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치명적 슈퍼박테리아, 생활 속에서 예방해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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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등 10여 개 국가에서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까운 일본에서도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처음 확인됐다. 도쿄 데이쿄(帝京)대 부속병원에서 27명의 환자가 슈퍼박테리아의 하나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에 감염돼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MRAB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류는 항생제 발견으로 전염성 질환을 완전히 정복했다고 여겼지만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으로 이런 믿음은 깨지고 말았다. 슈퍼박테리아는 강력한 항생제를 써도 죽일 수 없는 세균이다. 항생제 남용으로 세균이 내성을 갖게 된 탓이 크다. MRAB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항생제에 대한 세균의 내성도 그만큼 강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슈퍼박테리아 사망 소식은 우리에게도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가 2007∼2009년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13∼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RAB에 감염된 환자에게 항생제 세프타지딤을 사용하더라도 30%의 환자는 약발이 듣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당 의료기관으로부터 분리했다고 보고받은 MRAB도 349주에 이른다. 우리도 MRAB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공식 사망자가 없다. 하지만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숨졌더라도 사망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병원과 보건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역학조사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내년에는 MRAB를 포함해 6종의 슈퍼박테리아를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신속하게 경보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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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위생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병원만큼 각종 세균에 노출돼 있는 곳도 드물다. 지난해 한 대학병원이 의사들의 가운과 넥타이를 수거해 세균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거의 모든 가운과 넥타이에서 슈퍼박테리아의 하나인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도 7개 가운과 1개 넥타이에서 발견됐다.

우리 사회는 병원에서 병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병원에 다녀오면 바로 손을 씻고 감염에 대비해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병원은 감염이 발생할 경우 확산되지 않도록 즉각 보고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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