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부터 양도세 중과 전망
다주택자 양도 차익 10억 넘으면
실질세율 최고 82.5%까지 올라… 급매 나와도 장기적으론 ‘잠김’ 우려
‘똘똘한 한채’ 부추길 가능성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새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히며 전임 윤석열 정부가 2022년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유예해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올해 5월 10일부터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과 유예 종료일인 5월 9일까지 ‘절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쏠림’을 강화하는 등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보유한 집을 세입자에게 내주고 본인은 다른 집에 세 들어 사는 ‘비거주 1주택’도 규제 대상으로 거론하며 1주택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중과 적용 시 양도세 2배 넘게 뛰기도
이 대통령 발언에 따라 5월 10일부터는 2주택 이상인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팔 때 내게 되는 양도세가 최대 2배 넘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를 팔아 20억 원 양도차익을 낸 다주택자는 현시점에서는 기본세율만 적용받아 7억1822만 원을 양도세로 내면 된다. 하지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면 2주택자는 88.8% 오른 13억5567만 원을 내야 한다. 3주택자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15억7540만 원으로 119.3% 오른다.
시세 차익이 10억 원이면 현재는 3억2891만 원을 양도세로 부담한다. 하지만 중과 이후에는 2주택자와 3주택자는 각각 6억4076만 원(94.8%), 7억5048만 원(128.2%)으로 껑충 뛴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2주택 이상 보유자 수는 약 37만2000명에 이른다. 경기 전체에는 약 56만1000명이다.
세금이 훌쩍 뛰는 이유는 현행 소득세법에 따라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팔 때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더 붙기 때문이다. 중과세율이 붙으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도 없어져 오랫동안 보유한 주택의 세액은 더 크게 늘어난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라도 보유 기간이 3년 이상이면 보유 기간에 따라 장특공제 혜택을 받는다. 보유 기간 1년당 2%포인트씩 공제율이 올라 15년 이상 보유했다면 양도차익을 최대 30% 깎아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함께 도입된 조치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도입돼 꾸준히 강화됐다가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2022년 5월부터 매년 시행을 유예해 왔다.
● “일부 급매 나와도 장기적으론 매물 줄어” 지적
부동산 현장에서는 중과 전까지 서울 외곽 등에서 양도세를 아끼기 위한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다른 집은 팔되, 향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큰 ‘똘똘한 한 채’는 남기며 서울 강남권이나 재건축 아파트 등으로 수요가 더 집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타인에게 집을 넘기며 양도세까지 내는 대신 자녀와 친족 등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17년 4.5%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은 다주택자 양도세가 강화되며 2020년 14.2%로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이미 3년간 양도세 중과 유예를 시행하면서 다주택자가 보유했던 매물은 상당수 정리됐다”며 “이 기간에 팔지 않은 매물들인 경우 다주택자들이 앞으로도 팔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앞으로 집값이 떨어져 거둘 이익이 더 크지 않다는 판단이 생겨야 사람들이 집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세입자를 내보내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5월 9일까지 거래를 끝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토허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려면 세입자가 해당 집에서 3개월 내에 나가겠다고 약정해야 하고, 새 집주인은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양도세는 잔금일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이날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한 만큼 향후 장특공제 제도 자체가 개편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1주택자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 각각 최대 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이 모두 10년 이상이라면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장기 보유만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을 지적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할 때 보유 기간에 대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장특공제는 10·15 대책 이후 진행 중인 부동산 세제 운영 방향 관련 연구 용역의 과제로 살펴보고 있다”며 “대통령 언급대로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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