 후임 정부와 상의해 남북통일기금, 북방정책을 위한 연해주지역 투자, 보수세력 육성 및 지원 등에 사용하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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