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정치개입’ 파문]
윤영호, 김건희 특검에 진술
대선 직전 여야 정치권 줄댄 정황… 나경원과는 펜스 만남 조율 통화
친명, 통일교 간부 당직 임명 의혹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2025.12.02 뉴시스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교로부터 현금 4000만 원과 명품 시계 2개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9일 “나를 향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정 활동은 물론이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 장관에게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과 함께 현금 4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 “2018년 9월 당시 전재수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이 같은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통일교 전 간부들이 대선 직전 여야 정치권에 줄을 대려 했던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알선수재 혐의 5차 공판에서는 윤 전 본부장과 통일교 전 부회장 이모 씨 간의 통화 녹취가 재생됐다. 2022년 2월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같은 해 1월 25일 이뤄진 통화에서 윤 전 본부장은 이 씨에게 “여권(당시 민주당)은 일전에 이 장관님(당시 문재인 정부 현직 장관)하고 두 군데 어프로치(접근)를 했다. 이쪽은 오피셜하게 가고”라며 “정진상 부실장이나 그 밑에 쪽은 화상(대담)이니 힐러리(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저커버그(메타 CEO)는 피하네요”라고 말했다. 통일교는 당시 행사를 진행하며 국내외 유력 인사들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을 조율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육성 통화 내용도 법정에서 재생됐다. 2022년 2월 11일 이 씨와의 통화에서 나 의원은 “가급적이면 일정을 제가 가운데서 어레인지(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3의 장소 또는 우리 당사 이런 데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실장이나 나 의원이 실제로 통일교 측과 만난 정황 등은 추가로 공개되지 않았다.
금품 지원에 더해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전 의원이 통일교 핵심 간부를 당직에 앉혔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A 전 의원은 2023년 이모 통일교 천무원 행정정책실장이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을 맡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이후 이 실장은 A 전 의원의 소개로 당시 중진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국회의원 단체의 직책을 맡기도 했다. A 전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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