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권노갑씨, 1일 회동 정계개편 관련 대화내용 관심

  • 입력 1999년 2월 2일 07시 55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DJP 독대(獨對)’ 직후인 1일 저녁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와 만찬을 함께했다.

동교동의 맏형격인 권전부총재는 최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한 뒤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중이어서 두사람의 회동은 관심을 끌었다.

만찬은 김총리와 권전부총재를 두루 잘 아는 한 사업가가 권전부총재의 귀국을 환영하고 외국순방에 나서는 김총리 환송을 겸해 만든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김정길(金正吉)행정자치부,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 김선길(金善吉)해양수산부장관과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부총재 장재식(張在植)의원,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정상천(鄭相千)부총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내각제 등 민감한 정치현안은 화제에 올리지 않고 공동정권의 담당자로서 잘해보자는 다짐 등 덕담을 주고 받았다는 전언이다.

국민회의 한부총재는 “총리가 외국순방을 떠나는 만큼 각자의 외유경험과 건강문제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고 자민련 김수석부총재도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면서 웃는 자리였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김총리도 이날 김대통령과의 독대 사실을 간단히 소개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총리와 권전부총재가 만났다는 사실 자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권전부총재가 자연스럽게 자민련 인사들과의 접촉에 나선 것은 ‘동서화합형 정계개편’과 함수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특히 이날 모임이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내각제 갈등이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날 만찬은 권전부총재가 선약을 이유로 한시간 먼저 자리를 뜬 뒤 밤9시까지 3시간 가깝게 계속됐으며 준비된 양주를 거의 비울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는 후문이다.

김총리는 만찬이 끝난 뒤 김수석부총재와 같은 승용차를 타고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돌아가 외유기간 동안 뭔가 ‘밀명(密命)’을 부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영훈·송인수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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